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곳으로 향하시나요?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지역을 대표하는 수년 역사의 박물관 등 우선순위에 세워야 할 방문지는 너무도 많죠. 하지만 어떤 도시를 가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 곳은 바로 ‘광장’입니다.
박물관과 함께 있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한 광장에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수식어를 갖기도 하는 지구촌 곳곳의 광장을 만나러 길을 나서 봅니다.
영국의 필수 여행코스! '트라팔가 광장'
영국 런던 가장 중심부. 런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내셔널 갤러리’가 위치한 이곳은 트라팔가 광장입니다. 1805년 스페인 남쪽 트라팔가 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나폴레옹이 지위하던 프랑스·에스파냐 연합군을 격파하고 영국을 지킨 넬슨 제독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광장입니다. 넬슨은 이 해전에서 전사하게 되지만 영국인들은 그가 트라팔가 광장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하네요. 중앙에 높이 약 50m의 넬슨탑이 서 있고 내셔널 갤러리,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교회가 있습니다.
트라팔가 광장에 왔다면 빼놓아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광범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이 미술관에선 교과서에서나 보던 고흐, 세잔의 작품에서부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유롭게 잔디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부터, 미술관 관람 후 피곤한 다리를 잠시 쉬어가는 관광객들, 영국 전통의상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까지. 이곳 트라팔가 광장은 늘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매년 12월에는 노르웨이 정부에서 직접 보내온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이 광장에 설치되는데요, 이는 노르웨이가 나치의 지배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 영국에 감사하는 뜻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트리가 설치된 광장은 더없이 낭만적인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오심 속 오아시스! '유니언 스퀘어'
영국 땅에서 바다를 건너 이번엔 미국 뉴욕으로 향해 봅니다. 뉴욕의 상징 타임스퀘어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회색 빌딩 숲 한가운데 녹음이 푸르른 너른 광장과 마주합니다. 바로, 유니언 스퀘어죠. 이 광장은 삭막한 도심의 작은 오아시스 역할을 하며 때론 아티스트들의 전시장으로 때론 유기농 식품이 진열된 도심 속 시장으로 변신하곤 합니다.
뉴욕의 유니언 스퀘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바로 이 그린마켓입니다. 뉴욕시에서 반경 200마일(321㎞) 거리 내의 농장과 목초,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농부와 어부만이 참여할 수 있는 마트죠. 까다로운 뉴요커들은 신선한 음식재료를 얻을 수 있고 뉴욕 인근의 소규모 농장들은 중간 상인 없이 곧바로 소비자들을 만나니 서로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가 win win 하는 마켓입니다. 월·수·금·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는 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은 연중 쉬는 계절이 없고 주말에 이곳을 방문하는 뉴요커들은 약 6만명 가량 된다고 하니 도심 속의 싱그러운 마켓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매주 4회에 걸쳐 싱그러운 마켓이 열리던 유니언스퀘어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면 조금씩 변신을 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것이지요. 광장 전체에 크고 작은 부스들을 연결시켜 야외 전시장 형태로 공간을 재구성 합니다. 부스 안에 들어갈 물건은 두툼한 장갑이나 모자 같은 겨울용 핸드메이드 소품부터, 크리스마스 트리에 어울릴만한 오너먼트 까지. 생각만으로도 들뜨는 크리스마스를 더욱 화려하게 해줄 소품들이 광장을 가득 메웁니다. 화창한 봄날엔 상큼한 과일 한 바구니를, 크리스마스엔 따뜻한 장갑 하나를~ 두 얼굴을 가진 유니언스퀘어의 매력이 뉴요커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그랑플라스 광장'
뉴욕의 싱그러운 광장까지 만나보고, 이번엔 다시 유럽 땅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곳은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 도심에 있는 그랑플라스 광장은 소설가 빅토르 위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했던 곳입니다. 그랑플라스 광장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잡는 것은 96m의 첨탑이 높이 솟은 시청사 입니다. 15세기에 건설된 고딕양식의 건물로 1695년 프랑스의 침입으로 광장이 처참하게 파괴되는 속에서 유일하게 화를 면한 건물이지요. 시청사 주위의 건물들 역시 17세기 후반의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어 지극히 유럽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199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꽃시장이 열리고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끊이지 않아 항상 사람들로 붐빕니다. 특히 공공건물과 사유건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활기 넘치는 일상의 생활과 아름다운 문화예술이 함께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찾았던 6월의 한 주말엔 관악대와 퍼레이드 부대가 광장에 등장해 관람객들과 함께 하는 서프라이즈 댄스파티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길드라는 동업자 조합이 성행하던 시절 광장 주변에는 여러 개의 길드 하우스가 들어섰습니다. 시청사 바로 옆 건물은 과거 맥주 길드 하우스로 그 맥을 이어 현재는 맥주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벨기에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담고 있는 그랑플라스 광장은 밤이 되면 오렌지 빛 불빛과 함께 더욱 화려하게 빛이 납니다. 광장 주변 레스토랑의 테라스 석은 벨기에 맥주를 마시며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로 늦은 시간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지요. 이처럼 그랑플라스는 낮과 밤, 과거의 현재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세계의 멋진 광장으로 떠나 본 여행, 즐거우셨나요? 전쟁 승리의 용맹한 기운이 흐르는 근사한 광장부터 뉴요커들의 그린마켓, 밤이면 더욱 반짝이는 벨기에의 광장까지. 지구촌 곳곳에는 이처럼 늘 붐비는 사람들만큼 이나 다양한 모습과 스토리를 간직한 멋진 광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불어들기 전, 주위의 너른 광장으로 사람 구경, 풍경 구경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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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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