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부터 맛집까지, 전주로 떠나는 먹방 여행

언제나 자취생의 힘겨운 생활만을 보여드리다가 오늘은 오래간만에 여행을 한 번 떠나봤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너무 힘들었잖아요. 자취생의 '나 혼자 산다', 자취생의 '맛 기행' 등등 좌충우돌 이야기로 인해 보시는 분들도 피곤해지셨을 듯하여 저도 죄송할 따름입니다. ^^;

그래서! 허머니가 떠났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여행지인 '전주'로 말이죠. 평일에 가도 관광객들로 북적인다는 전설 아닌 전설을 가지고 있는 곳. 수많은 음식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 우리의 옛 멋을 느낄 수 있는 곳. 저와 함께 전주로 떠나보실까요? 

아침 일찍 도착한 전주. 출발 전에 전주 이야기를 많이 들은 저는 도착해서 많이 먹어보자는 각오(?)로 일부러 아침도 안 먹고 왔습니다. 배를 움켜쥐고 서둘러 한옥마을로 출발합니다! (터미널에서 5분 정도 대로 방향으로 걸어가면 한옥마을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한옥마을까지는 대략 3km 내외의 거리예요!)

대부분의 관광객이 한옥마을에 도착하면 입구 쪽에 위치한 전동성당부터 구경하게 되는데요. 고풍스러운 모습 덕분에 인증샷을 많이 찍게 되는 곳입니다. 저 역시 빠질 수 없겠지요? 인물 없는 인증샷만을 남길 뿐...

인증샷을 찍는 와중에도 저의 뱃속에 자리 잡은 걸신들이 아우성을 칩니다. 때마침 눈앞에 나타난(이라고 쓰고 찾아간 이라고 읽는다) 음식점 하나! 전주의 콩나물 국밥집 중 가장 유명한 '왱이집'입니다. 

역시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아침뿐만 아니라 언제 어느 시간에 가도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콩나물국밥은 자극적이지 않고 구수한 국물 덕분에 더욱 인기가 높은 집입니다. 이상하게 먹은 후 며칠이 지나면 또 생각나는 마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곳 외에도 콩나물국밥집이 다수 자리 잡고 있는데요, 모두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니 위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하게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남부시장에 있는 현대옥의 콩나물 국밥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그런지 대로변에는 한옥스타일의 멋스러운 카페들도 많이 생겼습니다만 대로보다는 한옥마을 내부의 작은 골목길 사이사이를 걸어보는걸 추천합니다. (대로 쪽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한옥마을이라는 위력과 명성 때문일까요? 파리바게트와 같은 프렌차이즈 빵집도 한옥마을 느낌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입니다. 어디 가서 이런 모습을 보겠어요?

전주 한옥마을로 여행을 가신다면 사전에 반드시 기억해놔야 할 것 중 하나! 주말에는 작은 길거리 장터가 열린답니다.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다 보면 지름신이 마구 몰려오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비록 디저트를 찾아 걷고 있는 길이건만 자꾸만 맛집이 눈에들어 옵니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는 순간, 배테랑 칼국수집이 눈에 들어 오네요. 쩝쩝. (이곳의 칼국수 꼭 드셔보세요.) 이곳을 포함해 다양한 맛집들도 거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옥마을을 한참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외할머니 솜씨 팥빙수인데요. 이곳 역시 많은 분이 추천해주시는 곳입니다. 국산 팥을 사용한 정직한 단맛을 느낄 수 있어서 전주에 갈 때마다 애용하고 있지요.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아~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하시게 될거에요.

다음 코스는 오목대 입니다.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역사탐방 길이라는 이름의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요.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오목대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꽤 높기때문에 '아 바로 이거구나~' 하실 거에요. 

오목대 산책로가 유명한 이유는, 한옥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주에서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을 딱 한 곳만 뽑으라고 하면 이곳을 뽑고 싶을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곳입니다. 특히 한겨울 눈이 내리는 날에는 꼭 가보셔야 합니다. 소복이 내린 눈으로 덮인 한옥 기와의 모습은 아름답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따뜻함, 깨끗함, 고요함 그리고 멋스러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답니다.

한옥마을 초입, 전동성당 맞은편에 있는 경기전도 반드시 들여야 할 곳 중 한 곳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모신 곳으로 유명하죠. 특히 가을에 아름다운 곳입니다. ^^

그렇게 구경하며, 먹으며 하는 사이에 한옥마을에도 밤이 찾아왔습니다. 어두워졌으니 이제 집으로 가야 하느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밤에는 밤에 맞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전주를 헤매야겠지요. 저희 일행은 서신동에 있는 막걸리골목으로 이동합니다.

전주에는 막걸리 골목도 유명한데요. 원조격인 삼청동 막걸리 골목부터 시작해서 서신동 막걸리 골목 등등 다양한 막걸리를 자랑합니다. 또 하나 골목마다 상 차림이 조금씩 다른데 삼청동은 기본안주와 반찬 가짓수가 많고, 서신동은 삼계탕이나 족발이 나오는 등 요리 위주의 안주가 특징이에요.

역시 전주라서 그런 것일까요? 일반적인 술집과는 주문체계부터 조금 다른데요. 전주 막걸리집의 메뉴에는 먹걸리의 가격만 적혀있어요. 15,000원정도하는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막걸리 3병 정도의 용량이 들어있습니다.) 안주가 함께 나오는 시스템. 웬만한 안주 뺨치는 반찬들 덕분에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술이 들어간다~ 술~술~술술~술!

떠들썩 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막걸리 한 주전자가 금세 비워졌네요~ 막걸리 한 통을 시키니 안주가 새롭게 나옵니다. 정말 안주 걱정 없이 배블리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더불어 저의 뱃살도 한 없이 불어나기 시작합니다. ^^;)

전주에는 막걸리 골목 외에도 가맥집이라는 형태의 가게도 존재하는데요. (가게에서 파는 맥주집이라는 의미) 가맥집은 특히 전일슈퍼가 유명한데, 이곳에서 파는 갑오징어와 황태를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신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엄연한 맛집입니다!

아차차, PNB 풍년제과의 초코파이도 있고요(전병도 맛있어요),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물짜장, 모주와 모주 아이스크림, 슬기휴게소의 참치전 등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몇 곳을 더 추천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전주 여행 추천 맛집

중앙시장 오원집 연탄구이 김밥쌈, 서신동 하늘밥도둑 불고기쌈밥, 중앙회관 비빔밥과 고기

서신동 은성슈퍼, 베터랑 칼국수, 서신동 예촌, 남부시장 조점례피순대

※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맛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가요? 유명한 곳도 좋지만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보는 것도 전주여행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해요. (이름없는 백반집에서 제육정식 같은 걸 먹어보고 깜짝 놀란 적이 많습니다) 택시를 타면서 기사님께 전주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한옥민박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가격은 모텔보다는 조금 비쌉니다.) 이렇게 전주는 볼 것도 많고 먹을 곳도 많은 매우 특별한 관광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1박 2일 잠시 들릴 뿐인데 갔다 와서 이야기할 거리도, 기억에 남는 곳도 너무 많은 듯해요. 더불어 저의 뱃살들도 전주를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여행과 먹방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전주. 이번 주말에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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