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여행기 #13 시카고부터 체코까지, 해외 자전거 여행

점점 매서워지는 날씨에 한껏 몸이 움츠러드는 요즘. 선선한 날씨에 아웃도어 운동을 즐기던 계절도 지나 따뜻한 방안에서 귤 까먹으면서 바빠서 보지 못 했던 응팔(응답하라 1988), 오 마이 비너스, 육룡이 나르샤 혹은 미드 정주행이나 하며 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럴 때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이야말로 좀 더 스릴 넘치고 익사이팅한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 

여행지를 돌아볼 때도 좀 더 기분을 들뜨게 하는 속도감과 바람을 가르는 짜릿함에 여행의 즐거움을 두 배로 만들어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전거 여행인데요, 한껏 움츠린 몸을 기지개 한번 쫙 켜고, 온몸을 후끈하게 데워줄 자전거 여행을 떠나러 길을 나서 볼까요? ^^

명실상부한 지구 상 최대의 자전거 도시를 꼽자면, ‘이곳’을 빼곤 절대 이야길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북부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인데요, 수도인 암스테르담뿐만 아니라 이 작은 나라의 대부분 도시에선 거대한 자전거 부대의 움직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출퇴근 길엔 자동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전거 사랑은 과연 대단한데요, 특히 영토가 좁고 작은 땅 사이를 가로지르는 운하가 많은 지형 특징상 차가 들고나기 불편한 좁은 골목길이 많은 네덜란드의 도시에선 자전거만 한 편한 교통수단이 없습니다. 자전거와 자동찻길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문화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

이런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문화는 여행자들에게도 자유롭게 열려있는데요, 시내 중심의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모이는 호스텔에선 2-4시간 단시간 대여부터 일주일 정도의 장기 여행까지 다양한 렌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운하의 도시에서 즐기는 자전거 골목 여행. 작은 나라 네덜란드의 매력을 200% 발견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미국 제3의 도시라 불리는 중북부의 시카고는 매섭고도 혹독한 겨울의 추위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3-4개월로 이어질 긴 겨울을 대비해 첫눈이 오기 전까지 가열차게 아웃도어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도시를 감싸고 있는 미시간 호수는 시카고 시민들의 제1순위 운동 코스! 필드 뮤지엄, 애들러 천문대가 있는 뮤지엄 캠퍼스부터 아름다운 동물원이 있는 링컨파크로 이어지는 'lake shore' 코스는 고층 빌딩이 빼곡한 도심과 탁 트인 미시간 호의 풍경이 어우러져 가장 아름다운 라이딩 코스로 손꼽힙니다. ^^

여행자에게 추천할만한 코스는 '건축물 자전거 투어'인데요, 1900년대 초반대 화재로 도시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면서 그 이후에 들어선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을 가이드 투어로 돌아보는 코스입니다. 프랑크 게리,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현대 건축가들의 작품과도 같은 고층 건물들의 역사와 도시의 배경까지 꼼꼼히 돌아볼 수 있어 시카고를 처음 찾는 여행자들에게 특히 추천! 꼭 가이드가 있는 투어가 아니라 하더라도 시티 바이크 등 도시 곳곳에서 쉽게 렌트 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하면 고층 빌딩 숲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찾아온 곳은 동유럽의 보석과 같은 나라 체코에서 만난 자전거 로드입니다. 앞서 만난 두 도시는 제법 규모가 큰 도시를 자전거로 속속들이 파헤쳐 보는 재미가 있다면 체스키크롬로프의 자전거 여행은 그야말로 여유와 휴식을 선사할 길!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4시간 버스여행으로 닿은 이곳 체스키크롬로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마을인데요, 고성을 둘러싼 강줄기는 평화롭게 흐르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높은 성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 같습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렌트하면,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데요, 특히 체스키크롬로프 성까지 올라가 내려다보는 풍경은 갈색 지붕이 빼곡한 동화 마을 속 장면이라 단연 베스트로 꼽힐 만 압니다. 앞서 만난 도시에선 자동차와 행인을 조심해야 한다면 이곳에선 오래된 도시의 '돌 바닥'을 조심해서 라이딩 하는 센스! 잊지 마세요. 

세계 곳곳에서 만나본 자전거 여행 로드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명실상부한 '자전거 도시'에서 즐기는 아기자기 골목길 여행, 삭막한 도시인 줄만 알았던 빌딩 숲에서 즐기는 호숫가 드라이브, 보석 같은 동화마을을 돌아보는 힐링 루트까지! 자전거 여행이 선사하는 색다를 매력을 만나러 지금 길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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