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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IT #11 미세먼지 풀풀 날리는 비트코인 채굴, 암호화폐의 어두운 그림자


암호화폐의 대표주자 격인 비트코인이 낯선 키워드가 언론에 오르내린 지 시간이 꽤 흐른 것 같은데 아직 익숙하기보다 낯설게 느끼는 분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손에 잡히지도실체도 없는 블록체인 속 거래 이력으로만 존재를 드러내는 특이한 화폐이면서 코인 1개가 수천만 원이나 되는 몸값을 자랑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슈의 중심에 선 건데요오늘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투자냐투기냐에 대한 이야기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암호화폐, 가상화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신종 화폐(?)는 실물도 없고 특정 국가 중앙은행의 보증 없이 만들어지고 거래되는 특이한 화폐입니다.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수식을 계산해 얻어내는 '채굴'이라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지만, 이미 만들어진 비트코인을 거래소에서 돈을 주고 환전을 할 수도 있답니다. 후자의 경우 시시각각 가치가 달라져서 문제가 되고 있죠. 정상적인 화폐라면 이렇게 단시간 내에 가치가 널뛰기하는 것 자체로 신뢰도에 영향을 줄 테고 화폐의 효용을 떨어트릴 텐데, 비트코인을 비롯한 수천 종의 암호화폐의 가치는 하루 안에도 급등, 급락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최대 수천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치와 수십 %나 되는 수익률 때문에 투기의 대상으로 보이는 것 같은데요.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보다 변동 폭이 워낙 커서 화폐로서의 가치가 있다. 없다, 그런 상황을 만든 암호화폐 거래가 투자가 아닌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등 전쟁에 가까운 담론이 오가는 중입니다




모든 암호화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해 많은 암호화폐가 채굴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석탄처럼 어느 광산에서 무언가를 캐내는 건 아니고 복잡한, 그리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수식을 계산해 암호화폐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건데요. 복잡한 수학 계산이다 보니 사람이 계산하는 건 이미 예전에 불가능해졌고, 고성능 개인용 PC로 들어가는 전기 대비 수익이 낮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암호화폐 채굴 전용 장비를 사용하는 건 물론 연산 속도가 빠른 GPU를 탑재한 그래픽 카드를 다수 사용해 계산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미 공장 수준으로 수백, 수천 대의 장비를 한 공간에 몰아넣고 365 24시간 내내 돌리는 암호화폐 광산이 전 세계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해요. 이처럼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수천, 수백 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기 소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 하죠.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Digiconomist.net이 추산한 데이터를 보니,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간 소비 전력 예상치는 44TWh로 홍콩이 사용하는 1년 전기량과 맞먹고, 미국 가정 기준으로 40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적지 않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 전력소비량 예상 (출처 : Digiconomist.net)


전력 소비량 자체도 만만치 않지만, 사실,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 많은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주로 석탄이라는 사실이죠. 전 세계에 암호화폐를 공급하는 광산의 상당수가 중국에 있는데요. 중국의 에너지원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뿜어내는 석탄 화력발전에 기대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있기에 환경 재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죠.


당장 우리나라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어쩌면 지금 투자한다며 산 비트코인이 그 미세먼지를 일으키고 앞으로도 더 많이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유의미하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더라도 기대한 만큼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아직은 개선과 연구 과제로 봐야 할 것 같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시스템이 일으키는 환경 재앙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어두운 면이 우리가 숨 쉬는 공기부터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금, 불꽃 같은 열정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하듯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더 관심을 쏟아야겠습니다. 


특히 김치 프리미엄이라며 다른 나라보다 더 투기적인 양상을 보이는 우리나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라면요. 미세먼지를 줄일 대체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두는 등 거창하지 않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라도 작은 변화의 불씨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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