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라이딩? 자전거 국토종주의 모든 것!

봄은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도, 그리고 벚꽃/봄꽃 구경으로 가슴이 설레는 계절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겨우내 추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야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데요, 산책하기도 나들이 나가기도 매우 좋지만, 특히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무한도전 - 식스맨 프로젝트’에서 식스맨 후보였던 최시원(슈퍼주니어)이 아이디어낸 ‘자전거 뚜르 드 서울’에서도 최시원과 하하가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거의 한 바퀴 돌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날씨가 풀리니 한강이며, 근처 공원이며 자전거를 타고 나온 분들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자전거는 근처 공원을 달리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살~짝 도심을 벗어나 시외로 나가 보는 것도 매력 폭발! ‘어떻게 자전거를 타고 시외까지 나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자전거 타기에 조금 익숙하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자전거 타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자전거 도로 상태도 매우 좋죠. ^^

항상 집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든 생각 ‘자전거를 타고 부산에서 인천까지 가보면 어떨까?’. 2013년 8월 초, 매일 빈둥대며 지내던 저에게 생긴 하나의 목표입니다. 우연히 인터넷을 돌면서 알게 된 자전거 국토종주. 집 주변에서만 자전거를 타던 저에게는 커다란 놀라움이었고, 망설일 시간도 없이 '올해 안에 반드시 도전해야지'라는 마음이 가슴속에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틈나는 대로 국토종주에 대한 글을 찾아 읽어보고 공부도 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이제는 떠나야겠다'라는 마음이 들더군요! 출발 시각은 오늘 밤 자정. 자정에 출발한다는 이야길 당일 아침에서야 꺼냅니다. 갑작스럽게 이것저것 간식거리, 마실거리를 챙겨 오후 7시쯤 잠이 들었다가 자정이 다 되어서야 일어나 첫발을 내디뎠는데요, 긴 시간을 준비했지만, 출발 결정은 조금 갑작스러웠죠?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고 또 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는데요, 저의 자전거 국토종주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국토종주 자전거 길은 2009년 초 녹색뉴딜정책의 하나로 생겨났는데요, 자전거 인프라 조성과 자전거 이용문화의 확산을 목적으로 전국 곳곳에 자전거를 위한 도로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2014년 4월 완전히 개통된 자전거 길의 길이는 총 1,757km에 달할 정도! 이중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 을숙도까지의 633km 자전거 길을 흔히 국토종주 자전거길이라고 말합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에서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종주자전거길, 남한강자전거길, 새재자전거길, 낙동강자전거길이 합쳐진 633km의 대장정을 국토종주길이라 부르는데요, 각각의 자전거 길은 그 길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는 점~ 백문이 불여일견(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달려보면 눈으로 그리고 피부로, 마음으로 그 특징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사실 저는 젊음과 열정을 앞세워 당차게 국토종주를 준비했지만, 여러 가지가 미흡했는데요, 대구에서 자정에 출발하여 잠을 자지 않고 서울에 도착한다는, 다소 황당한 계획을 세웠으니 말이죠. ^^; 비상상황에 어떠한 준비물도 가져가지 않았고 그 대가는 서울로 올라가는 내내 피부로 느껴야 했습니다. 참고로 보통은 5일~10일 정도, 평균 일주일 정도를 국토종주 기간으로 잡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그리고 계획에 따라 하루하루 달릴 거리를 사전에 점검하고 식사 장소와 숙박업소에 대한 정보를 출발 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

633km를 이동하면서 많은 에피소드와 마주하게 됩니다.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을 오르기도, 때로는 계속되는 내리막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요, 다소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지만 사실 특별히 어려운 구간은 없습니다. 대부분이 낙동강과 한강을 따라가는 평지기에 자전거 초보자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종주 길이라면 심심하겠죠?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다 보면 딱 한 군데 어려운 코스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커다란 고개를 뜻하는 '령'자가 붙은 이화령이 바로 최고의 난코스인데요, 이화령은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군 사이에 있는 고개로 548m 높이의 고개로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고개지만 그 길이가 자그마치 7km에 이른다는 사실! 서울에서 내려가도, 부산에서 올라가도 이곳 이화령을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데 오르막만 7km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대부분 도전자가 이곳에서 고비를 맞이합니다. ㅠ_ㅠ 

