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미소'가 주는 행복

낯선 도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싸늘한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들의 굳어진 표정은 사실 나의 경직된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벗겨내자마자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는 사람들을 다시 발견하게 되죠.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첫번째 감동의 순간이 아닐까 하는데요. 오늘은 사람의 표정에서 삶의 목적을 발견해내는 여행을 홀연히 떠나볼까 합니다.

여행자는 그 시간에 담긴 풍경과 그리고 풍경 속에 사는 사람들과 닮아갑니다. 지금, 이 땅에 혹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당신에게 외칩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여기 있다고, 그러니 활짝 웃으라고." 

이제 길을 떠납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웃습니다. 손 한번 흔드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가득 차오르죠. 그것은 순수한 땅이 주는 선물, 땅을 지키는 자가 건네는 순수한 기쁨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바라본 그들의 소소한 일상, 진솔한 표정은 갓 구운 빵처럼, 갓 누른 두부처럼 우리도 그렇게 순수하게 살 수 있다고 알려주는 듯 합니다.

그들은 저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지내요?’ / 저도 그들에게 묻습니다. ‘괜찮아요?’ 꽃구경 나온 것처럼 그들은 좋아서 웃음을 멈출 줄 모릅니다. 그리고 미소로 화답합니다. ‘당신도 나도 행복하군요.’라고 말이죠. 

먼 곳에서부터 돌아오는 그 길 위에서 만난 한 사람이나 한 풍경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 찰나와 같은 순간일지라도 잠시 마주친 당신과 내가 동시에 화들짝 웃는 것만큼 행복한 것을 없습니다. 그래서 이 지구에서 당신도 나도 더 살아보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는 길목마다 꼭 누군가를 만날 것만 같았습니다. 아는 얼굴이 아니어도 아는 얼굴처럼 인사하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눈 속에 날아든 모래알과 파고드는 어린 바람과 갑작스러운 이 빗방울은 그들, 그리고 수많은 그들을 스쳐 저에게 온 것일 테니 말이죠. 

늘 내가 손을 뻗었을 때 날 붙잡아 준 것은 멀리 있는 그리운 존재들이 아니었습니다. 눈치채지 못했는데 늘 곁에 있었던 그들의 손이었죠. 여행의 길목에서 결국엔 그런 손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삶을 살게 된 것은 ‘친구’가 되면서부터인 듯 합니다. 누구나 얹힌 속을 풀어낼 곳이 필요하죠. 물이 물속으로 흐르듯, 바람이 바람 속으로 흐르듯, 사람이 사람 속으로 흘러들었나 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다시는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과 영원할 것만 같았던 시간의 손을, 녹슨 냄새를 풍기는 그리움이란 말을, 슬며시 놓아 봅니다. 굳은 살이 단단하고 불에 달궈진 돌처럼 오래도록 뜨뜻할 것 같은 그 손, 계산적이라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할 수 없는 손, 그런 손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생을 지탱하게 하는 가든한 하루치의 밥이 있듯 조각보만 한 하루치의 소망도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약은 곁에 있는 사람, 말 주고받는 사람, 그리워지는 사람이 아닐런지... 수많은 그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 내용은 대한생명 웰빙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the BEST'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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