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마켓부터 클라이드 워렌 파크까지, 미국 재생 공간

어릴 적 취미 삼아 레고(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는 장난감)를 조립하며 놀아본 분이라면 블록 놀이의 매력을 아실 겁니다.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바닥 위에 집을 만들고, 집 옆에는 큰 빌딩을 만들어 넣으면 어느새 나만의 마을이 뚝딱 하고 생기는데요, 이렇듯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더욱 재미있었죠?

▲ 위 이미지는 참고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블록이 집도 되었다가, 자동차가 되었다가, 빌딩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도 여러 번 바뀔 수 있다면 활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러한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진 곳이 있다고 해요! 버려지고 방치되었던 공간이 활기와 행복으로 재탄생 되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생명이 불어넣어 진 미국의 세 지역! 그곳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살펴볼까요? 

샌프란시스코의 옥타비아 스트리트 주차장 K와 L 구역! 주차장이지만 자동차와 사람이 도통 사용하지 않는 삭막한 빈 공간이었는데요, 어느 날 ‘이 공간을 멋지게 활용할 수 없을까?’라고 생각한 샌프란치스코의 건축가 Douglas Burnham이 Proxy 프로젝트라는 무기를 들고 나섰습니다! 주차장을 임대하여 콘테이너를 설치하고, 이 콘테이너를 상업용 팝업스토어로 만든 것이죠. 

▲ 위 이미지는 참고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썰렁했던 주차장에 멋지게 디자인된 콘테이너 박스들이 줄지어 배치되자, 이곳에는 점차 푸드트럭, 각종 소매상, 비어 가든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간의 주된 콘셉이 ‘팝업스토어’인 만큼 각종 소매상과 가게들은 오직 임시로 계약을 하게 되었고, 주민들과 소비자들은 매번 새로운 사업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에 도전의 기회를 선사했다고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Proxy 프로젝트의 인기 덕에 2021년까지 운영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삭막했던 주차장이 세련된 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한 모습! 여러분도 직접 가보고 싶지 않나요? ^^

미국 텍사스 북부에 있는 댈러스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황야가 떠오르지는 않으세요? 아득히 펼쳐진 도로와 황무지가 그려지는 댈러스는 사실 예술과 문화공간으로 유명해진지 오래입니다. 

미국의 댈러스 시청은 최근 8차선 고속도로 위에 무려 면적 20,000제곱미터의 공원을 만들었는데요, 그 이유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바로 20분 안에 모든 곳을 걸어서 갈 수 있게 하자는 ‘20분 동네’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하는데요, 고속도로에 공원을 만들자는 대담한 계획으로 댈러스는 보행자가 늘어가는 걷기 편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댈러스는 서부의 황야 대신 푸른 활기를 상징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 

뉴욕으로 여행을 가면 빼놓지 않고 가봐야 하는 관광지는? 바로 첼시마켓이죠! 북적이는 시장의 활기와 없는 게 없는 먹거리가 매력적인 첼시마켓은 거대한 이 공간만이 가진 빈티지하고 오래된 느낌의 인테리어를 감상하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첼시마켓이 한 때는 황량하게 버려진 공장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첼시마켓은 유명한 과자 회사 나비스코(National Biscuit Company)가 1,900년대에 세운 공장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오레오’가 처음 만들어진 공장이 바로 첼시마켓이랍니다. ^^

▲ 위 이미지는 참고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1950년대에 나비스코의 공장들이 모두 뉴저지로 이전하면서, 이 공장은 버려진 건물이 되었는데요, 1990년대 한 투자자에 의해 현재의 첼시마켓이 만들어졌고 옛 구조, 스타일, 낡은 부분 모두를 그대로 보존하여 지금의 이색적인 모습으로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버려진 과자 공장이 뉴욕의 대표 관광지가 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미국에 Proxy 프로젝트, 클라이드 워렌 파크, 첼시마켓이 있다면! 국내에는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의 자투리 공간에 대한 관심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72시간 동안 시민, 전문가, 학생 등이 함께 도시에 버려진 공간의 재탄생을 위해 노력하는 창작 활동을 말하는데요, 작년(2014년)에는 홍대에 버스킹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인 ‘한화 꿈의 스테이지’와 이대역 앞 공원에 썸의 기운을 불어넣은 ‘한화 썸타는 계단’ 등 자투리 공간의 변신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올해(2015년)는 서울의 그늘을 불꽃 아이디어로 밝히기 위해 여름철이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일상 속 피서지인 다리 밑 공간 9곳을 선정해 저마다의 특성을 살리고 유쾌한 감성으로 밝혔습니다. 특히 청계천 삼일교 하부 ‘한화 불꽃길’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선조들의 뜨거운 가슴과 그들에서 시작된 광복의 불꽃을 표현하여 벽화를 새겼는데요, 밤이면 벽화 꽃봉오리마다 켜지는 60개의 LED 불빛이 장관을 이루니, 가을 나들이 겸 꼭 한번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릴게요. ^^

그리고 한 곳 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색다르게 변신한 원효대교 하부 ‘한화 불꽃계단’! 이곳은 계단 위에서 아래를 바라볼 때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볼 때 벽화 모습이 달라져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는데요, 특히 10월 3일 토요일에 개최되는 ‘2015 서울세계불꽃축제’ 명당자리로도 꼽히는 곳이니, 당일 조금 일찍 가 계단 벽화도 구경하고, 불꽃축제도 관람하면 좋을 듯합니다.

팝업스토어로 365일 새로운 샌프란시스코의 Proxy 프로젝트부터 클라이드 워렌 파크, 뉴욕의 첼시마켓까지! 옛것을 재생하는 아이디어로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재탄생한 미국의 도심 재생 공간 3곳과 국내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의 재탄생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까지 소개해 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이번 도심 재생 공간을 알아보며, 아이디어와 노력이라면 자원을 보존하면서 경제도 활성화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첨단의 그리고 늘 새로운 것만이 도심을 아름답게 그리고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작은 아이디어 그리고 관심이 도심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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