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신경현~ 최고의 포수, 신경현~ 안타 신경현~ 이글스의 안방마님”
지난 토요일, 16년간 한화 이글스의 주전 포수로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던 신경현 선수의 은퇴식이 있었습니다. 한화 이글스에서 10년이란 시간동안 안방마님으로 꾸준한 활약을 해왔던 선수였기에 그의 은퇴식은 더욱 감동 깊었죠. 비록 다른 팀의 슈퍼스타급 포수들에 비해 화려한 플레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특유의 듬직함과 무게감으로 팀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던 신경현 선수. 오늘은 팀에는 안정감을, 후배들에게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신경현 선수의 야구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야구에서 포수라는 포지션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홈에 슬라이딩 하는 선수들을 온 몸으로 막아내야 하고, 그라운드에서 팀의 수비 전략을 총괄해야 하기에 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매우 뛰어나야 하는 포지션이죠. 군산상고 시절 신경현은 이러한 부분들을 모두 인정받은 공격형 포수로 많이 알려졌던 선수인데요. 이후 프로로 데뷔 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덕분에 동국대를 거쳐 시행된 199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2차 1번, 전체 2순위라는 높은 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게 되었답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순위로 들어오는 신인들은 프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거의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기대치 때문인데요. 하지만, 신경현 선수는 그 따내기 어렵다는 주전 포수 자리를 불과 프로 입단 7년만에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군입대라는 2년의 공백기를 생각하면 더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네요.
위의 기록상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신경현 선수의 역대 타격 성적은 평범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 시즌 꾸준한 경기 출장과 일정한 타율을 유지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나이 때문에 저조해진 2012년도의 기록을 포함해도 전체 0.252의 평균 타율이라는 기록을 보면, 그가 수비와 공격 모두 뛰어난 포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출전기록을 살펴보면, 풀타임 주전 포수가 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2009년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100경기 이하 기록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러한 점들이 신경현 선수에 대한 평가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가 긴 한화 이글스에서도 이렇게 꾸준한 활약을 해준 포수가 없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시길 바랍니다.
한화 이글스에서 오래 선수생활을 했던만큼 그와 함께 베터리를 이루었던 레전드 투수들도 참 많았었는데요. 현재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송진우 코치부터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까지 레전드급 선수들과 함게 마운드를 흽쓸었던 신경현 선수. 그와 함께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레전드 투수들에는 어떤 인물들이 있었는지 지금부터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은퇴식에서 신경현 선수에게 쏟아진 질문 중 “함께 배터리를 했던 투수들 중 가장 뛰어난 투수는?” 이 있었습니다. 신경현 선수가 직접 언급한 선수는 바로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투수 송진우 선수 였습니다. 송진우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승(210승)을 보유하고 있는 국보급 투수로 빠른볼과 뛰어난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국내투수 중 한명인데요. 송진우 선수가 말년에 최고령 승리, 완봉, 완투, 홀드 등의 기록 등을 세우는데 신경현 선수가 크게 일조해 환상의 배터리로 불리우기도 했었답니다.
정민철 투수 역시 전성기 시절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을 보여주었던 국보급 선수입니다. 그의 불같은 강속구가 신경현 포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정교한 제구력을 갖춰 다른 팀에 큰 위협을 주기도 했죠. 제 2의 전성기였던 2007년에는 12승이라는 기록과 함께 9이닝당 볼넷이 1.85개에 불과할 정도의 환상적인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답니다. 이는 한화 이글스가 4강에 진출하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었죠.
송진우, 정민철 선수의 경우 신경현 선수와 호흡을 맞추기 전부터 국보급 선수였다면, 류현진 선수의 경우에는 신경현 선수가 많은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최고의 투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류현진 선수가 국내에서 거둔 98승 중 81승이 신경현 선수와 만들어 낸 기록이죠. 특히 개인 최다이자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9이닝 최다 탈삼진인 17K 를 성공시킨 2010년 5월 11일 청주 LG 전은 투수와 포수의 환상의 호흡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신경현 선수에게는 최고의 보람을 안겨준 경기였을겁니다.
국내에는 박경완, 진갑용, 강민호와 같은 슈퍼스타 포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누구도 프로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팀에서 꾸준하게 주전포수로 활동한 선수는 드물죠. 때문에 신경현 선수의 빈 자리가 더욱 빛나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현재 신경현 선수의 자리를 놓고 최승환, 정범모, 이준수, 박노민, 한승택 등의 포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하게 결정된 선수가 없다는 것은 한화 이글스에게 매우 아쉬운 일이기도 합니다.
신경현 선수의 자리를 물려받을 후발 선수들은 슈퍼스타가 아닌 항상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는 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안방마님이라는 자리가 반짝 빛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죠. 한화 이글스에서 신경현 선수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 선수가 하루 빨리 나타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신경현 선수의 멋진 은퇴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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