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이 왔네요~
발걸음 마저 가벼워 지는 노래 가사처럼 그야말로 따스한 햇살이 대지에 평화롭게 내리쬐는 계절의 여왕이 찾아왔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한껏 펴고,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 사이에서 더욱 빨리 흘러버리는 이 계절에 떠날 수 있는 지구촌의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 Best 3'. 소도시지만 그 숨은 매력이 넘쳐 흐르는 곳으로 지금 함께 출발해 볼까요?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영화 '늑대소년']
장크트 볼프강은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 지방에 있는 휴양도시로 샤프베르크(Schafberg)산 기슭의 볼프강호 북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에서 기차로 약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지요. 세계적인 음악가인 모차르트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해요.
12세기부터 순례자들이 정착해서 만든 마을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 정권의 다하우 강제수용소의 부속수용소가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 그런지 작은 마을 곳곳에는 독일식 가옥의 모습이 많이 보이기도 해요. 뾰족하게 솟은 삼각지붕, 목조의 짜임으로 켜켜이 쌓아 올라간 3층의 가옥, 테라스 마다 풍성하게 자리한 꽃들까지. 봄의 느낌을 물씬 담고 있는 마을입니다.
특히 마을 전체를 둘러 싸고 흐르는 볼프강호는 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햇살이 따사로운 날이면 요트,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로 호숫가는 늘 북적이며, 가벼운 책 한권을 들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에선 한없는 여유가 느껴집니다. 시내 가운데 자리 잡은 장크트 볼프강 교회는 10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마을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합니다. 화사한 꽃들과 아기자기한 목조가옥, 평화롭게 흐르는 호수까지. 봄 여행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장크트 볼프강으로 봄나들이를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파리의 에펠탑, 프로방스의 화사한 풍경들일 것입니다. 이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수도 파리와, 많은 여성여행자의 사랑을 받는 남부 프로방스 지역과는 달리 아직까진 베일에 가려진 듯한 여행지가 바로 프랑스 동부인데요. 독일과 끊임없은 영토 분쟁을 겪었던 지역이고, 알퐁스도데의 소설 ‘별’ 과 ‘마지막 수업’의 실제 배경지가 되기도 했던 프랑스 동부. 그 중에서도 깊은 산 속 포도밭 마을로 잘 알려진 곳에는 보석같이 예쁜 마을, ‘휘나위르’가 있습니다.
휘나위르는 알자스 포도주 길(Route des vins d'Alsace)이 지나는 대표적인 프랑스 북동부 마을 중 하나입니다. 리보빌레(Ribeauvillé), 리크위르(Riquewihr) 등 포도주 길의 남쪽에 있는 또 다른 포도 재배지 마을과도 매우 가깝게 위치하고 있지요. 600명 안팎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작은 지역이지만 뛰어난 자연 경관과 시골 마을다운 소박함을 잘 갖추고 있어 전원의 한적한 아름다움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알자스 지방의 에기솅, 리크위르 등과 함께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로 공식 지정되기도 했지요.
마을 내부에는 알자스 지방의 전통 반 목조 가옥들이 가득합니다. 외곽에 넓게 펼쳐져 있는 포도밭에서는 알자스의 고급 백포도주를 만드는 리슬링 품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어요. 또한 이 아기자기한 컬러풀 마을은 황새와 나비들의 주요 서식지로도 유명합니다. 파스텔 빛 마을로 날아드는 순백색의 황새의 모습은 그야말로 동화속 판타지 세상에 들어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스케치북에 그려낸 듯한 아름다운 동화마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동부 프랑스 여행을 적극 추천해드려요!
‘글루미 선데이’ 라는 영화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라는 도시를 굉장히 정적이며, 암울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부다페스트는 화려한 야경만큼이나 장식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였지요. 부다페스트를 찾은 여행자가 근사한 건축물과 장엄한 풍경을 기대했다면, 그곳에서 약 한시간 기차로 이동 가능한 이 곳에 온다면 또 다른 헝가리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아름다운 다뉴브 강’ 옆에 위치한 작은 도시 ‘센텐드레’입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센텐드레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풍광이 아름답고 접근성이 뛰어나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 이지요. 로마의 통치를 받을 때에는 ‘늑대성(Ulcisia Castra)’으로 불렸던 이 곳은 14세기에 터키의 습격을 피해 정착한 세르비아인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라고 합니다.
센텐드레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와 크고 작은 화랑입니다. 20세기 초부터 다양한 세대의 헝가리 예술가들의 본거지가 되어, 도시 곳곳에 박물관과 비주얼 아트의 풍요로운 전통을 표현하는 현대화랑이 자리하고 있지요.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도나우 강은 장엄한 도시를 더욱 웅장하게 보여지는 역할을 했다면, 센텐드레 옆의 도나우 강은 그야말로 유유히 흘러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연상시켜 한결 넉넉하고 여유 있어 보이게 합니다. 그래서 빈에서 멀지 않은 이 도시를 음악사에 빛나는 대가들이 즐겨 찾았던 걸까요?
봄이 아름다운 도시로 떠나본 여행, 어떠셨나요.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계절. 봄이 아니면 만나 보지 못할 화려한 꽃들과 그보다 더 멋진 매력을 뽐내는 지구촌의 도시로 즐거운 봄나들이를 계획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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