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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망년회가 있던 밤, 택시요금 대신 상품권 낸 사연

 

 

 

 

망년회가 만연한 연말이 왔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많은 술자리로 인해 분주한 한달을 보내시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 일개의 직장인으로서 바쁘고도 피곤한 연말을 보내고 있죠. 친구들과의 망년회, 동호회 회식, 회사 회식, 친척들과의 망년회...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다보니, 문득 몇 해 전에 겪었던 재미있고도 황당했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더군요.번 들어보시렵니까?

 

 

 

 

 

 

그날도 회사 동호회의 망년회가 있던 날이었는데요. 저녁 7시부터 회사 앞에 모여 새로운 동호회 회장과 총무를 선출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었죠. 2차로 맥주를 마시러 자리를 옮겨 제대로 분위기를 내며 즐겼습니다. 분위기가 더욱 더 무르익을 무렵, 곳곳에서 노래방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동호회 총무였던 제가 3차 노래방 섭외를 물색하러 나서던 중 다른 부서 팀장님 2분과 맞딱뜨렸죠.

 

"어? 너네도 여기서 마시냐?"

"팀장님도 함께 하시겠어요?"

 

이렇게 팀장님 두 분도 자연스럽게 합류하여 무려 25명의 인원이 3차로 노래방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팀장님 두 분께서는 누눈치가 보이셨던지, 젊은 친구들 노는데 미안하시다며 노래방 비용을 모조리 계산해 주셨고, 모두들 환호하며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하고 있었죠.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2 '직장의 신']

 

 

 

노래방이 끝나고 몇몇 동료들과 간단하게 소주 한 잔을 더 하며 아쉬움을 달래려던 찰나, 비슷 지역에 사시는 팀장님께서 가방을 던져 주시며 가자고 하시더군요. 눈물을 삼키며 따라나설 수 밖에 없었답니다.

 

"콜택시 부를까요?"

"너 부자냐? 그냥 버스타고 가자!"

 

늦은 시간에 버스를 타본 적이 없던 저종로3가에서 광화문까지 걷고, 뛰고, 군가까지 부르며, 팀장님 꽁무니를 열심히 쫓아갔습니다. 군가를 즐겨부르시며, 제게도 군가 한 곡 뽑아보라고 호탕하게 말씀하시던 팀장님..그때 기억은 하실런지..그렇게 군가를 부르며 오른 버스에서 마침내 '그 사건'은 터지고 말았답니다.

 

 

 

 

일산행 1000번 막차 버스에 올랐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더라구요. 거나하게 취하신 팀장님과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잠이 들려던 찰나,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팀장님의 말씀이 귀에 꽂혔습니다.

 

"나 이제 잘거니까, 너 자지 말고, 고양경찰서에서 꼭 깨워라~"

"!?"

 

그리고 곧바로 잠드신 팀장님. 신나게 한바탕 놀았던터라 피로가 눈꺼풀을 마구 찍어눌렀지만, 하늘 같은 팀장님 말씀을 거스르고 잠들 순 없었습니다. 목적지까지 꽤 멀거라고 생각했던 전 핸드폰의 알람을 35분뒤로 맞춰놓고, 팀장님께서 깨시기 전에 일어나기로 했죠. 그리고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1 '9시뉴스']

 

 

 

정신없이 곯아떨어진지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깨어보니 버스는 어느새 대화역을 지나 외진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와글와글 했던 막차 버스도 조용했죠. 급한 마음에 팀장님을 다급하게 깨웠습니다. 팀장님도 모르는 곳인 것 같았죠. 일단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 저는 팀장님의 꾸지람을 들어야 했답니다.

 

"팀...팀장님, 택시 타셔야겠어요..."

"여기가 어디냐, 이자슥아~ 내가 자지 말라고 했잖아!"

 

광화문에서 8번째 정류장 밖에 안되는 거리를 잠깐의 실수로 택시비와 시간까지 버리게 되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콜택시 번호를 뒤져 전화해도 제 위치를 설명할 수 없으니, 콜택시에서도 속수무책이었죠. 벙어리 냉가슴 앓는다는 말이 딱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하필 또 날씨도 엄청나게 추운 날씨였답니다. 그리고 15분 후, 택시 한대가 나타났습니다. 구세주가 따로 없었죠~

 

 

 

 

알고보니, 저희가 있던 곳이 파주 근처더라구요. 알람조차 못들었던거죠. 텅 빈 도로를 달려 팀장님 댁 근처에 오자 팀장님께서 부스럭거리시더니 18,000원을 쥐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택시비는 제 책임이라고 하면서 유유히 사라지셨죠.

저희 집 근처에 도착하니 19,000원의 택시요금이 나왔더라구요. 오메 아까운거... 아까 받은 택시비를 주섬주섬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리니 기사님께서 부르시더군요.

 

"손님, 상품권을 주시면 어떻게 해요~ 에이~"

"네? 그럴리가 없는데?"

 

기사님께서 보여주신 돈을 살펴보니 해피머니 1만원 한 장, 5천원 1장, 천원 4장이더군요. 다시 받아 들고 카드로 계산을 하려니 마침 카드기계가 안 된답니다. 결국 편의점에서 돈을 찾아서 택시비를 내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더군요. 1시에 종로에서 출발해서 2시간이나... 무슨 지방여행도 아니고... 힘이 쭈욱 빠져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그대로 잠들어버렸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TVN '현장토크쇼 택시']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 와이프에게 해피머니 상품권을 주니 책 산다고 정말 좋아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며 간밤의 에피소드가 생각나 저도 피식 웃어버렸습니다. 팀장님께서는 해피머니 상품권이 없어진 걸 아실까요? 아니면, 버스에서 잠들어서 팀장님을 고생시킨 것에 대한 응징 이었을까요? 팀장님! 지금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직장인 여러분!!! 연말연시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음주는 적당히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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