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생활 #6 인간의 조건, 최현석 셰프가 바라는 파머스 마켓이란?

흙과 자연이 함께하는 친환경적인 삶을 위해 삭막한 도시 생활을 등지고 전라도나 충청도, 제주도 등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은퇴를 앞둔 분들이 귀농에 관심을 보이고 시작했다면,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도 귀농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트렌드에 맞춰 벌써 많은 셀럽이 귀농해서 행복한 전원 생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도 단연 눈에 띄는 연예인은 앞으로 해도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그녀의 전원 생활은 이미 제주도 관광코스(?)가 됐을 만큼 많은 관심을 사고 있는데요, 하지만 제주도같은 섬이나 전라북도같은 지방으로 떠나기에 우리는 서울에서 할 일이 너무 많죠? ㅠ_ㅜ

이효리처럼 제주도로 떠나 자연을 만끽하는 삶을 살 수 없는 도시인을 위해서 대체 프로그램으로 떠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도시농업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최근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는 대세 최현석 셰프와 정창욱 셰프, 윤종신, 조정치, 박성광, 정태호 등이 영등포 구청 옥상에서 도시농업하는 내용을 방영하고 있는데요, 도심 속 옥상 공간에 직접 흙을 깔고 모종을 심고 농사법을 배우면서 도시농업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조건 출연자들의 최종 목표는 이 작물들이 다 자라면 직접 '파머스 마켓'에서 판매하는 것! 농부가 직접 제배한 작물을 판매하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파머스 마켓에서 정창욱 셰프가 먹거리를 판다면 꼭 사러 가고 싶습니다. +_+ 파머스 마켓은 중간 거래상 없이 농부가 직접 판매하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중세시대 유럽의 농부들이 농산물을 직접 도시 주변으로 가져와 물물교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재래시장이랄까요? 

세계 곳곳에 활성화되고 있는 파머스 마켓이 요즘에는 농부들의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저렴하고 맛있는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뜨고 있는데요, 1810년에 시작된 캐나다 킹스턴 파머스 마켓이나 8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LA파머스 마켓, 세계 문화 유산에서 열리는 스위스 벨린쪼나 토요 장터 등 그 지역의 특색을 가진 파머스 마켓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천루가 즐비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열리는 장터인데요, 뉴욕 유니온스퀘어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이나, 지역민과 상생하기 위해 벌어지는 특급 호텔의 장터같이 도시의 특색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마켓으로 일명 '도심형 파머스 마켓', '도시형 장터'라고 합니다.

도시형 장터는 판매자가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나 과일, 이것을 이용해 만든 각종 먹거리로 가득해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향한 도시인의 바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도시형 장터에 방문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2012년부터 이 멋진 도시형 장터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 바로 지금부터 소개드릴 도시형 장터 '마르쉐@'입니다.

2012년 10월의 어느 멋진 날, 혜화동에 도시농부와 시골농부가 손수 농사지어 들고오는 먹거리와 요리사와 수공예 작가가 한마당에 모여 만든 작은 장터가 열렸습니다. 이것이 음식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안심하면서 사고 파는 도시형 장터 마르쉐@의 시작인데요, 시장이란 뜻의 프랑스어 '마르쉐(Marche)'에 장소를 나타내는 전치사 'at(@)'을 더해 '마르쉐@'라는 이름을 가진 마르쉐@랍니다!

마르쉐@는 먹거리 이외에도 젊은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대안적 문화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마르쉐@의 물품 판매와 조리, 식사를 위한 특별한 키트를 제작하는가하면 마르쉐@만의 보자기를 만들기도 하고, 컴필레이션 음악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또한, 살림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천연 재료로 만드는 살림살이를 알려줘 실생활에 무척 유용합니다. 

매달 둘째주 일요일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정기적으로 마르쉐@혜화가 열리는 날! 한 달에 한번만 만나기 아쉬운 마르쉐@이지만 최근에는 점점 많은 곳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명동성당 1989광장에서는 계절마다 한번씩 특별한 마르쉐@명동이 열리며, 추가로 10월과 11월에는 양재 시민의 숲에서 열립니다. 아 참, 참고로 너무 더운 8월은 마르쉐@가 휴장하니 방문 전에 꼭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세요.^^

마르쉐@에서는 도시와 인간, 환경이 공생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법 찾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의 가치와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마르쉐@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대신 보증금을 내고 식기를 대여하고 있다는 점~ 음식을 다 먹고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개인 식기를 준비해오면 특별한 메뉴를 제공하거나 가격을 할인해주고 있으니, 마르쉐@ 방문 시 개인 식기를 챙겨가는 센스를 발휘해보세요! ^^

■ 마르쉐@

- 홈페이지 : 바로가기(링크) 

비가 주르륵 내리는 7월 12일! 매달 두 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마르쉐@혜화에 방문했습니다. 메르스의 여파로 6월 마르쉐@혜화가 열리지 않아 더욱 반가웠는데요, 태풍 찬홈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마르쉐@혜화의 장소인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그간 가뭄으로 메말랐던 땅도, 메르스도 메말랐던 사람들의 사이도 촉촉하게 적셔 준 7월 마르쉐@혜화! 다양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도마, 드라이 플라워 소품, 앞치마 등도 나와 더욱 풍성한 장터를 만들어줬습니다.

오전 11시 부터 열린 마르쉐@혜화는 오후 1시가 넘어갈 무렵이 되니 먹거리가 대부분 동났을 정도로 문전성시! 비건재료로 만든 케이크는 물론 민트 밀크, 현미 튀밥같은 처음 보는 먹거리도 많았는데요, 공원 곳곳에는 이런 독특하고 건강한 음식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사실 일요일 늦은 점심을 생각하고 방문한 사람들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래도 다양한 공예품과 천연 화장품이 소박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위안이 되었습니다. 정성 가득한 상품을 내놓는 이도, 그 상품을 소비하는 이도 서로가 전하는 소중함을 알기에 종일 마르쉐@혜화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파머스 마켓에는 먹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먹거리를 직접 키우고 만든 사람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답니다. 덕분에 물건을 살 때 농사나 요리와 관련된 팁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 인간의 조건처럼 옥상에서나 근교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라면 꼭 한번 가봐야겠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사람으로 가득한 진짜 사람 냄새나는 장터, 도심형 장터를 방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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