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생활 #5 지금은 뇌섹시대! 파주출판도시

여태까지 지구와 인류가 모두 행복해지는 소비생활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소소한 골목, 착한 식당 등을 찾아왔는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 스스로는 행복한 소비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래서 저의 하루는 어떤지 스스로 관찰을 해봤습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 머리맡에 둔 스마트폰을 들어 지난밤 SNS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피고,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웹서핑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중간중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행동은 반복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몇 번이나, 몇 시간이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지 셀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가끔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그간 빠르고 쉽게 얻었던 정보를 천천히, 그리고 발품을 팔아가며 차곡차곡 쌓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말하는 뇌가 섹시한, '뇌섹'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번엔 여유와 지식이 넘치는 곳, 파주출판도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소개하기 전에 한가지 질문!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책을 읽어 본 적, 언제가 마지막인가요?

총면적 156만㎡, 축구장 210개를 합친 크기와 같은 '파주출판도시'에는 출판사, 인쇄사, 제본사, 디자인사, 출판유통센터 등 200여 개의 관련 기업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매년 10원에 열리는 '파주 북소리 축제'는 아시아권에서는 더 비교할 곳이 없는 지식 유희의 축제가 되었는데요, 요즘 같은 뇌섹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판뿐만 아니라, 건축 여행의 1번지라고도 불리는 파주출판도시! 이곳을 거닐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설령 책 한 권 들여다보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건축물들이 가득하죠. 문득 어디서 본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해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출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꽃피는 계절이면 걷는 것만으로도 화보가 된답니다. 

중간중간 만나는 다리에도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데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을 남긴 안중근 의사의 어릴 적 이름을 딴 ‘응칠교’,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실학자 정약용의 호를 딴 ‘다산교’ 등 출판도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리 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기념한 ‘직지길’에는 실제로 인쇄소들이 입주해 있어 그 의미를 더욱 빛내고 있답니다. 이렇게 모든 요소가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진 파주출판도시. 이곳에서 여러분께 꼭 맞는 책을 찾아 여러분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

■ 파주출판도시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전화 : 031-955-0050

홈페이지 : 바로가기(클릭) 

2014년 6월 19일, 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도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고개를 뒤로 젖혀도 다 보이지 않는 8m 높이의 서가가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압도적인 웅장함! '지혜의 숲'은 오픈과 동시에 파주출판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 속 야수의 서재를 보며 늘 탐내왔는데요, 지혜의 숲에 있는 동안은 이 도서관이 내 서재인 것처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그저 이 공간에 있을 뿐인데 서재에 꽂힌 약 50만 권의 책이 가진 지식이 머릿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것 같아요. 특히나 이 엄청난 장서들이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요, 우리나라의 전문가들, 지식인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출판사들이 책을 기증한 덕분에 지혜의 숲에서는 누구나, 어떤 책이라도 열람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혜의 숲은 모두 3가지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중에는 무려 24시간 동안 개방하는 곳도 있답니다. 이곳은 입소문이 자자한 게스트 하우스 '지지향(紙之鄕, 종이의 고향)'의 라운지로도 사용된답니다.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지지향에서 아주 특별한 1박 2일을 경험해도 좋을 것 같아요. 책의 숲에 둘러싸인 휴가라니 벌써 뇌섹피플이 된 것 같지 않나요?

■ 지혜의 숲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전화 : 031-955-0082

운영 시간

- 지혜의 숲 1,2 :  10:00-20:00

- 지혜의 숲 3 : 24시간 개방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건물 1층. 호기심에 기웃거리다 쓰윽 들어갔더니, 어머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치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오래된 나무 향기가 기분 좋게 코끝을 스치는 이곳은 '문발리 헌책방 골목'입니다. 손때 묻은 헌책을 열람하거나 살 수 있는 북카페로 옛 종로의 어느 책방을 그대로 옮겨온 듯, 나무로 된 서가에 15,000여 권의 책이 카테고리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답니다. 

문발리 헌책방 골목은 혼자서, 둘이서, 혹은 온 가족이 와도 좋은 곳으로,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는 작은 공간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고, 도란도란 독서 토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책과 관련된 다양한 강연 및 이벤트도 상시 진행하고,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카페 한 편에는 소규모 스크린이 있어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어요. 문발리 헌책방 골목은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간이랍니다. 게다가 수많은 헌책 중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할지도 몰라요!

■ 문발리 헌책방 골목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40-21

전화 : 031-955-7440

운영 시간 : 10:00-19:00(월요일 휴무)

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따순기미'는 '항상 따뜻하고 양지바른 남쪽 섬마을'인 여수의 이름 양지 마을의 순우리말입니다. 따순기미의 대표 김경오 파티시에의 고향이 여수라는 사실!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북카페가 많은 파주출판도시지만, 진정한 맛은 여기에 숨어있었어요. 이름처럼 따순기미의 빵들은 모양새도 하나같이 정겨운 것이 특징인데요, 모든 빵을 매일 굽는 것은 기본, 우리 땅에서 자란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하고, 화학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재료로 건강빵을 만드는 곳입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한우 수제버거와 단팥빵, 뚝배기 팥빙수인데요, 본디 햄버거는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이라는 것도 여기선 통하지 않아요. 차갑게 먹어도 참 맛있는 한우 수제버거는 자극적이지 않고 외려 구수한 것이 별미입니다. 특히 뚝배기 팥빙수에 올라가는 직접 쑨 팥은 단맛이 강하지 않아 시원한 팥빙수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한쪽 벽에 적힌 당부가 인상적입니다. "제발 농부가 애써 지은 팥은 남기지 말아주세요." 따순기미의 진심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 따순기미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20 (메가박스 건물 1층)

전화 : 031-8071-6071

운영 시간 : 07:30-22:00

지혜의 숲에서 나를 위한 이야기를 찾아보기도 하고, 문발리 헌책방 골목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고, 따순기미에서 맛과 정성이 담긴 한우 수제버거의 고소함도 느껴보세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쳐가는 현대인을 위한 또 다른 힐링, 파주출판도시에서 즐기는 느긋한 휴식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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