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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쓰다버린 비누 재활용! 글로벌솝프로젝트 &에코비누은행



어릴 적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지요. "손발부터 씻으렴."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 가장 먼저 배우는 위생교육이 아마 손 씻기가 아닐까 해요. 실제로 대부분의 감염성 질환의 경우, 코나 입으로 세균이 직접 들어가는 것이 아닌 세균이 묻은 손을 통해 코나 입으로 침투하여 감염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2015년에 발생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역시도 이러한 감염통로로 전염되는 질환 중 하나였지요.


손 씻기를 습관화할 경우 감염성 질환의 70%는 예방할 수 있는데요. 깨끗한 흐르는 물에 손을 씻기만 해도 손에 있는 세균을 상당히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비누를 사용하여 20초 이상 손을 씻을 시엔 세균의 99.8%가 제거되는 효과가 있답니다. 하지만 비누를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ampton by HILTON]


하루 식량과 물을 사기에도 힘겨운 나라에선 비누는 생필품이 아닌 보기 드문 사치품에 속한답니다. 깨끗한 물조차도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전염성 질병에 노출되고, 대응할 약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들이 많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데릭, 사라 케욘고 Kayongo 부부인데요. 이들은 비영리기관인 <글로벌 솝 프로젝트 (Global Soap Project)>를 시작한 사람들이에요. 케욘고 부부가 이러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에는 데릭 케욘고씨의 성장배경이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데릭은 독재국가였던 우간다를 떠나와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 출신이었어요. 그의 아버지는 우간다에서 비누를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당시 그의 나라는 독재정치 아래서 생필품 사용까지도 제재를 받고 있었던 터라 그 역시도 비누를 자유롭게 쓸 수 없었죠. 그랬던 그가 고향을 떠나와 처음으로 머물렀던 미국 애틀랜타 작은 호텔에서 하루밖에 쓰지 않은 비누를 청소부가 거둬가 폐기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UTNE]


그 이후 데릭은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로 하고, 아내 사라의 퇴직금으로 비누를 재가공할 수 있는 기계를 마련했어요. 그리고 직접 트럭을 몰아 애틀랜타 지역 호텔을 다니며 남은 자투리 비누를 모았지요. 이 부부는 그들의 집 지하실에서 화학적 실험을 통해 다른 성분을 가진 여러 종류의 비누들을 하나로 만들어내는 재생연구를 완성했고 그렇게 시작된 재활용 비누 사업은 점차 미국 전역으로 알려졌답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하얏트, 매리어트 등 대형 호텔 체인을 비롯해 다른 호텔 파트너들과도 손을 잡았는데요. 데릭의 고향인 우간다를 포함한 다른 많은 아프리카 지역 나라로 재활용 비누들이 배포되고 있어요. 이러한 사회적 공헌으로 인해 데릭 케욘고씨는 2011년 CNN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 최종후보 10명에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GLOBAL CITIZEN]


케욘고 부부와 마찬가지로, 미국 대학생 사미르 라크하니 Samir Lakhani는 캄보디아에서 재활용 비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났던 라크하니씨는 그곳에서 아이들이 비누가 없어 세탁용 세제로 몸을 씻는 것을 보고 해결책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그가 머물렀던 지역은 시엠레아프 지역,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곳인지라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그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한 많은 호텔이 있었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GoodNews Network]


500여 곳의 호텔을 돌아다니며 쓰다남은 비누를 기부받아 공정을 거쳐 새로운 비누를 만들어냈는데요. 이것을 시작으로 라크하니씨는 캄보디아에 <에코 비누 은행 (Eco-Soap Bank)>프로젝트를 펼치게 된 것이죠. 호텔에서 폐기하려던 2만 파운드의 비누 조각들을 모아 캄보디아 현지에 세워진 재활용 공장에서 공정을 거치는 프로세스였는데요. 그렇게 만들어진 비누는 65만 명에게 보급되었어요. 여기서 함께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지역민을 고용하고, 지역 소득창출 효과까지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또, 비누를 나눠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무료 위생교육을 함께 하여서 감염성 질병으로 인한 영아 사망률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해요.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정말 많은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죠?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가 해외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비누 재활용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요. 바로 청년 시민단체인 <옮김>인데요. 이들은 서울 시내 십여 개의 호텔로부터 지속적으로 비누를 수거, 건조한 다음 비누표면을 깎아내는 물리적 공정을 통해 새로운 비누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동시에 종이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만들어낸 이면지로 포장하여 최빈국으로 전달하고 있죠.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낭비하는 작은 비누, 손바닥보다 더 작은 그 비누로도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답니다.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글로벌 나눔, 비누에서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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