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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더 세밀하게 식물을 표현한다, '송훈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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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 화백의 식물세밀화는 꽃, 잎, 줄기만이 아니라 얽히고설킨 뿌리의 잔털 하나까지 정확하게 묘사하는 과학과 온화하고 사색적인 동양화의 예술혼을 동시에 품습니다. 숨어 있는 듯한 진수, 그러나 곧 누구나 알게 되는 아름다움이 순수가 아니겠느냐고 말하는 그에게 식물세밀화는 매일 만나는 순수이자 위대한 유산이 됩니다. 


우리 땅, 우리 땅에서 난 우리 식물을 찾아 전국을 발서슴합니다. 숨죽여 나그네를 살피던 작은 풀잎 하나가 눈에 띄어버렸습니다. ‘옳거니’ 조심스레 옆에 나가서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땅 가까이 엎드리기까지… 마음을 빼앗깁니다. 불면 날아갈까, 건드리면 도망갈까, 쳐다보면 부끄러워 옹그릴까 내뱉는 숨결도, 흘깃하는 시선도 차마 조심스럽습니다. 연필과 도화지를 꺼내 스케치를 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래도 발길은 떨어질 줄 모릅니다. 언제 봐도 항상 처음 보는 것처럼 신비하고 아름다우며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처음 만나는 우리 식물은 또 언제네 보아 왔던 것처럼 친근한 정감이 듭니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송훈화백은 그렇게 우리 땅에서 난 우리 식물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됐습니다. 


“자연의 생김새는 가장 자연스러운 실물입니다. 실물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사진이나 실물보다도 더 정확한 그림이 바로 도감(圖鑑)인 거죠. 도감은 정확한 바탕 위에 세밀화된 그림이 생명입니다. 실물과 오차가 생기면 그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는 작가의 손끝은 만분의 일 오차도 용납이 안됩니다. 이런 까다롭고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이게 우리의 자연을 기록하는 일이잖아요. 우리 꽃을 제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위대한 유산, 식물세밀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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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인연은 지고합니다. 의도와 목표가 정갈한 작업은 지순합니다. 순수한 인연과 정갈한 작업은 위대한 유산을 낳는 씨앗이 되고 거름이 됩니다. 일찍이 인물화를 그렸고 ‘학원사’,’ 민중서관’ 등에서 위인전기와 사전 등에 들어가는 삽화를 그렸으며, 1970년대부터 문교부 한국 동식물도감, 국어대백과사전 등에 동식물 세밀화를 그렸던 송훈 작가에게 어느 날 현암사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도감이 없습니다. 우리 자연을 제대로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이 작업을 할 사람은 선생님뿐입니다” 라는 간청에 결국 마음을 움직여 <우리식물 세밀화 도감>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꽃 세밀화> 같은 기록 유산을 펴냈습니다.


카메라 렌즈로 잡아낼 수 없는 식물의 잎맥 하나, 솜털 하나까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식물세밀화의 일차적인 기능이지만, 단순히 식물을 세밀하게 그리는 것에서 나아가 화가의 심상을 반영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바로 식물세밀화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송훈 작가의 식물세밀화는 식물종의 식별에 가장 중요한 꽃의 형태적인 특징을 확대 묘사하고 리듬을 탄 듯한 잎의 외연과 곡선미를 부드러운 선의 붓 터치로 표현하며 화려한 색감과 빛의 명암이 조화를 이루어 각각이 독립된 작품으로서 가치를 가집니다. 이는 똑같이 식물을 그린 기록화지만 서양의 보태니컬 아트가 따라올 수 없는 경지. 그가 그린 우리의 자생식물 그림들은 이미 위대한 유산의 발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자생식물의 살아 움직이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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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 화백이 그린 우리 꽃은 보면 볼수록 담백하고 그윽합니다. 우리의 야생화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새삼 감탄을 하게 되죠. 잎사귀에 붙은 작은 잔가시 하나까지 정밀하게 그려낸 작가의 정성은 그저 경이롭습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잎에 이슬방울이 또로롱 머금고, 연잎에 그림자가 얼핏 지나가고, 연꽃 아래에 잉어가 노닙니다. 살아 있는 식물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죠. 이 모든 것은 앙증맞고 은은한 우리 식물의 속살이 동양화의 아름다움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자그마한 꽃을 발견해 얼굴을 땅 가까이에 가져갔을 때 퍼져 나오는 구수한 흙 내음과 그윽한 향기를 그림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작업합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우리 꽃에 애정을 쏟는 그 순간 이제까지 만나지 못했던 다른 세상과 조우하게 될 겁니다. 이 ‘각시붓꽃’을 보세요. 보랏빛 꽃잎을 달고 땅에 붙어 있는 모습이 꼭 앙증맞은 각시 같지요. 그 옆에 ‘조개나물’은 조개가 꼭 다문 입을 벌리고 살그머니 기어 나오듯 보라색 꽃잎을 활짝 열어 보이지요.”


카메라로는 식물의 꽃, 잎부터 뿌리까지를 한 장으로 세밀하게 담아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식물세밀화는 꽃맥, 잎맥, 줄기에 난 솜털, 뿌리의 잔털까지를 한 장의 그림으로 그대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식물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지름 1mm 원 안에 또 다른 원 다섯개를 그려 넣을 정도의 정밀함이 필요하기에 때로는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식물세밀화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송훈 화백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정착하지 않은 때였기에 송 화백은 자신의 예술혼과 노하우, 우리 꽃에 대한 애정을 담아 지극히 한국적이며 독창적인 자신만의 화법으로 우리 곷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감동을 표현할 수 있는 색으로 여백의 미를 살려 그리며, 그것이 그림 속에 잘 살아나지 않으면 다시 그리기를 수차례.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산과 들로 다니며 가장 조화로운 모습으로 아름답게 피어있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찾아다닌 세월과 인고가 쌓여 마치 산속에서 야생화를 발견한 듯한 살아있는 아름다움이 감동으로 표현됩니다.



우리 꽃, 우리 식물처럼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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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만 핀다는 매화마름을 찾는,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습을 지난 강아지풀을 찾기 위해 전국의 후미진 산골을 5년이나 헤매고 다니는, 백두산의 자생식물을 살피기 위해 고소공포증을 이겨내고 백두산에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의 그림이 더욱 소중합니다. 


그림 한 점을 완성하는 데 보통 열흘에서 한 달이 걸리고 어떤 것은 6개월까지도 걸립니다. 하루 8시간씩 돋보기를 쓴 채 눈을 바짝 들이대고 카메라도 잡지 못한 잎맥의 한 선 한 선을 그리다 보면 어깻죽지가 뻐근해집니다. 가는 선을 그릴 땐 호흡도 멈춰야 합니다. 정확성을 위해서는 식물학자와 생태사진가 같은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야 합니다. 도를 닦듯 한 점 한 점 완성해 나간 우리 식물이 무려 600점. 그래도 송훈 작가는 멀었다고 손사래를 칩니다. 적어도 1천여 종의 자생식물을 그려야 한다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는 송훈 작가, 그의 열정은 나이와 반비례 하는 듯 합니다.



*이 내용은 대한생명 웰빙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the BEST'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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