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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어떤 일이? '2010년 10대 트렌드&이슈' 총결산

이제 5일만 있으면 2010년도 마무리가 됩니다. 2010년은 어느해 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죠. 아이티 지진, 상하이 엑스포, G20과 도요타 사태까지 전 세계적으로도 놀랄만한 크고 작은 일들이 잇따랐습니다.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아쉬운 2010. FORTUNE KOREA의 신기주 기자가 꼽은 '2010 10대 트렌드 & 이슈'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돌아볼까요?

1. G20 정상회의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열린 G20 서울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 행사였습니다. 형식과 내용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경제의 세력 판도가 달라졌으며, 대표적으로 중국의 힘은 강성해진 반면에 미국의 힘은 약해졌고 아시아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경제 영토의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G20 서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일시적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의 국경 분쟁을 진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 IMF의 지분율을 높였고 미국은 달러의 양적 완화를 묵인받으며 시장결정적 환율 운영을 각인시켰으며,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었으며 독일은 EU의 선도 국가라는 지위를 재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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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은 아시아에서 열린 첫 번째 G20 회담이라는 자부심과 세계 경제 주주로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지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지만 이제 한국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균형자로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G20 서울 정상회담은 G20 비즈니스 서밋을 아울러 개최했습니다. 정상 교류와 비즈니스 교류를 혼류했으며 기라성 같은 세계적 CEO들이 한국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금융분과에 참석해서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방하려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국제금융협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조해서 주목받았습니다.

2. 스마트폰
앤디 루빈이 안드로이드에 관한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건 벤처기업 데인저의 CEO 자리에서 쫓겨난 2004년 무렵이었습니다. 그후 구글은 앤디 루빈과 그의 안드로이드를 사들였고, 안드로이드를 기반한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구상한 건 애플에서 쫓겨나서 넥스트라는 벤처기업의 CEO로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폰의 iOS는 넥스트 시절에 초안이 잡힌 프로그램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 시대를 20년 전부터 준비했고 2010년 스마트폰은 IT 강국인 한국도 강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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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은 것은 한국뿐만은 아니었습니다. 2010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2.5억 대에 달하며 전체 휴대폰 중 20% 비중을 상회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13년에는 그 비중이 40%에 육박할 것이라 전망했으며, 이 논문에서는 2010년 한국과 전 세계를 뜨겁게 한 스마트폰은 앞으로 실시간(Real-time), 정보와 소통의 무한확장(Reach), 공간 제약을 극복한 실제감(Reality) 등 ‘3R’을 통해 개인과 기업,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중국의 부상
사르코지 대통령은 얼마 전 프랑스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을 극진하게 영접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카를라 브루니 영부인은 엘리제 궁의 계단 아래까지 내려가서 후진타오 주석 부처를 환영했지만, 사르코지는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를 초청할 정도로 꼿꼿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무시한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프랑스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더뎌졌고, 사르코지는 국내 정치에서도 구석에 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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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르코지가 후진타오를 융숭하게 대접한 건 중국의 위상에 굴복한 결과였습니다. 중국이 미국과 자웅을 겨룰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정치경제 전문가는 이제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섣부른 미국의 정세 분석가들은 중국이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탓에 얼마 안 가 정치적 혼란에 빠질 거라고 넘겨짚었지만, 중국식 자본주의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먼저 헛발을 디딘 건 미국이었습니다. 중국은 일본과도 달랐습니다. 일본은 경제적으론 미국을 압도했지만 정치적으론 종속 관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부른 플라자 합의는 미국과 유럽 열강들의 압박에 굴복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재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을 믿지 않기 때문이죠. 현재 중국은 스스로 세계의 중심에 서고자 합니다. 1세기 만에 다시 중화의 시대가 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4.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마크 주커버그는 헤어진 여자 친구한테 친구 등록을 신청한 다음 멍하니 새로 고침 단추를 반복해서 누른다. 그러나 옛 연인한테선 아무런 연락도 없다. 마크 주커버그는 텅 빈 회의실에 홀로 외롭게 앉아 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만든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마지막 장면으로, 다소 비판적인 내용이지만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얼마나 깊숙하게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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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에선 진작부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붐을 이뤘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은 ‘싸이월드’와 ‘미투데이’로 이어졌지만, 2010년은 한국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새로 태어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트위터 역할이 컸습니다.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고 트위팅이 보편화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현재형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진화했습니다.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대량 할인 판매하는 소셜 커머스까지 상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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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훨씬 더 가까워졌으며 현실에선 막힌 듯했던 소통이 인터넷을 경유하면서 뚫렸고 확장됐습니다. 소통이라는 키워드가 급격히 대두되고 있는 현실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올바르게 자리 잡아야 할 과제를 안겨준 2010년이었습니다.

