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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착한 소비 #30 에코라이프의 시작! 종이컵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우리는 바야흐로 테이크아웃 전성시대에 살고 있죠. 간편해서 좋고,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으니 바쁜 현대인에게 더 없는 유혹일 텐데요. 그런데 말이죠.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한 가지 찜찜한 구석이 있어요. 용도에 따라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먼저 끌기도 하고, 가볍게 사용하고 버릴 수 있어 위생적이라 생각했던 물건. 바로 ‘일회용 종이컵’입니다. 






테이크아웃 시장이 커질수록 종이컵, 또는 그 이상의 일회용품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환경을 위협하는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래서 고민해봤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러니 한 번 도전해보자!”


거창한 구호를 앞세워 도전할 종목은 ‘종이컵 없이 일주일 살기’. 그 정도야 식은 죽 먹기라고요? 글쎄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만만한 도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량은 해마다 급격하게 증가해서 연간 1인 커피 소비량이 484잔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1~2잔은 반드시 마시고 있는 것이죠.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 전문점인데다가,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질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형편이 되고 보니 일회용 컵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른데요. 2016년 기준, 일회용 종이컵 소비량은 약 166억 개. 한 사람이 1년 동안 약 240개를 사용했고, 직장인의 경우 하루 평균 3개를 사용했다고 해요. 





이쯤에서 생각해봐야 할 게 있죠. 바로 환경이에요. 물론, 내 몸에 직접 와 닿지 않으면 환경오염, 자연훼손의 심각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아마도 그렇기 대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기가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혹은 괜찮겠지 싶어 그냥 써버리고 마는 것이겠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5g짜리 종이컵 1개를 만드는데 종이컵 무게의 2배가 넘는 1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1톤의 종이컵을 만드는데 20년생 나무 20그루를 싹둑 베어야 한다고 해요. 그리고 이 종이컵이 단 한 번의 생명을 다하고 땅에 묻혀 썩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20년이에요.


문제는 종이컵 1개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종이컵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일이 1초 단위로 반복된다는 것이죠. 종이컵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쯤 되면 환경오염과 파괴의 주범이 종이컵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당장 저부터 ‘종이컵’ 없이 살기를 실천해보기로 마음 먹은 거죠. 









일주일 동안 종이컵을 안 쓰겠다고 결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가방에 텀블러를 챙겨 넣는 일이었습니다. 평소 습관으로 보자면 하루에 커피 2잔쯤 마시니까 별로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커피만 염두에 둔 저의 착각이자 자만이었어요. 


하루 동안 커피 말고도 물을 비롯해서 다양한 음료를 마시는 순간들이 많더라고요. 일 때문에 다른 곳에서 미팅이라도 있으면 “저는 텀블러에 주세요!” 혹은 “종이컵 말고 유리컵은 없나요?”라고 소신을 밝혀야 하는 순간도 적지 않았죠. 







게다가 요즘은 푸드트럭도 많고, 스테이크도걸어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시대 아니겠어요? 좀 더 확장해서 종이로 만든 일회용기까지 생각해보니, 하루 한두 번 식사 겸 간식을 즐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훌렁훌렁 쓰고 버리는 종이와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어마어마 하겠더라고요. 그렇다고 그때마다 그릇을 가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 어려운 숙제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결심은 결심! 일주일 동안 제 머릿속에는 온통 ‘종이컵은 안돼! 일회용품도 가능한 쓰지 말자!’가 가득했는데요. 솔직히 처음 하루 이틀은 귀찮기도 했어요. 생각보다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무심코 커피를 주문했다가 뒤늦게 텀블러를 꺼낸 적도 여러 번이었죠. 그렇게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쯤 되자 말보다 손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답니다. 의식적으로 고친 습관이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이 신기하더라고요. 






텀블러를 사용하면 커피 값을 할인해주는 곳도 많아서 그 재미도 있었어요. 보통 100~300원 정도 할인해주는데, 하루 2잔을 마실 경우 일주일이면 4,200원(300원 할인 기준)을 절약할 수 있더라고요. 한 달이면 16,800원을 아낄 수 있으니, 적은 돈이 아니죠. 절약한 돈도 돈이지만, 지구 환경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는 왠지 모를 뿌듯함에 어깨가 으쓱! 이젠 종이컵이 오히려 어색하다고나 할까요? 하나 더 나아가서 일부 커피 전문점에서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종이가 아닌 전자영수증을 발행하며 환경보호에 동참하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습관이 쌓이다 보니 ‘나 하나라도!’라는 작은 생각의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내가 지구를 덜 아프게 하는 원동력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모를 긍정 에너지, 활력마저도 생겼어요.







‘사용의 편의성’이 곧 ‘효율성’이 되는 시대이다 보니, 절대 안 쓰면 좋겠지만 막상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종이컵을 찾게 되는 상황도 만나게 되겠죠? 직접 경험해보니 종이컵 안 쓰기가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부분을 포기할 수 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안은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기왕 쓰는 거 착하게 소비하자는 것이죠. 지구 환경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내가 살아가는 이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면 기특한 물건이 꽤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바로 옥수수 종이컵, 낙엽 접시와 같은 아이템들이에요. 







옥수수 종이컵은 100% 자연생분해 되는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졌어요. 덕부넹 종이컵이지만 일회용이 아니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또한 화학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뜨거운 물을 부어도 유해물질도 발생하지 않는 답니다. 낙엽으로 만든 접시는 코팅제, 색소, 화약약품 등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접시로 사용 후 60일 안에 완전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에요. 나무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진 낙엽만 모아서 사용하고, 캄보디아에 공장을 두고 있어 현지 주민들의 생산 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것도 칭찬할 만한 점인데요. ‘일회용품’이 아니라, 편의성과 효율성, 거기에 사회적 윤리성까지 더한 착한 ‘재활용품’인 것이죠! 






1989년에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애니메이션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아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게 뭐야?’라고 여겨질 추억의 애니메이션인데요.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자원의 고갈, 날로 심해지는 환경오염에 노출된 2020년 지구를 배경으로 이 땅의 미래를 그린 공상과학만화였어요. 당시엔 그저 먼 미래의 이야기로, 그저 상상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2020년이 채 3년도 남지 않은 지금, 상상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인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새로운 지구’를 찾아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시대가 오기 전에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여보면 어떨까요? 


저는 고작 일주일 동안 종이컵을 안 썼을 뿐이지만, 그래도 이 땅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성취감이 제 자신을 가득 채우는 것을 경험했어요. 이렇게 일주일이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고, 또 10년이 되는 동안 제 자신은 어떻게 변화 할 지, 그리고 세상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될 정도랍니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그리고 수백, 수천이 된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도 분명히 달라지겠죠?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꽃을 피워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는 왕왕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 시작을 여러분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오늘부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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