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드디어 기다리던 2013 시즌을 앞둔 각팀의 시범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한화이글스는 비교적 강팀인 기아 타이거즈와의 2연전을 치뤘죠. 결과는 아쉽게도 2패. 아직 시범경기의 초반인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시즌이 시작하기 전 현재 한화이글스의 부족한 부분들을 다시 한번 짚어보고, 올 한 해의 확실한 목표치를 설정해야 하는 타이밍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부터 현재 한화이글스의 현재와 갖고 있는 무기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방법들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현대야구에서 투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이를 마운드의 높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하지만 현재 리빌딩이 한창인 한화이글스 마운드의 높이는 타 팀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에이스 류현진의 이적과 투수진의 정신적 멘토였던 박찬호의 은퇴로 한화이글스 마운드 전력 공백이 큽니다. 바티스타, 이브랜드의 가세는 어느 정도 이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리그에서 아직 선발투수로서의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불안한 부분 역시 많습니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5선발은 바티스타, 이브랜드와 함께 김혁민, 유창식, 그리고 윤근영 등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 5명의 공통점은 아직까지 국내 리그에서 한번도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 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한 시즌 풀 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것도 김혁민 선수뿐입니다. 때문에 이 투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압도적인 피칭을 통한 승리가 아닌, 전체적인 실점을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팀을 리빌딩 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해 필수적으로 따라와 주어야 할 부분이 바로 팀 승리 횟수입니다. 최근 몇년간 한 차례를 제외하고 꼴지라는 성적을 계속해서 내온 만큼,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팀의 성적 역시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이 보여야 선수들 역시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마운드의 안정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현재 한화이글스 투수들로 예전 송진우, 류현진 등의 레전드 급 피칭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들은 한 경기를 대부분 책임지면서 1~2실점 정도의 최소 실점만 냈지만 지금 마운드의 높이로는 쉽지 않은 일이죠. 때문에 정말 현실적으로 현 상황을 냉정하게 본다면, 한화이글스 투수들이 한 경기 실점을 3~5점 정도로만 막아 주어도 결코 나쁘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범경기 두 경기의 각각의 실점만 놓고 보더라도 13점, 4점으로 경기당 실점은 8.5점에 달합니다. 때문에 실점을 평균 4점 수준으로만 맞추어 준다면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는 제 역할을 다 해 주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결국 '이 실점을 만회하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타선의 강력한 힘이 아닐까요? 부족한 한화이글스지만, 타 팀보다 타선의 힘은 강력합니다. 기존의 최진행, 김태균의 중심 타선에 군복무를 마치고 온 김태완, 정현석의 가세는 리그 톱의 중량감을 가진 중심 타선을 완성시킨 첫 시즌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작년 최고의 히트 상품인 오선진, 골든 글러브 수상자 이대수, 아직까지도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베테랑 강동우 등의 존재는 한화이글스 타선을 역대급 수준으로 올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학준, 하주석, 한승택 등 신인들의 치열한 주전 경쟁 모드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올 한해 한화이글스의 4강 진출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즐거운 야구, 화끈한 한화이글스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기대하는 것이죠.
작년 시즌이 끝나고, 야구계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응용 감독 부임을 통해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통한 성공적인 팀 리빌딩입니다. 전임자인 한대화 감독의 경우 '팀의 리빌딩'과 '좋은 성적'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결국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격이 되었지만 김응용 감독의 역량이라면 성공적인 리빌딩을 할 수 있는 인물이죠. 특히나 예전 해태 시절부터 과감한 신인 기용 및 선수 키우기에 그 누구보다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김응용 감독인 만큼, 올 한해 한화이글스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선수 개개인이 상향 평준화 되기를 기대해 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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