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제주도는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특별한 곳입니다. 봄의 유채꽃, 여름의 푸른 바다, 가을의 억새도 아름답지만 제주도의 겨울도 참 아름습니다. 겨울의 고즈넉한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에서 기분전환하시고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바다를 그대로 담은 듯 흥미로운 공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펭귄을 볼 수 있고, 아마존에 와 있는 듯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드넓은 대양을 품은 바다의 별
제주 공항에 내려 동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높이 솟은 성산일출봉이 나옵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더 가면 나지막한 단층 건물에 닿게 되죠. 아름답게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아시아 최대의 수족관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입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단순한 수족관이 아닙니다. 국내 최초의 아쿠아리움인 63 씨월드로부터 27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녹아들어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죠.
‘아쿠아플라넷’이라는 이름은 물을 상징하는 ‘아쿠아(aqua)’와 행성을 뜻하는 ‘플라넷(planet)’의 합성어입니다. 이름처럼 이곳은 바다의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우주행성을 탐험하듯 바다 깊은 곳을 탐험할 수 있는 장이죠. 아쿠아플라넷 로비에 들어서면 큰 통유리창 너머로 성산일출봉의 절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모형의 대형수조 다섯 개가 차례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원통기둥을 대각선으로 깎아낸 듯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수조 속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파이브 오션스’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북극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남극해 각각을 대표하는 바다 속 생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색색깔의 화려한 물고기들이 노니는 5대양을 들여다보며 각각의 바다 속 생물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겠죠?
펭귄 ‘뽀로로’, 아쿠아플라넷 바다에서 날다
EBS에서 방영하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를 보면, 펭귄 뽀로로는 새임에도 날 수 없다는 사실에 늘 슬퍼하죠. 친구들이 날개에 모터를 달아주고 비행기도 태워주지만, 뽀로로의 욕망을 잠재울 수는 없습니다. 대신 뽀로로는 친구 포비의 ‘뽀로로, 넌 바다에선 맘껏 날을 수 있어’라는 말에 하늘 대신 바다를 마음껏 날아다닙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하늘 대신 바다를 맘껏 나는 펭귄 뽀로로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펭귄 플라넷’에도 펭귄 수조가 아래 위층으로 연결되어 있어, 아래층에서 수조를 보면 헤엄치는 펭귄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늘을 나는 펭귄, 뽀로로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순간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소리지르며 즐거워할 만한 광경이죠.
또 펭귄 수조 안에 마련된 투명한 기둥 속에 들어가면,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펭귄과 얼굴을 맞대는 진기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덩치 큰 물범이 아래 위층으로 연결된 원통 기둥을 따라 춤을 추듯 헤엄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관람객이 다니는 길 사이사이로 작은발톱 수달의 이동통로가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세요! 수달이 날쌔게 지나가는 모습을 놓칠지도 모르니까요.
▲(왼쪽부터)작은발톱 수달, 아쿠아 사파리의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전시 공간
국내 여타의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없었던 생생한 생물들의 모습은 업그레이드된 ‘행동전시’ 기법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움직임 없는 생물들을 창 너머로 지켜보는 것은 이미 많이 해봤으니, 이제 춤추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동물들을 마음껏 볼 차례겠죠? 다음은 아마존을 탐험할 시간! ‘아쿠아 사파리’로 들어서는 순간, 이름처럼 열대우림을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실겁니다.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이곳에는 아마존 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습니다. 따로 마련된 길다란 벤치에 앉으면 머리 위에서는 반딧불이를 재현한 조명이 불빛을 반짝이고 눈앞에서는 진짜 아마존 강에서 서식하는 어류들이 유유히 헤엄칩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새소리가 실제 아마존에 와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더해줍니다.
제주 해녀들이 헤엄쳐 다니는 바다가 손에 잡힐듯 가까이
지하 1층으로 내려오면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대형 수족관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어른 키의 10배는 될 것 같은 높이의 이 수족관은 제주의 바다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해서 ‘제주의 바다’라고 불린답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거대한 피시 볼(fish ball, 먹이사슬 최하위에 있는 소형 어류들이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모여 거대한 원형을 그리는 모습)을 만들고, 물옷을 입은 해녀들이 물질도구를 들고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쳐다닌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이 대형 수조는 물을 채워넣는 데만 꼬박 2주가 걸린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죠?
이곳에서는 하루에 다섯 번, 해녀들의 물질 시연이 펼쳐집니다. ‘설마 진짜 해녀들이 나올까? 훈련받은 젊은 아쿠아리스트들이 나오겠지.’ 하고 반신반의하던 관람객들은 나이 든 해녀 두사람이 나타나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연신 들이댑니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며 지금의 제주를 만들어온 해녀 한명자(70세), 정인순(67세) 씨는 지금도 직접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해서 생계를 꾸리는 진짜 ‘제주 어멍’들입니다.
▲제주 바다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온 해녀들의 물질 시연은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매일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한 지 올해로 50년이 된다는 해녀 한명자 씨는 “처음에는 수족관에서 큰 상어들과 함께 헤엄치는 것이 무섭기도 했지만, 이제는 같이 어울려 놀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수족관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고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한 기분도 들고 보람을 많이 느껴지고요”라고 하시네요. 환상의 섬 제주, 그 안에 자리한 또 하나의 바다 아쿠아리움에서 바다와 함께 삶을 일궈온 해녀들의 물질을 보는 것은 가슴 짠하면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험일 것입니다.
*글. 목유경 (여행작가)
*사진. 박정로 (B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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