5~6. 3D와 가상현실
2010년은 3D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든 해였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다퉈 3D TV를 내놓았는데요. 이제 무엇이든 입체가 아닌 건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극장에서도 관객들은 2시간 넘게 두꺼운 3D 안경을 뒤집어쓰는 걸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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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네이버영화>
3D 세상은 한 편의 영화가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였습니다. <아바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온갖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아바타>가 예술적으로 훌륭한 영화여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기술적으로 기념비적인 영화여서였습니다. 관객들은 난생 처음 극장에서 자연스러운 3D 입체 영상을 보았고 이는 ‘본다’는 행위를 한 단계 진화시켰습니다. 이제 보는 건 구경하는 일이 아니라 경험하는 일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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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행위가 경험의 의미로 확장되면서 가상현실이라는 키워드도 함께 대두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건축이나 군사훈련 등에서 쓰여지는 단계지만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고 3D가 4D, 5D로 발전하면서 가상현실과의 관계가 밀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현실 시스템은 가상적인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참여자가 주로 시각으로 느끼도록 하며, 보조적으로 청각과 촉각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7. 슈퍼스타K
허각은 3년 동안 매일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방이 그의 유일한 연습장이었습니다. 평일에는 공사판에서 에어컨 공사를 했고, 주말에는 행사장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심사위원 윤종신은 말했습니다. “허각은 간절함에서 만큼은 늘 우승감이었다.”

허각은 한국의 폴 포츠로 불립니다. 폴 포츠는 뚱뚱한 휴대폰 외판원이었지만 영국 TV 프로그램 <브리티시 갓 탤런트>로 일약 스타 가수가 됐습니다. 폴 포츠와 허각 모두 사회적 희망의 상징입니다. 현실에서 상처 받은 대중들한테 대리 만족을 전달해 줍니다. 허각의 우승에서 공정 사회 화두를 추렴하는 언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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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슈퍼스타 K 홈페이지

2010년은 유난히 감동이 잦은 한 해였습니다. 칠레 광부들이 무사 생환했으며, 또 다른 TV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냈습니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은 엔리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를 불렀습니다. 허각은 엔리오 모리코네가 꿈꿨던 세상을 목소리 하나로 이뤄냈습니다.  케이블 TV의 한 프로그램이 세대를 아우르며 금요일 늦은 밤을 설레게 할 수 있었던 힘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 스타를 키울 수 있다는 ‘참여 의식형 프로그래밍’과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공유하고 공정성을 높였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8. 창조적 자본주의
지난 6월,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자선 단체를 통해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과 함께 세계의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설득하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부자들이 재산 절반을 기부한다면 전 세계적인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인류가 창조적 자본주의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경제적 번영과 이익만을 위한 자본주의가 아니라 나눔과 공생이 가능한 자본주의를 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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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창조적 자본주의 운동을 구상한 건 2009년 5월 무렵이었습니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는 뉴욕에서 억만 장자들의 조촐한 모임을 주최했고 조지 소로스와 마이클 블룸버그와 데이비드 록펠러와 오프라 윈프리 등이 일원이었습니다. 버핏과 게이츠는 그들에게 창조적인 기부 운동에 동참하자고 호소했으며 1년 뒤 워렌 버핏은 <포춘>을 통해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는 기부 서약을 공개했습니다. 서약에서 버핏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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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식 증서의 1% 이상을 저와 제 가족을 위해 사용한다면 저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지도, 더 편안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머지 99%는 다른 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0년은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창조적 자본주의를 주장한 해입니다.

9. 저출산 시대
2009년 한국의 출산율은 1.22명이었습니다. 세계 평균인 2.54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이는 한 마디로 국가 재난 사태였습니다. 이로인해 2010년은 정부와 시민 단체가 합심해서 저출산 대책을 고민했던 한 해였습니다. 정부는 지난 10월 제2차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면전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대책은 주로 여성 복지 대책과 짝을 이뤘습니다. 시민 단체들도 훈수를 뒀습니다. 정부가 보육 시설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의 공공보육시설 이용률은 26% 미만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입니다. 정부는 제2차 대책에서 여성의 육아휴직 급여를 임금의 40%까지 지급하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역시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보장해서 출산을 유도하겠다는 해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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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에 도달했습니다. 2020년엔 15.6%로 높아질 전망이고 2050년엔 전체 인구의 1/3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참입니다. 노인 국가라는 일본과 비교해도 초고속 수준입니다. 일본 인구 학자들조차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에 대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합니다. 한국 남성의 근로 시간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길다고 합니다. 단시일 안에 정부와 시민 단체의 노력이 출산율을 끌어올리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 시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본격화됐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 도요타 사태
“우린 지금 렉서스에 타고 있어요. 가속 페달이 말을 듣질 않아요. 교차로가 가까워져요. 잡아. 잡아. 제발. 제발.”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렉서스 차량 사고는 도요타 사태의 발화점이 됐습니다. 경찰 가족 4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원인은 가속 페달 설계 오류였지만 사태를 키운 건 도요타의 오만한 대응이었습니다. 도요타는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고만 들었고, 결국 미국 언론과 대중과 정치권의 눈 밖에 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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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사태는 많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마의 1,000만 대라는 속설을 낳기도 했습니다. 승승장구했던 GM과 도요타 모두 연간 생산량 1,000만 대를 넘어서면서 경영과 품질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으며 도요타와 속도전을 벌여온 경쟁 자동차 메이커들은 1등 도요타의 고초를 보면서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잡거나 선두에 나서는 걸 꺼리게 됐습니다.

도요타 사태는 미국 의회 청문회로까지 번졌습니다. GM의 몰락으로 자존심을 구긴 미국이 도요타 때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도요타의 오늘을 있게 해준 것이 미국 소비자들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공개된 장소에서 렉서스의 품질을 칭찬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도요타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자 모든 걸 잃었습니다. 2010년 도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2년 만에 하락했으며 15.2%로 2009년에 비해 1.5% 줄어들었습니다.

글 / 신기주 기자(FORTUN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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