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창식 선수의 현재까지 성적은 1승 1패.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조금만 깊이 파 들어가 보면 유창식 선수의 큰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올 시즌부터 에이스의 자리를 예약해 놓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유창식 선수의 현재 성적과 함께 앞으로 얼마나 큰 성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치까지 이번 글을 통해 한 번에 정리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창식 선수의 기대치는 그다지 높지 못했습니다. 클레이, 엘비스 외국인 원투펀치와 함께 토종 에이스로 기대받던 선발 투수 자리는 김응용 감독이 직접 데리고 온 송창현 선수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되었죠. 유창식 선수는 시즌 전 간신히 선발진에 합류한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확 달라진 모습으로 현재까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반전에 성공하게 된 것이죠.
유창식 선수는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최고의 유망주로서 기대되는 제2의 류현진이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였습니다. 당시 신생팀인 NC 다이노스가 들어오기 바로 전, 1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데려온 최고의 유망주이기도 했던 유창식 선수는 2010년 황금 사자기 대회에서 30이닝 3승, 평균자책점 0.00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당시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였습니다. 그 때문에 유창식 선수의 경우, 프로에 들어와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활약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프로 데뷔 후 급격하게 줄어든 구속, 불안정한 제구력에 인해 지난 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특히 제대로 관리를 받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던 작년 시즌 역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올 시즌 처음으로 팬들의 관심이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모든 관심은 작년 김응용 감독이 직접 선별한 송창현 선수에게 기울어져 있었죠.
이러한 부담감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겠지만, 유창식 선수는 지난 3년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2.12의 평균 자책점으로 9개 구단 통틀어 2위에 랭크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팀 내 최다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의 면모 역시 보이고 있죠. 이름값이 상당한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5점대가 넘는 평균 자책점으로 제 역할을 못 해주고 있는 가운데 보여주고 있는 좋은 성적이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데요, 실질적으로 현재 한화이글스의 독보적인 에이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유창식 선수에게는 유독 승 운이 따르지 않았는데요, 지난주 있었던 두산과의 경기를 통해 역시 7이닝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보여주며 올 시즌 첫 승리를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두산과의 경기를 통해 유창식 선수가 올 시즌 달라진 몇 가지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크게 나누어 안정된 제구력과 위기 관리 능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프로 데뷔 후 유창식 선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제구력. 여기에 구속까지 함께 떨어짐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모습을 자주 보여줬었는데요, 직구나 변화구 모두 원하던 곳으로 잘 들어가지 않으니 주자를 루상에 모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위기 상황에서는 한가운데로 공을 집어넣을 수 밖에 없어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해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타자를 압도하는 구속이 있었던 고교 시절과는 달리, 프로 데뷔 후 구속까지 함께 떨어지면서 타자를 압도 하지 못했던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제구력 문제는 조금씩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이번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유창식 선수의 발목을 또 한 번 잡고야 말았는데요, 엄청난 호투를 펼치던 날에도 유독 주자만 루상에 나가면 또 다시 흔들리는 제구와 폭투 등에 인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의 두 가지가 유창식 선수가 3년 동안 가지고 있던 대표적인 문제점이었는데요, 올 시즌 이 두 가지의 불안요소가 상당히 안정화됨과 동시에 성적 역시도 수직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죠.
지난주 있었던 두산과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볼넷 3개를 주며 대부분의 이닝 동안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특히 견제를 통한 견제사까지 성공한 것은 올 시즌 유창식 선수가 마운드에서 상당한 여유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드디어 구속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교 시절 유창식 선수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좋은 신체 조건에 좌완 투수라는 점도 있었지만, 150km 이상을 쉽게 뿌려 내는 강속구를 장착하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던 선수였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고교 시절의 많은 이닝 소화 여파에 인해 프로 데뷔 후 좀처럼 구속은 쉽게 올라오지 않았고, 140km 초 중반대의 프로로서는 조금 평범한 공을 던지는 투수로서의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뛰어난 제구력을 장착한 투수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고교시절까지의 유창식은 전형적인 파이어볼러의 형태를 보인 투수였기에 프로 데뷔 후 구속이 나오지 않아 지금까지 고전했던 것 역시 사실이죠.
이러한 구속이 최근 140km 중반대까지 끌어올려 지면서 다시 한번 높은 구속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앞으로 유창식 선수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기본적으로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었던 선수이기도 하고, 아직 선수로서는 전성기가 한참 많이 남은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올 시즌 초반에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좋은 투수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주면서 구속까지 끌어올려 주게 된다면 충분히 국내 프로야구에서 정상급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렇게 되기만 하다면 프로 데뷔 때 들어왔던 “제2의 류현진” 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날 역시도 언젠가 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유창식 선수 파이팅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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