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모차르트처럼 키우는 자식 교육법

요즘 ‘내일도 칸타빌레’라는 드라마를 통해 귀가 힐링(?)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주원, 심은경 주연의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에 대한 열정과 그 꿈을 키워가는 청춘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답니다.

드라마를 가득 채우는 클래식 선율 덕분인지, 어렵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이 한 발짝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최근 드라마는 물론 각종 TV 프로그램, CF 등에 클래식이 많이 사용되어 더 이상 클래식은 어렵거나 무거운 음악이 아닌 우리 곁에 함께 숨 쉬는 음악이 되었죠?

한화도 교향악축제, 한화클래식을 통해 클래식을 알리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답니다. 특히 11월 24일, 25일 양일간 진행되는 ‘한화클래식 2014’는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리날도 알레산드리니(Rinaldo Alessandrini)와 그가 이끄는 콘체르토 이탈리아노(Concerto Italiano)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데요, 클래식의 진수를 만나기 전, 오늘은 클래식의 아버지! 클래식계의 영원한 레전드이자 라이벌인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만든 그들의 아버지를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악사는 베토벤을 고뇌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을 극복한 ‘악성(樂聖)’으로 기억하는데요, 알코올과 자식에 대한 욕심이 지나쳤던 아버지 요한 판 베토벤은 어린 베토벤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요? 

음울하고 괴팍한 성격의 베토벤(1770-1827)의 이면에는 아버지에 대한 씁쓸한 추억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베토벤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쾰른 궁정악단 소속의 음악가로 어린 베토벤은 아버지 요한 판 베토벤(1740-1792)에게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하는데요, 요한은 아들을 모차르트 같은 유명한 꼬마 천재로 키우고 싶어 했습니다. 물론 베토벤은 풍부한 음악적 재능을 보였지만 모차르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요. 아버지 요한 역시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처럼 뛰어난 음악교육가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주벽이 있었던 요한은 아들을 이용해 돈을 벌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요, 요한의 주벽에 관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베토벤의 할아버지인 루트비히 판 베토벤(베토벤과 이름이 같다)은 궁정악단에서 일했지만, 부업으로 와인 판매업을 했습니다. 이는 베토벤 가에 경제적 여유를 가져다주었으나 훗날 비극을 낳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베토벤의 조모는 알코올 중독으로 수도원에서 숨을 거두었고, 베토벤의 아버지도 극심한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것입니다. 

결국, 17세의 베토벤은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고 2년 동안 작곡을 못 하던 베토벤은 발트슈타인 백작과 피아노 교사로 인연을 맺게 된 브로이닝가 사람들의 우정 속에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은 고통을 그려내고 비극적 저조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3악장 론도 피날레는 모차르트의 일반적인 쾌활한 론도와 달리 진지하고 장렬하다는 점~ 그의 음악이 가진 슬픔의 여운은 이런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음악사는 모차르트를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찬 ‘천재’로 기억됩니다. 자상하고 뛰어난 음악가였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천재 모차르트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요? 

신동이었던 모차르트 뒤에는 재능을 물려주고 모든 걸 책임진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1719-1787)가 있었는데요,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의 바이올린 주자로 부악장을 역임했고, 모차르트(1756-1791)가 태어나던 해 바이올린 주법에 관한 뛰어난 논문을 세상에 내놓은 훌륭한 음악가였습니다. 모차르트가 음악적 재능을 보이자 레오폴트는 자신의 발전을 희생하고 볼프강과 그의 누이 마리안 안나의 음악 교육에 전념했는데요, 어린 모차르트가 이때 받은 철저한 훈련은 훗날 작곡 기교를 숙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가정적인 아버지였는데요, 7세의 모차르트가 하프시코드를 치고, 11세의 난네르가 악보를 보고, 레오폴트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담은 캬르몬텔의 그림은 자상한 가장이자 천재의 스승인 그의 인상을 잘 담고 있습니다. 

레오폴트는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1762년부터 1773년까지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에 이르는 연주여행을 다니기도 했는데요, 모차르트는 이 여행 덕분에 서부 유럽에서 작곡되고 들을 수 있었던 모든 종류의 음악과 양식에 친숙해질 수 있었으며, 교향곡, 소나타, 협주곡, 실내악 그리고 오페라까지 모든 장르에서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때 습득한 다양한 양식 덕분이었다는 사실!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잘츠부르크 대주교를 위해 봉직한 음악가였고 모차르트 자신도 그곳에서 대를 이어 악사장과 오르가니스트로 근무했기에 일찍이 그가 ‘레퀴엠’이나 ‘C단조 미사’와 같은 교회음악을 작곡하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는데요, 모차르트에게 아버지란 천재를 비추는 한줄기 ‘빛’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물론 세계적인 선수 김연아, 아시아의 별 보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각 분야의 최고라는 점도 있지만 이들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 준 부모님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언제나 늘 나의 편에서 나를 믿어주는 부모님께 오늘은 감사의 인사를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 글 송현민 음악평론가

* 이 컨텐츠는 한화 사보 'What's Next'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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