진짜 딱! 한 군데의 평지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 구간! 차라리 자전거에서 내려와 끌고 올라가는 편이 더 나을지도… 체력이 떨어진 저는 처음부터 자전거를 끌었는데 올라가는 데만 대략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지옥의 코스도 끝은 있는 법. 이화령 정상에는 국토종주 인증센터와 함께 달콤한 쉼터가 기다리고 있으며, 쉼터를 지나면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야호 +_+ 나머지 7km의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진 길데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자전거가 앞으로 쭉쭉~ 15분 이상의 내리막은 오르막의 힘듦을 날리기에 충분하답니다. ^^

자전거 국토종주를 더욱 즐겁게 하는 우리만의 아이템! 해외여행을 하며 각 나라를 방문할 때 여권에 스탬프를 받는 것처럼, 인증수첩에 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데요, 국토종주 지정된 인증센터에는 각기 다른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 빨간 공중전화부스를 전상 캐 하는 인증센터에서 스스로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며, 24시간 365일 인증센터는 열려있으며, 인증 순서나 날짜도 상관이 없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인증센터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데요, 일정 구간을 다니고 몇 달 뒤에 다른 구간을 다녀도 괜찮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인증수첩에 있는 스탬프만 다 모으면 되는데요, 한강과 남한강, 새재와 낙동강 구간별 종주 스티커를 모으면 국토종주 완료! 다 모은 스탬프를 확인받으면 한 달 뒤 집으로 인증메달과 인증서가 배달되며, 인증수첩은 지정된 인증수첩 판매소에서 4,000원에 비닐 덮개와 지도는 500원에 별도로 판매합니다. 자세한 인증센터는 자전거행복나눔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자전거행복나눔

- 홈페이지 : 바로가기(클릭)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자전거 국토종주는 마냥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출발지에서 목적지 그리고 다시 출발지도 돌아오는 방식이지만, 준비해야 할 것도 챙겨야 하는 것도 은근 많다는 사실! 그냥 충동적으로 떠나서 그것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도 좋지만, 이왕이면 모든 준비를 끝내고 완벽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우선 자전거 국토종주 출발 전에 일주일 정도 시간을 잡고 자전거 정비를 꼼꼼하게 마쳐야 합니다. 브레이크의 마모 부분, 체인의 기름양, 타이어의 공기압 상태, 브레이크 상태 등은 필수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엉덩이가 몹시 아프다고 했죠? ㅠ_ㅠ 자전거 국토종주는 하하 보다 더 오랜 시간, 그리고 더 먼 거리를 달려야 하므로 자전거 안장 쿠션 등을 꼭! 챙겨주세요. 우리의 엉덩이는 소중하니까요! ^^ 자전거의 상태 점검이 끝났다면 이제 하루의 몇 km를 달릴지, 어디까지 갈지를 정해야겠죠? 초보라면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는 짧은 코스로 다녀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 그러나 자전거 국토종주는 짧아도 5일은 걸리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우리는 근성! 으로 이겨내야겠죠? 자전거를 오래 타나 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처음 계획과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니, 커다란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놓고 하루, 이틀, 삼일 달릴 거리와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체크 사항! 바로 숙박입니다. 열심히 달렸으니 쉴 때는 저도 자전거도 푹 쉴 수 있어야겠죠? 미리 숙소를 정하지 않고 가면 예약이 꽉 차서 묵지 못하거나, 숙소를 찾지 못해 밤새 헤매게 되는 아찔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자전거 국토종주가 활성화되면서, 국토종주와 관련된 서비스 산업 또한 함께 성장 중인데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종주길 주변에 바이크텔이 자리 잡고 있으니 미리 체크! 예약해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길 바랍니다. 

