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김명민이 찾던 비거의 배경인 진주의 모든 것

퓨전 코미디 추리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흥행했던 영화 '조선명탐정'을 기억하시나요?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배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가 함께한 영화 '조선명탐정2 : 사라진 놉의 딸'이 개봉했습니다. 탐정극으로 추리를 부각하고, 다양한 발명품으로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고 하는데요, 특히 당시에 볼 수 없었을 것 같은 다양한 발명품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중 조선판 행글라이더를 이용해 용왕섬에 잠입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것은 실제로 임진왜란 진주성 싸움에서 사용된 비거(飛車)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가 사용해 진주성 싸움! 싸움이 일어났던 그 곳은 어떤 곳일까요?

임진왜란 3대첩 한산도대첩, 행주대첩, 진주성대첩! 그중 진주성태첩이 일어난 곳은 바로 진주의 진주성인데요, 진주성에서의 일어난 두 번의 싸움, 그 중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에 벌어진 첫 번째 싸움에서의 승리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잠시나마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답니다. 진주성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의 전공비를 비롯해 전시에 성내와 외성의 군사를 지휘하던 북장대, 진주성 서문의 지휘소였던 서장대,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투신한 의암, 그리고 그 논개의 사당인 의기사 등 18여 유적을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아름다운 경치 속 역사가 살아 있는 진주로 함께 여행을 떠나 볼까요? 

의당 김시민 장군의 전공비에 가보기 전, 절경이라 이름 난 촉석루도 꼭 들려야 할 곳입니다. 다른 유적지와 달리 촉석루는 신발만 벗으면 위로 올라가 볼 수 있다는 사실! 촉석루에 올라서면 진주 시내와 남강을 내려다보는 순간 촉석루는 풍경 뒤에 품고 있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진주성 안에 있는 영남뿐만 아니라 전국을 통 들어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촉석루! 남강이 내려다 보이는 그곳에 올라서면 풍경은 아름답지만 아픈 역사가 보이는데요, 2만 명의 적군이 대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걸쳐 성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공포스럽습니다. 마른 갈대에 화약을 싸 던지고, 물을 끓여 붓고, 돌을 깨 투척했던 원시의 저항이라 더 가슴이 아픈데요, 급변하는 아시아의 정세 속에서 명나라만 믿을 게 아니라, 스스로 살 길을 모색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도 않았겠죠? 왕은 초저녁에 도읍을 버렸는데 진주를 지켜낸 장군과 병사와 백성들의 그 끓는 의리와 충절은 어디에서 왔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촉석루를 둘러 보고, 그 다음으로 가봐야 할 곳은 의암(義巖)! 진주성의 두 번째 전투가 패배해 복수를 다짐한 왜군의 화차를 앞세운 공격 앞에 이번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는데요, 이때 기녀 한사람이 적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합니다. 논개는 그렇게 기생 기(妓) 앞에 의로울 의(義)를 붙여 의기(義妓)가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 절개 높은 그의 행동 앞에서도 상황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패색이 짙었던 전투는 전 병력의 전사와 민간 6만여 명의 학살이라는 처참한 결과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앙다물었던 결의만은 진주의 혼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그의 위패가 모셔진 사당인 의기사 앞에는 이곳을 다녀간 많은 이들이 방명록을 남겨두어도 좋습니다. 꾹꾹 눌러쓴 글씨로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어느 초등학생의 글은 ‘지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진주성은 끝내 진주를 내주었으나, 지켜야 하는 것을 지켰다는 사실!

진주성에서 발이 닿는 곳마다 있는 사연들을 속속들이 보다 보면 시간이 벌써 훌쩍! 진주성을 빠져나와 뒤돌아보면 정문에 해당하는 공북문의 자태를 볼 수 있는데요, 공(拱)은 손을 가슴으로 들어 올려 공경한다는 뜻이며 북(北)은 임금이 계시는 북쪽인 북두를 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지켜야 했던 북쪽이 얼마나 한심했는지를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곳에 한 번의 큰 승리와 한 번의 패배를 새긴 당사자들에게는 의가 곧 삶이었을 테니까요. 진주성을 본 뒤 진양호도 빠질 수 없는데요. 지리산의 그림자가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이곳의 저녁 풍광은 진주에서 놓칠 수 없는 기쁨이라는 점! 날이 맑으면 붉은 노을이 환상적이고, 날이 흐리면 수묵화처럼 채도를 낮춰가는 산들의 형상이 낭만적입니다.

진주 맛집하면 두 가지가 있는데요, 진주냉면과 진주비빔밥! 한국전쟁이 한창일 당시 평양과 함흥 사람들이 진주로 피난 와 냉면집을 열었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진주냉면 때문이더라는 이야기가 있는답니다. 진주냉면은 순 메밀만으로 만들어 면발이 부드럽고 각종 해산물에 표고버섯을 넣어 만든 육수가 구수하고 시원하다는 점! 또 여기에 총총 썬 육전과 포실포실한 달걀지단이 잘 차려진 잔칫상을 받는 만족감을 준답니다. 

‘비빔밥’하면 전주를 떠오를 텐데요, 진주의 비빔밥 또한 궁중에서 즐겨 먹었을 정도로 그 명성과 아름다움이 자자했습니다. 간간하게 무친 계절 나물과 소고기의 우둔살에 갖은 양념을 한 육회를 얹은 진주비빔밥은 한양의 정승들이 이를 먹기 위해 천 리에 이르는 진주에 자주 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랍니다. 곁들여 나오는 선짓국은 부드럽게 푹 삶은 선지와 각종 내장, 두툼한 무, 콩나물, 대파가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속이 확 풀리는 맛이라는 점! 진주중앙유등시장에 유명한 비빔밥집들과 시내 곳곳에도 맛볼 수 있습니다. ^^

진주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만나는 우리나라의 역사! 진주 곳곳에서 싸움에서 적을 무찌르기 위해 몸을 던진 조상들의 숨결을 느껴보세요. 또 영화 '조선명탐정' 관람 할 때, 영화 속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얼을 되살려 보는 시간이 되어 보세요!

* 취재 더서드에이지 사진 박해욱, 이호승 판타그리에이션

* 이 컨텐츠는 한화 사보 '아름답게'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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