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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31 에코라이프 실천하기! 비닐봉투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비닐봉투, 이 무서운 녀석을 어찌해야 할까요?



어느 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려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어요. 2010년 10월부터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가 사라진 후 올해로 7년째인데, 그 동안 우리나라의 비닐봉투 사용량은 좀 줄었는지, 환경 사정은 좀 나아졌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게다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쓰레기종량제(1995년 1월) 역시 20년이 훌쩍 지났으니 말이죠. 또한 지자체 별로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음식물쓰레기종량제와 재활용품 분리수거도 철저히 시행하고 있으니, 지금쯤이면 여러모로 개선이 되어 뚜렷한 성과를 마주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이 쓰레기의 양이 줄거나 쓰레기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품 소비에 경종을 울리고, 지구 환경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더라고요. 지구상에 인류는 늘 존재했고 같은 삶을 살아오고 있는데, 우리는 왜 수십 년 사이 일회용품의 노예가 되어버렸을까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먼저 ‘비닐봉투’와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아주 쿨- 하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비닐봉투. 그 중에서도 깨끗하게 사용한 것은 모아놓았다가 다시 쓸 수 있지만, 가령 생선이나 육류 등을 담은 비닐봉투는 그대로 버리게 되는데요. 유독 우리나라가 심한 편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독일의 경우 1인당 연간 비닐봉투 소비량이 70장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320장이라고 하는데요. 그저 ‘어쩔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죠. 





비닐봉투의 경우 썩는 데만 최소 20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성분에 따라 100년, 쉽게 소각할 수도 없는 것들도 있어요. 소각한다 해도 다이옥신(1급 발암물질)과 같은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여,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해요. 이러한 환경호르몬으로 오염된 땅의 기운이 사람 몸 속으로 스며드는 것 역시 시간문제예요. 결국 인간의 편의를 위해 탄생한 물건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닐봉투 안 쓰는 날(plastic bag free day)’이 있는지도 모를 것 같은데요.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가이아’의 제안으로 처음 제정된 ‘비닐봉투 안 쓰는 날’ 캠페인은 해마다 참여 국가 및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요. 현재 40여 개 국에서 매년 7월 3일, 비닐봉투 및 일회용품의 폐해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한해 약 190억 장의 비닐봉투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단 하루만이라도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약 5,200만 장을, 비닐봉투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유 약 95만ℓ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기름을 수입에 의존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닐봉투를 덜 쓰면 외화까지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죠. 단 하루뿐인데,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이지 않나요? 


올바른 가치를 품고 함께 사는 세상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인지를 알 것 같은데요. 그래서 도전해봤습니다! 단 하루가 아닌, 일주일 동안 비닐봉투를 안 쓰고 살아보기로 말이죠.






대망의 도전 첫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그마한 장바구니를 가방에 넣는 일이었어요. 여기서 장바구니는 비닐봉투 대용으로 들고 다니는 ‘다회용 봉지’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펼치기 전 장바구니는 웬만해선 손바닥 크기를 넘지 않는데요. 있는 듯 없는 듯 가벼워서 항상 휴대하기가 부담스럽지 않더라고요.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때론 전통시장까지 물건을 담는 그 무엇이 필요한 곳이라면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바구니! 하지만 나 혼자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닌다고 비닐봉투를 아예 구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 전통시장에선 대부분 상점에서 물건이 비닐봉투에 담겨 있고, 손님이 작은 장바구니나 수레를 끌고 다닌다고 해서 그 속까지 비닐봉투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물기가 있는 물건이나 육류 및 생선, 서로 맞닿아 뭉그러지기 쉬운 채소 등을 무작정 장바구니에 몰아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것 참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이런 상황은 대형 마트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보통 채소나 과일류는 마트에 비치된 투명 비닐봉투에 적당히 담아 계산대에 올려야 하고, 육류·생선류는 이미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일회용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요. 이쯤 되고 보니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과연 비닐봉투 사용량이 얼마나 줄어들지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단 하루만이라도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의 결과가 그저 수치적인 계산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었어요.





일주일 동안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큰소리친 저도 지난달의 도전(종이컵 없이 일주일 살기)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비닐봉투를 써야만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생각보다 많았고, 편리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의지와 의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그것이 쉽지 않다면 법적인 규제가 더 확실하게 정비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도 있었어요.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비닐봉투가 사라지고, 비닐봉투를 사용할 경우 단돈 50원, 100원이라도 가격을 부과하다 보니, 한 사람이 최소한 비닐봉투 1~2장은 적게 사용하겠죠. 또한 장바구니에 담을 만큼 물건을 사도록 노력할 것이고, 충동구매 하는 횟수도 줄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장기적으로 계획적인 가계를 꾸릴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언제나 그렇듯 시작이 어렵지, 일단 물꼬를 트면 내 생활에 스미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








비닐봉투 없는 삶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들로는 노케미족(No-chemi族)이 있어요. 말 그대로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노케미족이라 하는데요. 친환경적인 삶을 고수하는 노케미족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더라도 자연의 재료로 만든 것이나 생분해(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 되는 것을 지향해요. 


물론 일회용품을 줄이자면서 굳이 생분해되는 또 다른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은 무슨 논리이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할 거예요. 아무리 좋아도 결국 일회용품이니까요. 하지만 아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노케미족으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아요. 저도 일회용 종이컵과 마찬가지로 전혀 안 쓰고 살 자신은 없더라고요. 생분해 비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가능한 적게 쓰고, 웬만하면 쓰지 말자는 것과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의 지속적인 삶과 지구의 안녕을 위해 최소한의 양심으로 한 번 더 노력해보자는 거예요. 어쩌면 우린 아직 아무 것도 안 해본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환경문제가 범지구적인 이슈로 떠오른 지 불과 수십 년이에요. 수십만 년 세월 끝에 완성된 이 땅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순식간에, 급속도로 파괴되어가는 가고 있는데요. 마치 지구가 해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태어나는 불치병인 감기에 걸린 듯 하고, 썩지 않는 각종 쓰레기는 좀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구가 호러 영화의 큰 무대가 되어버린 셈이죠. 


2001년부터 2013년 사이 한반도의 9배 크기나 되는 원시림이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현재 지구의 환경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재앙이 된 것을 알 수 있어요. 갑작스러운 쓰나미, 수십 년 만의 폭염, 해양 생물의 원인 모를 떼죽음 등 생태환경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변하고 있죠.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화학자 파울 에를리히는 “지구상의 생물들 중 어느 한 종을 잃는다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빼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촘촘하게 연결된 관계의 사슬이 하나만 끊어져도 우리 모두 죽을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라 할 수 있어요.







이런 때에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 말고, 가슴 속에 “나부터 먼저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지구를 위한 에코라이프를 실천해본다면 어떨까요? 주변 사람들에게 장바구니를 사용해달라고 먼저 이야기도 해보고, 시장에 가면 ‘비닐봉투 말고 여기에 담아주세요!’라고 먼저 말도 해보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나로 인해 변화하는 사람들,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면 에코라이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불꽃 같은 힘이 생겨날 거예요. 이러한 불꽃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지구를 환하게 밝혀주는 하나의 빛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여러분도 지구를 위해 그리고 보다 나은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오늘부터 비닐봉투 없이 살기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오늘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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