■ 자전거 국토종주 준비물 체크리스트 

1. 자전거 인증수첩 

2. 여벌의 옷 (바람막이는 여름에도 꼭 챙기세요. 밤이나 아침에는 제법 쌀쌀합니다.) 

3. 예비 자전거 튜브, 휴대용 펌프 (자전거 펑크의 위험성은 언제 어디서든 도사리고 있습니다.) 

4. 전조등, 후미등 (야간 라이딩의 필수품, 새 건전지로 교체하세요. 스마트폰과 여분의 충전 배터리 (스마트폰이 상당히 요긴하게 쓰입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떠나기만 하면 될 것 같다고요? 잠시만요! 마지막으로 자전거 국토종주를 다녀온 저의 깨~~~알 TIP을 확인해주세요.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배운 것이니 여러분의 자전거 국토종주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거예요. ^^

나머지 구간은 평탄한 길로 무난한 코스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끝이 없는 도로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구간입니다. 약간은 심심할 길, 이럴 때 스마트폰이 진가를 발휘하지요! 음악을 크게 들어도 노래를 크게 불러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피로를 날려버릴 테니까요, 아 참, GPS 앱을 설치하여 구간을 점검하거나 평균 속도를 확인하며 가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야간 주행보다는 해가 떠 있는 낮에 이동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되어있는 우리나라다 보니, 야간 라이딩은 약간의 위험성이 뒤따릅니다. (물론 전문가라 해도 말이죠) 야간에 이동하며 마주친 토끼가 어찌나 무섭던지, 자전거를 탄 저를 보고 놀란 노루가 펄쩍 뛰는 걸 보고 저도 덩달아 펄쩍 뛴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ㅠ_ㅠ 

또한, 전조등/후미등도 제법 좋은 제품을 사용해야 그 효과를 발휘하는데요, 시야 거리 확보가 다르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전조등과 후미등이 아무리 좋아도! 국토종주를 처음 계획한다면 모든 이동은 낮에 하는 것이 좋겠네요

배낭 속에는 항상 여분의 간식과 음료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구간에는 슈퍼마켓이 보이지 않는 구간도 있기에 슈퍼마켓이 보일 때마다 충분한 간식거리를 새로 보충하는 것이 좋죠! 종주길 곳곳에서 '~까지 마지막 슈퍼마켓'이라는 표지판이 있으므로 그런 표지판이 보이면 반드시 이곳 상점에 들려 간식을 구매하는 센스! 평소에 간식을 잘 안 먹어서 괜찮다고요? 아니요! 평소에 간식을 잘 안 먹는 사람도 자전거 라이딩 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간식을 필수랍니다.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거나 목이 너무 마른데 먹을 것과 마실 게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것은 즐거운 자전거 라이딩이 아닌 지옥의 라이딩이 될 거예요. ㅠ_ㅠ

처음부터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완주하는 방법은 바닥의 노란 화살표와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을 잘 살피고 따르는 것! 쉬울 것 같죠?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표지판을 놓치는 경우 잘못된 길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답니다. 모든 길은 500m나 1km마다 구간을 표시가 되어 있는데요, 1km 이상을 가도 표지판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90% 이상이 잘못 가고 있는 길! 더 가볼 필요 없이 즉시 되돌아가서 놓친 화살표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5km 이상을 가도 화살표가 나오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습니다. ㅠ_ㅠ 

자전거를 타고 인천에서 부산까지 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척이나 고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자전거 고수들이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국토종주는 자전거 초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 자신의 능력에 따른 철저한 구간 계획과 약간의 지리정보만 알고 있다면 모두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리라 생각합니다. 완주의 가장 큰 비결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라 생각합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이라는 마음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가다 보면 어느새 스탬프를 쾅쾅 찍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5년의 큰 계획으로 자전거 국토종주는 어떠신가요? 돌아보면 분명 멋진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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