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마음속의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 영화 <리틀포레스트> 배추전 만들기



얼마 전 개봉한 김태리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일본 만화가 이가사리 다이스케의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인데요.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주인공이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예요. <리틀 포레스트>는 '나'의 숲이 아닌 '우리'의 숲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 만화 원작답게 일본판 영화도 있어서 한국판과 비교해보았는데요. 일본판은 오롯이 주인공 한 명, 그 주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한국판은 주인공과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답니다. 이 부분은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죠. 원작과 리메이크, 어느 쪽이 더 나았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하나를 콕 집어 선택하진 못하겠지만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한국판의 전개가 마음속 깊이 공감을 불러왔던 것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꽃 파스타, 양배추 샌드위치, 시루떡, 오이 콩국수, 아카시아꽃 튀김 등 먹음직스러운 사계절 음식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식욕을 자극하는데요. 저는 하필 이 영화를 심야에 보는 바람에 더욱 고통스러웠답니다. 이 영화에서는 집에 있을 법한 친숙한 재료들로 요리하기 때문에 따라 하기도 아주 쉬운데요. 그래서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참지 못하고 해먹은 음식이 있어요. 바로 '배추전'이랍니다. 제가 만든 배추전, 한번 보실래요?




그동안 ‘전’이라고 하면 부침 옷을 두껍게 입고 있는 파전, 김치전을 떠올렸는데요. 리틀포레스트를 보고 배추전이라는 음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온 배추전 만들기! 요리를 잘하지도 못하고 몇 번 해본 적도 없는 제가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쉽거든요. 준비물은 이렇게 부침가루(혹은 밀가루)와 배추가 다예요. 벌써 쉽죠?


 

첫 번째, 배추를 깨끗이 물에 헹궈 씻어줍니다. 그리고 준비한 부침가루와 물을 부어 쉐킷쉐킷! 열심히 섞어주어요. 정확한 계량은 필요 없어요. 다만, 배추전은 부침 옷이 두꺼우면 맛이 없으니, 묽은 농도로 해주시면 된답니다. 



재료 손질을 끝내고 이제 배추에 부침 옷을 입혀줘야겠죠? 이때 부침 옷은 배추를 적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적셔주세요. 여기서 팁! 배추는 뿌리 부분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그냥 구우면 골고루 구워지지 않아요. 저렇게 살짝 부러뜨려주거나 가위로 일부분 잘라주어 평평하게 해주면 골고루 구울 수 있답니다. 



그리고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배추전 만들기 완성! 그냥 먹으면 심심할 듯해서 간장과 식초, 그리고 매콤한 맛을 더해줄 고춧가루를 적당량 넣은 양념 소스까지 만들었답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지 않나요?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어 있다 보니 이런 건강한 음식은 맛이 있을까에 대해 의심했는데, 배추전에 미안할 정도로 맛있었답니다. 그 자리에서 혼자 세 장을 해치웠을 정도니까요. 



리틀포레스트의 기억에 남는 대사 가운데 주인공의 친구 은숙이 "고향에 왜 내려왔냐"고 묻자 혜원은 "배고파서"라고 대답하는데요. 사실 혜원이 고팠던 것은 배가 아닌 마음이었음을 알 수 있어요. 연애, 취업 등 여러 가지 삶의 문제에 치여 고픈 마음을 안고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퍽퍽한 현실을 반영한 듯했는데요. 저 역시 이런 허기와 갈증을 느낀 날이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보게 된 것인데요. 이 영화를 통해 제 마음속 허기도 달랠 수 있었어요. 단순히 끼니를 챙기는 소소한 삶을 보여주고 그 이야기 속에서 마음속의 불꽃을 되찾을 수 있는 영화였어요. 영화의 의미를 곱씹으며 만들어 본 배추전,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맛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영화를 똑 닮은 음식입니다. 여러분도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감상하고 영화에 나온 음식을 만들어보세요. 영혼의 허기를 달랠 수 있답니다. 






*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