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소 #5 삼시세끼 맛집에 중독된 여자친구

작년 이서진과 옥택연이 출연했던 ‘삼시세끼 - 농촌편’이 큰 인기를 얻었죠? 세끼를 해먹는 일도 중요했지만, 밭을 일구는 일도 중요하기에 겨울에는 OTL. 이를 대신하여 차줌마(차승원), 참바다(유해진), 노예호주니(손호준)이 뭉친 ‘삼시세끼 – 어촌편’이 탄생했고 전편 못지않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냥 하루에 세 끼를 해먹는 프로그램인 왜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 매료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힐링’과 ‘사람 냄새’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밥 한 끼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없죠, 그리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제대로 된 밥을 먹는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 알고 보면 사람 사라는 것이 별것 없는데 말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인데 말이죠. 

그런데 오늘은 이런 먹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힐링은 커녕 스트레스만 받는다는 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가 스트레스가 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말 못 할 연애, 결혼 고민을 상담해주는 연애상담소의 다섯 번째 사연을 지금 소개해 드릴게요. 

사연의 주제부터 범상치 않음이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먹는 것이 그리 중요하더냐?’라니요. 먹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말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늘의 사연을 빨리 만나보도록 할게요.

■ 연애 상담소 사연 #5

제 여자친구는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연애를 하는 2년 동안 여자친구와의 추억이나 한 일을 생각해 본다면 맛집만 찾아다닌 것 같아요. 저는 연극 보는 것도 좋아하고, 봄이나 가을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공원에 앉아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어딜 가기만 하면 그렇게 그 주변의 맛집을 구석구석 알아오는지… 자기가 알아온 맛집을 꼭 들려야 성이 풀립니다. 물론 저도 맛있는 것을 먹으면 좋지요. 그런데 문제는 먹다가 결국 원래 하려고 계획했던 일은 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저도 좀 지치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2주년 기념으로 경주에 있는 한화리조트에 갔습니다. 리조트 주변에 경주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유적지도 가보고 천연 온천수를 사용한 워터파크인 경주 스프링돔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모든 일정을 계획하고 떠났습니다. 하아... 하지만 여자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서 주변 맛집만 돌다가 계획된 스타나 유적지 탐방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니 그 좋은 스파를… 모든 것을 안 할 만큼 먹는 게 중요한가요? 도대체 제 여자친구는 왜 그렇게 먹는 것에 집착하는 걸까요?

 

보통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를 ‘힐링’으로 표현하는데, 이 사연은 반대로 ‘밥’ 특히 ‘맛집’에 너무 집착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힘든 사연인데요, 맛집으로 인해 자신이 여자친구와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하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아서 더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 사연을 보다 보니, 삶의 Balance라는 것이 떠오릅니다. ‘삼시세끼’가 인기 있는 이유가 우리가 밥 한 끼 먹기 힘들게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살기에, 등장인물에 대리 만족하는 것이라면 이와는 반대로 이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밥’에 초점을 두어 다른 것을 적절히 균형 맞추지 못하여 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겠지요? 

또 ‘욕구’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겠네요.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 존경(인정)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는데요, 쉽게 말해 밥도 배불리 먹고, 등도 따시고 하면 사람들 이랑도 어울리고 싶고, 내 한 일에 대해서 인정도 받고 궁극적으로 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음, 나는 이 세상에서 큰일을 해내겠어.’ 하는 사람은 없지요? 우리 모두 모유도 먹고, 잠도 자고 그것이 충족되면서 자라는 존재니까요. 문제는 다른 욕구들과의 적절한 균형이 없을 때 생겨나는데요, 사연을 보내주신 남자친구도 여자친구와의 관계 특히 먹방만 찍는 관계! 이 때문에 다른 것을 하지 못하여 힘드신 것일 테고, 또 여자친구는 또 반대로 너무 생리적 욕구에만 초점을 두어서 아쉽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맛집’에 집착하는 여자친구를 변화시키고 싶은 남자친구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매번 맛있는 것만 먹으러 다니고, 도통 다른 것을 하지 못하니 말이죠! 그러나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뀔 수는 없다는 사실! 다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처방전 제목처럼 ‘은밀한 연합’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먹는 것과 사연 보내주신 분이 하고 싶은 것을 동시에 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서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치킨을 남자친구가 하고 싶다던 공원에 앉아서 맥주와 함께 먹는 것! 그러면 여자친구의 머릿속에서는 치킨과 한강이 연결되어, 한강데이트! 하면 치킨을 먹었던 즐거운 기억이 떠오를 거에요. 남자친구도 분도 마찬가지죠. 이걸 바로 ‘연합’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남자 친구’와 ‘한강’, ‘치킨’이 연합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남자 친구가 좋아하는 데이트에도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 볼까요? 2주년 여행으로 다녀왔던 경주의 한화리조트가 예를 들기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그곳에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 보죠. 우선 여자친구는 무조건 맛집을 찾았을 것이고, 남자친구는 그것을 제외한 다른 스케줄을 정리했겠죠? 그것은 여자친구의 잘못이라 할 수 없고, 두 사람 모두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여행은 두 사람 모두를 만족하게 해야 하는 여행으로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적은 뒤 상의를 하며 ‘점심에는 이 맛집을 가고, 오후에는 스파를 즐기자!’ 등의 일정표를 세우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일정에 짜인 코스대로 여행은 진행될 것이고 서로 불만 없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렇듯 연합은 물론 서로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자~ 오늘은 연애 상담소의 다섯 번째 이야기인 ‘맛집에 집착하는 여자친구’ 사연을 소개해 드렸는데요,연합과 대화를 통해 남자친구의 고민이 해결되고, 커플의 사랑이 더욱 커지길 바라봅니다. 남자친구분! 조금 더 힘을 팍팍 내시고 여자친구에게도 자기주장 좀 하시고, 그것이 힘들면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활용하여 삶의 균형을 맞춰 보시길 바랍니다. ^^ 다섯 번째 고민 상담도 끝~ 그럼 다음 연애 상담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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