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서 기존의 화석연료에 대한 애착(?)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발전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국내에서는 단연코 한화의 활약이 매우 눈에 띄고 있죠^^) 이웃 일본도 태양광발전사업에 적극적인 나라 중 한곳인데요, 한 예로 소프트뱅크는 일본 전역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10곳 정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번 태양광 발전소 건설 소식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그동안 효율적이라는 원자력발전을 포기하는 대신, 앞으로는 안전하면서도 발전 용량이 메가와트(MW)를 넘어서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죠. 메가와트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오시죠? 예를 들어 독일 작센 주에 있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발트 폴렌츠 솔라 파크'는 최대 출력 40MW인데요. 이 40MW라는 값은 일본 표준 주택 지붕에 설치되는 태양 전지의 1만배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대요.
이러한 흐름 때문일까요? 요즘 주변에서 태양전지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가로등이나 등대, 부표 그리고 건물지붕 등에 많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소규모 태양광 발전이 아닌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대신할 에니지원으로서의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은 한 개인 또는 기업을 넘어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그 중심에 있는 무한한 에너지원, '태양광'의 파워가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출처:flickr/NASA Goddard Photo and Video
EU, 중국과 미국 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최근 민간업체 ‘퍼스트솔라(First Solar, Inc)’가 추진하는 총 1300㎿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정부가 대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미국이 작년 한 해 동안 설치한 태양광설비의 전체 규모가 878㎿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가 되는 셈입니다. EU는 독일을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중국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5,850MW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땅 ‘사막’에서 무한에너지를 꿈꾼다
그러나 상업적인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을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산림을 훼손하는 등, 오히려 자연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버려진 땅’으로 인식되던 사막이 태양광 발전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막은 일조량이 많은 데다, 태양 전지를 대규모로 설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죠.
출처:flickr/miss_ohara
실제로 독일의 지멘스와 도이체 방크, 에너지 그룹인 E.on과 RWE 등 굴지의 독일 기업 40여 개업체는 사하라 사막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데저텍(Desertec)이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무려 4000억 유로(약 68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죠.
북아프리카 사하라 지역의 약 6만5000㎢에 달하는 사막에 태양광 발전소를 여러 개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하는 전력을 유럽 지역에 송전하고, 남은 전력은 아프리카 지역 국가에 공급한다는 내용입니다. 대기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이미 구성되어 지난 3월부터 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며 적어도 2020년부터 첫 전력이 독일 지역으로 송전될 전망이죠.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 역시, 캘리포니아주 남부 모하비 사막에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태양광발전소에 1억6800만달러(약 1865억원)를 투자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013년에 완공되는 이 태양광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 규모는 총 392㎿에 이르죠. 사실 구글은 이전에도 이미 태양광 발전소에 500만달러(약 55억원)를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베를린 근교 브란덴부르크 지역 47㏊(약 14만2100평) 용지에 지어지는 이 발전소는 18.7㎿ 규모로 연간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의 지원 추세에 힘입어 전 세계 태양광시장은 지난해 10GW 시대를 맞이한 데 이어 올해 20GW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그린피스와 유럽태양광산업협회가 함께 펴낸 보고서인 'Solar Generation V-2008'에 의하면 2030년에는 태양전지만으로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전기의 약 9%, 2040년에는 약 14%를 충당할 전망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현재 총 3703건의 태양광발전사업 허가가 이뤄져 이 중 1582개, 41만 7125kW 규모의 발전소가 상업발전 중입니다.
한화의 경우, ‘한화솔라에너지’라는 태양광 전문법인을 설립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죠. 한화솔라에너지는 국내외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을 담당하게 되는데요. 최근 태양광 발전소를 전문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미국의 솔라몽키사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소 ‘약점’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런데 사막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약점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일반 발전소와는 달리, 태양전지판은 햇빛이 있는 낮에만 전기생산이 가능할 뿐, 햇빛이 없는 야간이나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지구의 정지궤도나 달과 같은 우주 공간에 태양전지를 설치해 두고, 전력을 생산하자는 제안들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상보다 2배 이상 되는 태양에너지로 날씨와 상관없이 매일 24시간 발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상태양광 발전보다 10배 가까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사진출처:flickr/iied.org)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에너지 전문 회사인 'PG
&E'가 인공위성과 비슷한 모습의 대형 태양광 패널을 우주에 띄운 후, 우주에서 생산된 태양 에너지를 '무선주파로 바꿔 지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우주에 200MW급 전력 생산 용량을 가진 발전소를 짓고, 2016년부터 우주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사진출처:flickr/spotreporting)
이미 일본과 미국은 국가차원에서 ‘우주태양광발전’(Space Solar Power)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죠. 197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에너지부는 ‘우주태양광발전소’(Solar Power Satellite)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정지궤도에 무게 약 5만 t, 넓이 105 km2의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 다음, 지름 약 1 km의 송전 안테나로 2.45 GHz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해 지상으로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자는 대규모 사업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 5기에 해당하는 5 GW의 전력을 얻을 계획이었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1980년대 초 연구가 보류됐죠. 그런데 이번에 'PG&E'가 민간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일본 역시 1980년대 이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집중했습니다.
1983년과 1993년 두 차례에 걸쳐 지상 50 km 높이의 전리층 내에서 로켓을 이용해 마이크로파 무선전송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끈 일본은, 2040년 경에 1 GW급 상업용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계획을 잡아 놓고 있죠. 이를 위해 2006-2007년 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기술 시험 위성을 발사하고 2015~2020년경에는 10~100 MW급 전력 위성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사막발전소처럼 우주 태양광 발전 역시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무엇보다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문제입니다. 1 GW급의 일본형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비의 총액은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무게 2만 t에 태양전지 패널의 지름만도 2.6 km나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부품과 자재를 우주에 운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운송비를 줄이고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변환 효율(미국 24.2% 수준, 한국 20.18% 수준) 을 끌어 올리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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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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