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생활 #7 건강 맛집부터 착한 가게까지, 홍대 에코 투어

정말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연일 푹푹 찌는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럴 때는 양산/ 모자 등으로 햇빛 가리기, 물 많이 마시기, 어둡고 달라붙는 옷 입지 말기, 태양이 강렬한 1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 등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더위를 피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 최고봉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과 에코에코한 곳에 가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이번 착한 외식 생활에서는 불볕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이 있는 홍대 맛집과 공간에 있으면 저절로 힐링되는 착한 가게까지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그것도 무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 ‘홍대’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말이죠! ^^ 자~ 그럼 홍대로 떠나는 건강한 맛집과 착한 가게 탐방! 지금 출발할게요. ^^

예닐곱 개의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공간이지만, '매운 숙성 카레'를 맛볼 수 있는 카레팩토리! 이미 홍대에선 커리가 맛있는 곳 중 하나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30여 가지의 허브를 푹 고아 4일간 저온 숙성시킨 카레가 특징인데요. 은근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매콤한 맛까지 더해지니 밥 리필은 필수랍니다. ^^

맛도 맛이지만, 사실 이곳이 진짜 사랑받는 이유는 오래 공들여 끓인 카레만큼 깊고, 진한 마음에 있어서라고 하는데요, 간판에도 또렷하게 적혀 있는 문구 '농촌&농민과 함께하는 카레팩토리'. 농학박사인 천춘진 대표가 실제로 2004년에 귀농한 후, 당시엔 한국에 없던 어린잎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이 어린잎채소와 커리를 접목한 것이 지금의 카레팩토리를 만들어진 것이지요. 농업이 나라의 근간이라 굳게 믿고 있는 그는 누구보다 농부의 마음을 잘 알았고, 그가 재배하는 어린잎채소뿐만 아니라 카레팩토리에서 사용하는 주요 재료들은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수급하고 있다는 사실!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작은 움직임이죠. 

모두 친환경 농산물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익금 일부는 농촌 어린이 장학금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그야말로 농부의, 농부에 의한, 농부를 위한 카레인 셈입니다! 애지중지 정성을 다하고 때론 깊은 시름으로 길러낸 우리 농산물. 그 마음이 제가 먹는 한 그릇 카레에 담겼다고 생각하니, 쌀 한 톨도 남길 수가 없겠죠? ^^ 아 참, 이렇게 착하고 맛있는 카레팩토리에서 불볕더위와 맞설 만큼 매운 맛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이 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은 주방 쪽에 준비된 매운 소스를 카페에 넣어 드시면 됩니다. 단! 너무 매워서 입안에 불이 날수도 있으니, 조금씩 맛을 보면서 넣어주세요.

■ 카레팩토리(Curry Factory)

- 가게위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0-23

- 전화번호 : 080-280-0808

- 영업시간 : 11:00 - 22:00

세상에 태어나 생명을 부여받은 모든 존재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필요하니까 만들어졌을 것이고, 그것이 곧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교동에 위치한 '오브젝트'에는 버릴 것 하나 없는 물건을 만날 수 있어 이러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다루는 브랜드 '오브젝트'의 오프라인 매장인 이곳은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1층에는 다양한 철학과 마인드를 품은 제품들이 손톱보다 작은 귀걸이부터 커다란 인형과 가방 등에 이르기까지 가득해 하나하나 그 의미를 생각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솜씨에 반해 지갑이 열리는 건 다반사고, 환경과 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에 이끌려 계속 머무르고 싶은 것은 덤이랍니다. ^^

2층에는 리사이클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짝거립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공간은 ‘물물교환 코너’. 나에겐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가지고 오면 이미 다른 이들이 두고 간 물건과 교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버림받는 물건이 없어지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움직임 자체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저 둘러보기만 해도 괜히 미소가 지어지는 공간 오브젝트. 새하얀 간판에 새겨진 문구처럼 이곳에서 '현명한 소비'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브젝트(Object)

- 가게위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0-1번지

- 전화번호 : 02-333-1369

- 영업시간 : 11:00 – 22:00 / 주말의 경우 23:00까지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자그마한 '공장'. 통유리 너머로 소담스럽게 전시된 공책들이 눈에 띕니다. 2002년 친구와 함께 핸드메이드 문구 제품을 홍대 플리마켓에 낸 것이 지금의 공장을 만들었는데요, 만드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괴롭다는 박현정 대표는 그린디자인을 지향합니다. 

에콜로지페이퍼에 북극곰이나 펭귄처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자화상이 담긴 ‘멸종 위기 동물 노트’, 신문지를 재활용해 박음질로 마감한 ‘재생 신문 연필’, 파일에 노트를 리필할 수 있도록 제작한 ‘파일 A5’ 등 흥미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아이템이 많답니다. 특히 수익금의 10%는 야생동물보호기금에 기부되니, 구매를 통한 자발적 기부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요! 

이곳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제품은 다리어리로 매년 지구 환경이나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제작되며, 또한 가능한 버려지는 페이지가 없도록 애쓰고, 종이를 재단하면서 잘려나가는 귀퉁이는 명함으로 만들어집니다. 일명 ‘자투리 명함’인데요, 이곳 직원들의 명함의 크기와 디자인, 재질이 모두 다른 이유입니다. ^^

겉모습에 치중한 디자인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공장. 그렇다고 디자인과 메시지가 거창하지는 않아요. 다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무겁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작은 변화라는 것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공장의 이유 있는 그린디자인의 내일을 더욱 기대해도 되겠지요?

■ 공장(Gongjang)

- 가게위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7-13번지

- 전화번호 : 02-338-0345

- 영업시간 : 10:00 – 19:00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계절이 뚜렷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라고 교과서에도 나왔었는데, 이제는 그런 자랑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변하는 이런 날씨는 우리 인간들의 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는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왔는데, 우리가 너무 쉽게 간과한 것은 아닐지… 오늘 전해드린 착한 가게는 물론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여 건강한 지구를 후세에 물려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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