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에서 실로 오랜만에 기분 좋은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한화이글스. 52일만의 위닝시리즈 역시 반가운 일이었지만 더욱 기분 좋았던 것은 바로 그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깜짝 신인 이창열 선수의 결승 3루타는 많은 이글스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9개 팀 중 가장 많은 역전패를 기록한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모습이 지난 주말 3연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그 중심에는 바로 필승 계투진들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습니다. 부활에 성공한 박정진과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는 윤규진의 모습에서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해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나 새로운 마무리인 윤규진이 반가운 이유에는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는 짧은 이닝을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위압감아 필요로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빠른 구속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 선수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오승환 선수의 경우 빠른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이렇게 두 가지 구종 만으로 리그를 제패한 뒤 일본에 진출한 케이스입니다.
반면 한화이글스의 지난 몇 년간 마무리 투수를 보면 빠른 볼을 가진 투수들 보다는 안정적인 제구를 가진 투수들이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선수층이 얇은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2010년 초반 때만 하더라도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동한 안승민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빠른 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마무리 투수로서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였지만, 해가 바뀌면서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첫 번째 제구형 투수 마무리는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죠.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화이글스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마무리 투수 용병 데니 바티스타의 등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150km 후반대를 던지는 빠른 볼로 시즌 중반 이후에 들어와 멋진 활약을 해 준 바티스타는 그 이듬해, 불안한 제구력 때문에 결국 수많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다시 선발로의 전환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한화이글스는 빠른 볼을 가진 투수들 보다는 제구력 위주의 선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의 한화이글스 마무리 투수들의 잔혹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송창식이 필승 계투조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후 올 시즌 초반까지 마무리를 맡게 되었지만 역시 대부분 경기에서 마지막 순간을 넘어가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박정진 선수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필승계투 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마무리 보직을 맡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급하게 송창식 선수와 함께 파이어볼러인 김혁민 선수를 더블 스토퍼로 기용하기도 했지만, 김혁민 선수 역시 안타깝게도 길고 긴 슬럼프에 빠지면서 2군행으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급한 대로 선발 안영명 선수를 마무리로 돌려써 보기도 했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안영명 선수는 마무리보다 선발에 더 어울리는 자원!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버리고만 그 때 나타난 것이 바로 윤규진 선수였죠.
윤규진 선수는 데뷔 초부터 지금은 군복무를 하고 있는 양훈 선수와 함께 기대를 모으던 파이어볼러 유망주였습니다. 데뷔 초에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면서 많은 팬을 기대하게 했지만 좋지 않은 제구와 함께 고질적인 부상으로 결국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유망주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듯했죠. 하지만 소집해제 후 돌아온 그의 모습은 현재 확실한 마무리의 모습을 다시금 기대해 보게 해 주는 기량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릴 수 있게 된 모습입니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전력이 최하위를 달릴 전력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으실 텐데요, FA와 트레이드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하였고, 예전보다는 더 나아진 선수층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야수들의 경우 결코 타 팀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일부 중위권 팀보다 오히려 더 좋은 면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한화이글스는 몇 년째 하위권에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는데요, 답은 너무나도 쉽죠. 바로 마운드의 무게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2~3년 전에 비하면 많은 부분 좋아진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보강된 야수쪽과는 달리, 투수진의 경우 류현진이라는 국내 최고의 투수와 박찬호, 송신영 등 이탈만이 계속 이루어진 상황이지만 새로운 영입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그러므로 한화이글스의 젊은 유망주들은 계속해서 1군에서의 등판 기회를 가져왔고, 이태양, 송창현 등 새로운 유망주들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한화이글스 마운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바로 필승 계투진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기록상으로도 볼 수 있듯이, 역전패가 리그 9개 팀 중 가장 많다는 것은 계투진이 제 역할을 잘 못 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는 리그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가 바뀌고 있다는 것만 생각해 보더라도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인데, 여기서 계투진의 가장 중요한 위치인 마무리 투수에 윤규진 선수가 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아 준다면, 나머지 자리에 있는 선수들도 점점 더 좋아질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윤규진 선수가 경기 마지막 가장 중요한 위기 상황에서 상대를 적절히 잘 막아줌으로써 그 앞에서 박정진 등의 필승 계투조가 마음 놓고 자신의 공을 뿌리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필승 계투조의 활약을 통해 투수진들이 자신의 자리를 하나씩 잡아간다면, 분명 올스타전이 끝난 후 리그 후반기에서는 더욱더 많은 승리를 따내는 한화이글스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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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컨텐츠는 한화이글스 팬 '칸지'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한화이글스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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