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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냉장고를 부탁해 #43 가슴속 불꽃을 타오르게 한 '추억 속 새해맞이 음식'



2018 무술년 황금 개띠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려는 열정이 가장 불타오르는 시기이죠. 저는 새해가 될 때마다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저 역시 새해 첫날은 남다른 각오로 하루를 보내곤 했어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새로 장만한 다이어리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쓰고,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을 먹었답니다. 엄마의 새해 음식을 먹으면 왠지 계획한 일들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충만해졌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해가 바뀌면 가족들과 함께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죠. 우리 집도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새해 첫 음식은 떡국으로 시작했어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설날에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로 떡국을 먹었다고 해요. 떡국 속의 하얀 떡은 지난해의 묵은 때를 씻어내고 순수하고 흠 없는 새해를 맞으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해요. 


또한, 긴 가래떡에는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와 재물이 풍족해지길 기원하는 소망도 담겨있어요. 어릴 땐 떡국의 유래나 의미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지만,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 거라는 어른들 말씀을 듣고 빨리 나이를 먹어서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떡국을 두 그릇씩 먹고는 했어요.

 




집집마다 떡국 끓이는 방법이 약간 다르죠. 우리 집은 양지머리나 사태를 오래 끓여낸 육수에 쭉쭉 찢은 쇠고기와 달걀 고명을 얹은 떡국을 주로 먹었어요. 


가끔은 겨울 보양식으로 최고라며 사골 육수에 떡국을 끓여 먹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굴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생굴을 넣은 굴 떡국을 새해 음식으로 만들어주셨죠. 아버지와 달리 굴을 싫어했던 저는 굴 떡국을 몇 숟갈 뜨는 둥 마는 둥 했어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싫어했던 굴 떡국조차도 입에 넣기만 하면 호랑이 기운이 솟는 듯 힘이 불끈 났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싫어하는 음식조차도 힘이 났던 이유는 엄마의 마음이 듬뿍 담긴 음식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제게 가슴속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최고의 새해 음식은 어머니의 음식이에요.

 




세월이 흘러 이젠 제가 가족의 건강한 한 해를 소망하며 새해 음식을 만들어주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엄마가 가장 많이 끓여 주셨던 쇠고기 떡국의 맛을 최대한 재현해서 만들어 새해 아침에 온 가족 모두 함께 먹는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추억 속 새해맞이 음식 ‘쇠고기 떡국’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 쇠고기 떡국 재료 (성인 2인 기준)


-  쇠고기(양지머리 또는 사태) 200g, 7(1,400cc), 떡국 떡 2인분, 마늘 5, 청주 3큰술, 조선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대파 1


- 고명 재료: 쇠고기 양념 재료 (쇠고기 200g 기준- 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약간), 달걀 1, , 식용유





찬물에 약 1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뺀 쇠고기와 물 7컵, 대파 1대, 마늘 5알, 청주 3큰술을 넣고 약 40분 정도 푹 끓여 육수를 만듭니다. 육수가 완성되면 쇠고기만 놔두고 다른 재료는 건져내어 버립니다. 그다음 익은 쇠고기를 꺼내서 고기의 결 방향대로 잘게 찢어줍니다. (쇠고기에 양념해서 고명으로 활용할 거예요)


 

달군 팬에 잘게 찢은 쇠고기, 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을 약간 넣고 졸입니다. 

TIP: 육수를 우려낸 쇠고기는 먹지 않게 되는데요. 양념에 졸여 고명으로 활용하면 좋아요.

 


육수에 떡국떡을 넣고 떡이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어슷하게 썰어 둔 대파를 넣고 조선간장 1큰술,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춰주면 됩니다.

 


졸여둔 쇠고기와 미리 준비해둔 계란지단, 잘게 썬 김을 고명으로 올려주면 새해 음식 쇠고기 떡국이 완성됩니다.



가족들과 모여 앉아 새해 음식을 먹으며 새해 첫날을 희망차게 출발하는 것만큼 의미 깊은 일은 없겠죠. 자! 올해도 불꽃처럼 뜨겁게 달릴 준비되셨나요? 2018년 올 한 해도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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