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 월요일, 생각해보니 야구가 없어서 더 힘든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 다행히 오늘은 마산구장에서 NC다이노스와의 경기가 있는데요, 유창식 선수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지난주 지옥의 8연전을 어떻게 헤쳐가야 하는지가 2014시즌 한화이글스에 주어진 첫 번째 시련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목표로 했던 5할에는 못 미치지만, 달라진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으로 위안으로 삼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니나 다를까 현재까지의 경기를 가지고 안 좋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네요. 하지만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되었을 뿐이고, 최근 몇 년간의 한화이글스의 행보를 기억해 본다면, 현재의 스타트는 절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늘어가고 있는 실책입니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실책 수는 총 12개로 9개 팀 중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중 7개는 유격수를 보고 있는 송광민 선수가 기록한 실책으로 1경기당 1개꼴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죠.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말이 있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을 해 봅니다. 실책 따위(?)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죠.
우선, 실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송광민 선수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송광민 선수는 입대 전 주로 3루수로 출전,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입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화이글스에서는 유격수로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죠 (3루는 김회성 선수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역시 내야 수비에 대한 뛰어난 감각이 있는 송광민 선수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격수는 포수를 제외한 포지션 중 가장 중요하고 체력 소모가 많은 포지션 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하위타선에 주로 배치되곤 합니다. (물론 강정호 선수같이 예외가 있기는 합니다. ^^)사실 송광민 선수의 유격수 기용은 현재도 말이 많은 상황인데요, 이 선수가 가지고 있는 공격 부분에 대한 매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원래 보던 포지션인 3루에 기용하자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3루에서 키우고 있는 김회성 선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팀 사정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지명타자의 경우 최진행 선수와 이용규 선수가 모두 부상에서 회복해 수비에 나가지 않는 이상 없는 자리나 마찬가지고, 그렇게 되면 공격력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김회성 선수는 자연스럽게 대타 요원 자리를 제외하고는 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이러한 팀 사정상 송광민 선수는 당분간 유격수 포지션을 계속해서 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공격적인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송광민 선수지만, 계속되는 실책은 언제 어디서 타격 리듬까지 깨 버릴지 모르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송광민 선수를 포함,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실책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실책 중, 너무나도 어이없는 플레이. 즉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등의 실책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실책은 분명 많은 연습을 통해 최소화시켜야 하는 것이 당연하며 글에서 언급하는, 겁내지 않아도 되는 실책이란 바로 어려운 타구들에 달려드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 몇 년간 한화이글스의 실책 수는 꼴찌라는 팀 성적과는 반대로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작년까지의 수비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수비들이 많았죠. 그 이유는 바로 선수들이 실책을 두려워해 어려운 타구의 경우 아예 공에 달려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애매한 타구는 전부 포기해 버리니, 아예 실책조차 나오지 않았던 것이죠. 바로 이러한 플레이들이 지난 몇 년간 한화이글스의 야구를 보기 힘들게 만들었던 요소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행인 것은, 올해 한화이글스의 수비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꼭 이야기해 보고 싶은 것이 바로 SK 와이번스입니다. 비록 작년 4강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몇 년간 해태 이후 처음으로 '왕조'라는 이름을 팀에 붙일 수 있게 만들었던 힘의 원동력은 바로 '수비력'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시즌 초반 약해진 전력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지속해서 내는 것은 바로 수비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항상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SK 와이번스의 실책 수를 보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는 것이죠. 좋은 수비가 많이 나오는 만큼 실책도 많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적극적인 수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SK가 강팀이 된 후의 수비를 돌아보면, 그 어떤 공에도 악착같이 달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그 수비가 멋진 플레이로 이어지든, 아니면 아쉬운 실책이 되든 항상 박수치고 격려하는 모습 역시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아직 한화이글스에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인데요, SK의 경우 이러한 플레이로 인해 실책이 나오더라도 그 이후 쉽게 무너지는 것을 거의 보기 힘듭니다. 이미 팀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형성되어있기 때문이죠.
반면 한화이글스의 경우 지난 몇 년간의 많은 패배 때문인지, 실책이 나오면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분명 고쳐져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실책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면 몸은 굳기 시작하고, 플레이 역시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올해 한화이글스에 합류한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 지금은 기아 타이거즈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3루수 이범호 선수 역시 좋은 수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들이지만, 이 선수들이 좋은 수비를 보여주기까지 수많은 실책이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인데요, 송광민 선수를 비롯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은 지금의 실책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선수 개개인의 성장은 물론, 팀 성적까지도 분명 상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플레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제 리그는 막 시작했을 뿐이고, 성장의 기회는 아직도 100경기 넘게 남아있습니다.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우승도, 4강 진출도 아닙니다. 팀 자체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올해 주어진 목표인 만큼,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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