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소 #7 끝이 보이는 사랑, 연인의 이별 신호

“대체 다른 사람들은 사랑했던 사람들과 어떻게 헤어지는 걸까…

모든 사랑이 첫사랑인 것처럼

모든 이별도 첫 이별처럼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그들이 사는 세상, 정지오(현빈) -

사랑에 관한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송혜교, 현빈 주연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오는 대사인데요, 우리는 여러 가지의 이유로 수많은 이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별을 해도 이별에 길드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만큼 이별은 준비하기에도, 이별의 공간을 채우기에도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이별’이라는 살짝 무거운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 보았는데요, 연애 상담소 이번 주제는 ‘이별,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몸은 이별해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몸은 함께하지만, 마음은 벌써 저 멀찌감치 떨어져 있을 수도 있죠. 이별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되니까요, 서론이 길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제 ‘이별’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사연 제목이 어디서 많이 듣던 것 같죠? 바로 리쌍(개리, 길)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의 제목을 그대로 써 보았어요. 이 노래는 사랑에 빠진 남녀가 사랑하며 추억을 쌓아 가지만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의 마음이 변하게 되는데요, 자신의 마음도 상대방의 마음도 변한 걸 알지만, 추억과 미련 때문에 헤어지자는 말도 떠나지도 못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렇듯 오랜 시간 사랑을 하는 연인의 경우는 정과 미련, 그리고 추억 때문에 헤어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데요, 오늘의 사연도 이와 같습니다. 더는 사랑이 아님을 알게 된 그! 그는 이별할 수 있을까요? 사연부터 보시죠.

■ 연애 상담소 사연 #7

안녕하세요. 저는 여자친구와 연애한 지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사귀면서 정도 많이 들고,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더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니 사랑하지 않아요. 사랑하지도 않는데 사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게도 여자친구에게도 나을 게 없죠.

그런데 헤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 딱히 뭐라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여자친구 반응도 걱정돼요. 지금은 만나고 있는데 이런 제 마음을 눈치챘는지 여자친구가 자주 저에게 달라졌다고 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입니다.

다른 어떤 이별들 보다, 연인 관계의 이별은 선택이 가능한 일이지요. 잔인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쪽이 이별을 ‘선택’한다면 다른 한쪽은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못하느냐’ 이 두 방법밖에 없습니다. 설령 그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들, 상대는 이미 나를 정리했겠지요. 

연인관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일 겁니다. 마음이 없는 관계는 죽은 관계나 다름이 없죠. 친구나 가족은 때로는 애‘증’관계일 수도 있고, 또 부부 관계는 연인 관계에서의 풋풋하고 가슴 떨리던 사랑 방식에서 또 다른 사랑 스타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인관계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간단하기도 한 관계일 수도 있겠네요. 내가 저 사람을 한 여자로서, 또는 한 남자로서 ‘사랑하느냐’, ‘안 하느냐’로 나누어지는 것이니까요!

이별이 쉬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계를 기반으로 힘을 얻고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인데요, 더욱이 나와 같이 또는 나보다 더 사랑한 존재였다면 그 이별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나는 아직 사랑하는데, 상대는 나를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니까요. 나도 사랑받기를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별이 어렵다고,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게 헤어짐을 고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상대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상대방이 매달린다고요? 그것은 상대방이 알아서 정리해야 할 몫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불쌍한 마음’에 상대방이 붙잡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상대를 기만하는 일이며,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데, 상대방을 책임질 것이 아닌데 관계를 질질 끄는 것은 상대방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입니다. 

물론, 상대에게 내가 옆에 있다는 순간적인 위안을 줄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그 관계가 건강한 관계일까요? 비록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별을 고한 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거짓말하지 말고, 둘러대지 말고,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솔직해지세요. 설령 내가 나쁜 남자로 기억되기 싫어서 둘러대는 순간, 정말 나쁜 남자가 되는 길입니다.

이번 연애 상담소 일곱 번째 사연은 그동안 소개해 드린 사연 중에 가장 무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헤어짐’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어려울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고 망설이는 것은 나 자신을 속이고, 상대방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 될 수 있어요. 헤어질 때는 단호하게 끊는 것이 서로를 위한 길입니다. 그리고 이별의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 줄 몫입니다. 물론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이 있듯, 새로운 사람과 사랑하며 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누구에게나 사랑할 자유는 있으니까요! 그럼 오늘의 연애 상담소는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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