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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제주에살다 #5 배달·출장없는 제주도에서 셀프인테리어 하는 방법




우리나라는 배달이 안 되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배달 문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 산간 특히 제주도 시내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이런 말은 전혀 쓸모 없는 말임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제주도에서 집을 구하고 집을 고치다 보면 이런 생각들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답니다. 




하다못해 편의점도 24시간 안 하는 곳이 훨씬 많은 곳이 바로 제주도랍니다. 그런 제주에서 집을 구해 고치기 시작하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요. 물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사람 불러다 인테리어하고 재건축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겠죠. 하지만 전등 기구 하나 갈려고 사람을 부르면 ‘우리는 출장 안 가요’ 라고 하는 곳이 허다하답니다. 20km를 넘어 출장을 가기보다는 ‘자 앉아보세요’ 하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데다 자재 배달의 개념이 거의 없는 곳이죠. 지난 7년간 경험한 <제주도에서 인테리어 하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할게요.







지금부터 전해드리는 내용은 집을 임대해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든, 가게를 차리기 위해 인테리어를 하든 똑같이 통용되는 경우라 생각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무얼 하나 해도 직접 해야 하므로 그에 관련된 모든 공구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첫 번째 미션인데요. 서울에서는 주민센터나 지인들에게 빌려도 되는 고가의 공구들을 제주도에서 집을 고치다 보면 결국 전부 사야 합니다. 빌려왔다 바로 가져다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이유로 서울에서 온갖 공구를 비행기에 실어 가져가기도 했는데요. 이런 공구들은 결코 저렴하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망치, 드릴, 줄자 등 기본적인 공구만 해도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니까요. 게다가 대형 공사를 하려면 콘프레셔와 에어 타카 까지 필요한데, 이 선을 넘어가면 공구 장빗값만 100만 원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그러니 이런 장비 이름조차 모르신다면, 셀프인테리어는 아주 가벼운 정도까지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벽 뜯기, 새로운 벽 만들기 또는 천장 개조 등은 꿈도 꾸지 않으시는 게 오히려 편하실 수 있어요. 아니면 열심히 돈 벌어서 작업해주는 사람을 부르는 것이 현실적일 거예요.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공구만 필요할까요? 뚝딱거릴 자재도 필요합니다. 이런 자재는 차가 없으면 살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터라 셀프인테리어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트럭’을 구매해야 되나에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요. (참고로 지금 이야기 드리는 영역은 집 전체를 뜯어서 셀프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다짐하시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제주도 외곽으로 가면 합판이나 나무를 주문해서 배달을 해주는 경우도 드뭅니다. 물론 양이 많으면 가능하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죠. 그럴 경우 스타렉스나 트럭에 자재를 싣고 집으로 돌아와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변수까지 생각하시고 셀프인테리어를 결심하시길 바랄게요.







모든 일이 쉬운 일만은 없듯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는 ‘그냥 해보면 되지’라는 마음보다 큰 결심을 하고 시작을 해야 합니다. 최근 노출 천장이 예쁘다면서 제주도 옛 가옥 천장을 뜯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지옥보다 더 득실거리는 수많은 벌레들과 이걸 다시 닫고 싶지만 닫을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죠. 


옛집 농가주택이라 하는 곳들은 대부분 나무로 구조를 올리고 그 위에 대나무를 채워 넣어 마감하고 지붕을 올린 집들이 많은데요. 그런 집의 구조를 모르고 무턱대고 천장을 뜯게 되면 다 치우고 흙먼지 뒤집어쓰고 치우는 데만 일주일이 꼬박 걸려 철거 업체를 부르게 된답니다. 그러니 셀프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꼭 그 범위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작업하는 게 좋아요. 기본적으로 나무에 관한 이해와 에어 타카의 사용 용도를 모르신다면 페인트칠과 벽지 도배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는 집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셀프인테리어를 시작할 때면 배선이나 초기에 어떤 상태로 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고려해야 하는데요. 제주도 농가주택 특성상 화장실이 건물 밖에 있는 경우도 있고 이를 옮기거나 고치려면 엄청난 공사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를 직접 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나 엄청난 시행착오와 체력이 요구되니 직접 할 수 있는 영역과 할 수 없는 영역을 정확히 구분하고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하세요.







가장 기본적인 셀프 인테리어로는 전등 기구 갈아 끼우는 것과 페인트칠 혹은 도배 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아주 쉽게 확인하고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어요. 


전기자재와 페인트는 제주 오일장·연동·노형동 근처에 가면 서울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일단 전기자재상에 가면 어떻게 배선을 해서 불이 들어오는지 자세히 알 수는 있지만, 출장은 오시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집의 고칠 공간이 어떤 모습인지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웬만큼 어려운 공사가 아닌 이상 친절하게 설명해주시죠. 그러니 부담 갖지 마시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자재상에 가서 직접 물어보시면 되는데요. 처음 하는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하나씩 해보세요. 여러분들의 원하는 스타일로 새롭게 꾸며 낼 수 있을 거예요.







제주도에서 가장 쉽게 구 할 수 있는 자제를 활용해서 인테리어를 해보는 것도 제주도다운 인테리어를 뽐내는 방법일 텐데요. 가장 쉽게 구하고 꾸밀 수 있는 것으로는 소라 껍데기를 추천합니다. 어딘가에 올려 두거나 집으로 걸어 들어오는 마당을 꾸며 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인테리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실제로 제주도 지역 사람들을 보면 바다에서 떠내려온 것을 주워다가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도 쉽게 만나 볼 수 있어요. 모든 소품을 다 구매하기보다는 제주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꾸며본다면 제주다운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제주도에 집을 구하고 직접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어디까지 직접 할 건지 내가 바라는 공간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생각하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쉬운 마음을 시작했던 다락방 공사 3달이 넘게 걸려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을 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거든요.


요즘 제주도에서는 셀프인테리어를 하며 음식점이나 게스트하우스, 혹은 내 집을 꾸미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며 말을 걸면 고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여기저기 많아 다녀보고 느낀 점이고요. 내 손으로 공간을 꾸미고 만들어볼 욕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오늘 드린 이야기를 꼭 귀담아듣고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제주에살다 셀프인테리어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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