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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냉장고를 부탁해 #45 건강과 지구 살리는 주 2회 채식 도전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유난을 떤다며 타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효리, 이하늬, 김효진, 김제동 등 유명 연예인이 공개적으로 채식을 선언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채식에 대한 시선이 매우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육식 중심의 문화가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우리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된 것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최근 들어 건강, 다이어트, 동물보호, 환경보호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도 몇 년 전부터 채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건강한 다이어트가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식육용 가축의 공장식 사육에 대한 기사와 영상을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비인간적이고 잔혹하더군요. 할 수만 있다면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공장식 축산 문제가 우리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더군요. 비위생적이고 고통스러운 사육환경에서 길러진 가축들이 식탁에 오르게 되니 우리 건강에 좋을 리 없죠. 그래서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며 야심 차게 채식에 도전해보았어요. 

채식에 도전하다!

 




그런데 채식을 결심한 첫날부터 난관에 봉착했어요. 채식을 결심함과 동시에 육류를 피할 수 없는 식사 자리가 줄을 잇는 겁니다. 고기를 먹지 않으니 왠지 기운이 없는 것 같고 말이죠. 적어도 저에겐 고기를 한 입도 먹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그동안 길든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채식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저는 제일 높은 단계인 비건(vegan, 완벽한 채식)에 도전했던 겁니다.


그렇게 채식에 실패하고, 몇 번의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찾아오니 잊고 있던 채식 도전 의지에 다시 불이 지펴졌답니다. 다이어트도 할 겸 건강과 지구를 살리는 채식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무리한 도전보다는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보기로 했어요. 저는 거창하지 않게 상황에 맞는 채식에 도전했어요. 고기만 피하고 우유, 달걀, 해산물 등은 먹으면서 가볍게 주 2회 채식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식사 약속이 없는 날을 ‘채식의 날!’로 정했습니다. 채식의 날이 되니 환경과 동물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주 2회만 채식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가벼웠어요. 





보통 채식이라고 하면 샐러드만 떠오르는지라, 먹을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채식요리를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사실은, 한식이 곡류와 채소 위주라서 채식 실천이 어렵지 않다는 거였어요. 이렇게 한 달 정도 실천해왔는데 무리 없이 계속할 수 있었답니다. 제가 즐겨 먹고 있는 채식 요리 중에서 쉽고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김치 알밥’ 만드는 법을 소개할게요.



김치 알밥 재료 (성인 2인 기준)

-밥 2공기, 잘 익은 김치 2컵, 날치알 적당량, 무순 또는 새싹채소 적당량, 조미김 약간, 참기름 2큰술

-김치 양념 재료: 조청 1큰술(또는 설탕 1/2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

 


잘 익은 김치의 소를 털어내고 잘게 송송 썰어준 뒤, 분량의 김치 양념 재료를 넣고 버무려줍니다. 무순 또는 새싹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주고 날치알도 준비해주세요. 뚝배기를 충분히 달군 후, 참기름 2큰술을 넣고 뚝배기를 살살 돌리면서 참기름이 뚝배기에 골고루 발라지도록 합니다.

 


참기름을 바른 뚝배기에 밥을 얹고 그 위에 양념한 김치, 무순 또는 새싹채소, 날치알 순으로 올려줍니다. (무순, 새싹채소 대신 깻잎을 올려줘도 맛있어요.)

 


잘게 자른 조미김을 올려주면 더욱 맛있는 김치 알밥이 완성됩니다. 김치 알밥은 가볍고 든든하면서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까지 두루 갖춘 건강식이에요. 식욕 없는 봄철에 산뜻하게 입맛을 살려줄 수 있답니다.




주 2회 채식을 하면서 가장 기대한 건 체중감량이었는데요. 주 2회 채식을 하면서 체중 감소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채식하면 고기를 먹지 않을 때 오는 허한 느낌을 채우기 위해 떡, 밥, 면류 등을 많이 먹기 쉽거든요. 살을 빼려면 고기보다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몸으로 느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식후 더부룩함과 답답함이 없어지면서 속이 편안하고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죠?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져 삶에 여유가 생기고 내 안의 불꽃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내 안의 열정도 몸이 건강해야 발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채식하는 날을 늘리면서 서서히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여보려 합니다. 


한 달 정도 채식에 도전해본 결과, 모든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건강과 상황에 맞게 조절한 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어요. 올봄에는 나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채식에 도전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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