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추석이 코앞입니다. 먹거리 나눌거리가 풍성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다리는 시간이죠. 또한, 명절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풍성한 시장 나들이 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우린 흔히 먹거리, 식재료가 가득한 곳을 ‘시장’이라 부르지만,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엔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는 ‘시장’ 이 있다고 합니다.
고흐의 숨결이 살아있는 프로방스의 그림 시장부터, 커다란 치즈를 힘차게 옮기는 치즈 경매시장, 그리고 튤립의 나라에서 만난 화려한 꽃시장 까지. 유럽에서 만난 마켓 나들이. 함께 구경해 보실래요?
네덜란드 치즈는 다 모였다, '알크마르 시장'
오늘 첫 번째로 찾아온 곳은 네덜란드 북부에 위치한 ‘알크마르’라는 작은 도시입니다. 네덜란드는 풍차, 히딩크로 우리에게 유명하지만 네덜란드를 이야기 할 때 빼놓아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치즈입니다. 무려 2000년 전에 치즈를 만들기 위해 사용했던 돌 그릇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의 치즈는 그 맛과 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특히 중세시대부터 지금까지 최고를 자랑하는 에담(Edam)과 고다(Gouda)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로 손꼽힙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알크마르(Alkmaar)에 위치한 알크마르 시장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치즈 시장입니다. 1622년에 처음 시장이 열린 이래 현재까지도 매주 시장이 열릴 정도로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중요한 장소이지요. 이곳은 1939년 다른 지역의 치즈 시장들이 현대적으로 변화를 꾀할 때에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였고, 지금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이곳 치즈 시장에서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에담과 고다 치즈 두 가지의 거래가 주를 이루며 치즈 박물과, 치즈 측정소 등도 위치해 있습니다.
알크마르의 명물인 치즈시장은 4월 중순에서 9월 중순 금요일 오전 10시, 시내 중심가인 바흐 광장에서 열립니다. 14kg에 이르는 커다란 치즈 덩어리를 8개씩 올리면 수레의 무게가 100kg를 훌쩍 넘는데 영차 영차 치즈를 옮기는 아저씨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솟구칩니다. 하얀 유니폼을 입고 치즈를 옮기는 상인들부터,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네덜란드 사람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람객들 까지 - 알크마르의 치즈 시장은 마치 작은 ‘축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향기로운 꽃내음 가득, 싱겔 꽃시장
이번엔 네덜란드 북쪽의 알크마르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수도 암스테르담으로 향해 봅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수로의 도시’ 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시 전체에 거미줄 같은 수로를 통해 물이 흐릅니다. 오늘 찾아온 ‘싱겔 꽃시장’ 역시 싱겔 운하라는 수로 옆에 위치해 네덜란드에서만 만나는 ‘물가의 꽃시장’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싱겔 꽃 시장은 네덜란드하면 바로 떠오르는 튤립을 비롯해 백합, 나르시스 등 다양한 꽃들과 씨앗, 화분, 꽃모양의 장식품, 각종 기념품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튤립은 4월경부터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지요. 싱겔 꽃 시장은 도심 한 가운데에서 접근성도 좋고 도심에서 만나는 화사한 꽃시장이 매력을 끌어, 관광객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화훼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의 꽃 시장에는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꽃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대표적인 네덜란드 꽃인 튤립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빛깔은 이국적인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튤립이나 풍차와 같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들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기 때문에 싱겔 꽃시장은 여행 기념품을 고르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또한, 이곳에서 만나볼 수 마리화나 재배 도구는 마약이 합법화 된 네덜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구경거리겠죠?
고흐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 그림 시장
화사한 꽃시장에서 발길을 옮겨 이번에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으로 향해 봅니다. 바로 지난 편 이었죠? ‘화가들의 아틀리에가 있는 도시’ 편에서 빈센트 반 고흐가 머물렀던 정신 요양원이 있는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 생 레미에도 멋진 마켓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고흐가 정신질환과 싸우며 무수히 많은 걸작을 쏟아낸 생레미 드 프로방스. 도시 규모는 굉장히 작지만 일요일마다 열리는 ‘그림 시장’엔 활기가 넘쳐 납니다. 고흐의 혼이 묻어 있는 도시여서 일까요? 저마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구성으로 예술혼을 뽐내는 작가들을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 들을 한군데서 만나 볼 수 있는 생 레미의 미술 시장은 아티스트 들의 전시장이자 동시에 그림의 판매처가 되기도 합니다.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수도 있고 마음이 잘 맞는 작가를 만난다면 주문자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려 주기도 하니 그림 애호가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겠죠?
예술의 나라라 일컫는 프랑스에서 이렇게 거리의 화가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에 가면 수 많은 초상화 화가들과 그들을 구경하기 위한 관광인파가 늘 북적이죠. 하지만 근처의 아를이나 아비뇽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대 비해 생 레미는 비교적 유명세가 덜 한 편이라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객들 보단 현지인이나 주변 도시의 거주민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그림 마켓이 아니다 보니, 긴 시간 공을 들인 진짜 ‘작품’들을 만날 확률은 그 만큼 높습니다. 꼭 그림을 사러 오지 않더라도, 이렇게 예술의 거리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나들이가 되겠지요?
지구촌 곳곳에서 만나본 독특한 마켓 풍경들. 고소한 치즈냄새가 진동하는 알크마르부터, 운하를 따라 펼쳐진 화사한 꽃시장, 아티스트들의 경연장인 프로방스 까지. 저마다 특색 있는 풍경으로 다양한 볼거리로 오감을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즐길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시장으로 명절 나들이를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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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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