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종료, 한화이글스에 남은 것

* 이 컨텐츠는 한화이글스 팬 '윤군'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한화이글스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68승 76패. 2015년 한화이글스의 도전은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처음 2015년 시즌이 시작될 때 ‘꼴찌에서 탈출하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멋진 승부를 펼쳐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니… 어찌 보면 성공한 2015 시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한화이글스는 팬들이 원하는 대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를 펼쳤습니다. 올 시즌 한화이글스는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고, 많은 명경기를 펼치며 KBO최고의 이슈 메이커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화이글스가 많은 이야기를 남긴 2015시즌.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전국적인 비로 단 3경기만 펼쳐졌던 5월 12일! 한화이글스는 삼성라이온스와 대구구장에서 힘겨운 승부 중이었습니다. 8회 등판한 권혁 선수는 발이 미끄러워 보크까지 범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구 한구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로 팀의 한 점 차 승리를 지켜 냈습니다.

사실 2015년은 권혁선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한해였는데요, 병마를 이기고 돌아온 정현석 선수, 불혹의 나이에도 몸을 날리며 한화이글스의 안방을 지켜준 조인성 선수, 치명적인 부상에도 하루빨리 돌아오기 위해 부상과 싸웠던 이용규 선수와 갓경언 김경언 선수 등!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투혼을 보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부상선수가 많은 상태에서 시작했던 지난겨울 훈련, 그랬기에 예상대로 되지 않았던 전력구성! 2015시즌 시작을 앞둔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선수들의 승부에 대한 자세는 지난해보다 ‘더욱’ 진지하게 느껴졌는데요, 초반 밀리기 시작하면 경기를 뒤집을 동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2014년과는 달리 선수들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곤 끝내 경기를 뒤집어 역전 승을 이뤄내곤 했죠. ^^ 2015시즌 수많은 반전 드라마를 쓴 한화이글스가 ‘마리한화’라는 애칭을 얻게 된 것도 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5월 12일, 이날 권혁선수가 보여준 장면은 올해 한화의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승부에 대한 자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14년 10월 13일, 이미 꼴찌가 확정된 한화이글스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을 또 한 번 울리고 말았습니다. 1 대 22의 참패... 비록 꼴찌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바라며 경기장은 찾은 팬들에게는 아픈 기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한화이글스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한화이글스는 삼성라이온스와 다시 맞붙게 된 마지막 홈경기에서 18대 6으로 크게 이기며, 지난해 참패를 통쾌하게 되갚아 주었습니다. 강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죠!

올 시즌 한화는 작년처럼 무기력한 연패에 시달리지 않았습니다. 수세에 몰릴 때도 포기하지 않고 전열을 정비하여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단 전원이 총력전을 펼쳤는데요, 그리고 지난해 대거 열세였던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여러 번 보여주며,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곤 했습니다! 후반기 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승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기 한화이글스의 모습은 그동안 팀 내에 자리 잡았던 패배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그대로 팬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한화이글스는 이제 ‘이기기 쉬운 팀’이 아니라 ‘까다로운 팀’으로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기에, 내년에는 ‘이기기 어려운 팀’으로의 변화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치고 있던 10월 3일 수원 KT위즈파크! 패색이 짙던 9회 초,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한화이글스의 팬들은 너도나도 일어나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경기는 KT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5강 최종 탈락... 하지만 팬들을 향한 선수들의 인사에 수고했다는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팬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눈물은 슬플 때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을 때 분출되기도 하죠? 올 시즌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본 모든 팬은 한화이글스를 사랑하는 ‘진심’을 표현했습니다.

야구 응원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 중에 하나가 한화이글스의 전매특허 8회 ‘육성 응원’입니다. 선수들은 한화이글스의 육성응원을 들으면 큰 힘이 된다고 했으며, 타 팀 선수들은 위압감까지 느낀다고 하는데요, 늘 그래 왔지만 올해 유독 육성응원이 크고 힘차게 들렸던 이유는 선수들처럼 팬들도 한화이글스의 상위권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응원으로 표현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올해 한화이글스의 팬들은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습니다. 선수들의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에 팬들은 수많은 매진사례로 보답해 주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 한화이글스 팬들의 진심 어린 사랑을 조명하였고, 많은 사람이 함께 웃고 우는 즐겁고 행복한 한 해를 만들었습니다. 성적이 나빠도 늘 한결같았던,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던 팬들의 모습이 올 시즌 한화이글스의 야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 아니었을까요?

스포츠라는 예술의 아름다움의 본질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죠. 팬들도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한화이글스의 야구는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5년의 도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내년이 더욱 기다려지는 한화이글스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선수 여러분 올 한해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팬들은 늘 한결같이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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