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주말 에세이] 아버지의 꿈을 생각합니다.

싸이-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싸이, 아버지 김정현, 인순이 아버지, 아버지 인순이, 김경호 아버지, 아버지 책, 책 아버지, 아버지 뮤비, 영화 아버지, 아빠, 아버지 시, 아버지 줄거리, 아버지, 아버지를 위한 노래, 아버지의 꿈, 한화그룹, 아버지 소설, 소설가 이철환, 한화데이즈, 한화프렌즈, 아버지 에세이


그토록 기다리던 주말, 오늘은 어린시절 우리의 주말을 위해 한 주 동안 피곤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웃는 얼굴로 놀아 주시던 '아버지'를 떠올려 봅니다. '아버지'라는 제목에 많은 책과 노래가 있지요. 그 이야기에는 늘 감동 받으면서 주말 집에 함께 계신 아버지께는 데면데면 하고 계시진 않나요. 


가만히 떠올려 보면, 소설이나 영화 속의 '아버지'보다 더한 감동이 아버지와 나 사이에 분명히 있습니다.  지난 세월을 지나며 당연한 듯 느꼈던 아버지의 배려와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소설가 이철환님의 에세이 '아버지의 가슴 속 꿈은 어디에서 빛나고 있을까?' 입니다. 인순이의 '아버지'를 들으며 시작해볼까요?

 

 

아버지 가슴 속 꿈은 어디에서 빛나고 있을까?

 

"어머니와 다투시고 나간 아버지가 막걸리 한 병에 건빵 한 봉지를 사 가지고 돌아오셨습니다. 아버지는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말없이 술을 드셨죠. 마음을 추스르시는 것 같아 그냥 잠자코 멀찍이 앉아 있었습니다." 


이철환 선생님은 아버지의 한 숨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는 아버지가 깊은 숨을 내쉴 때마다 아버지 그림자를 밟으며 코뿔소 한 마리가 쿵쿵 지나가는 것 같았다고 말하는데요. 파랑(波浪) 같은 시간을 건너는 동안 아버지의 꿈은 부서졌고, 부서진 꿈을 줍고 있는 아버지는 맨발,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넓었던 등은 오래된 문짝처럼 누추했고 늠름함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어깨는 불안하게 떨어져 있었죠. 아버지 팔뚝을 타고 흐르던 힘찬 강물도 길을 잃은 듯 했습니다.

 

그는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며, 아내와 철없는 자식들 눈치를 보며, 아버지는 외로운 섬이라고 말합니다. 불빛을 더듬어 먹이를 물어다 키운 자식들은 자신의 삶으로만 분주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풍경 속으로 아버지는 항상 걸음을 옮기셨죠.  

싸이-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싸이, 아버지 김정현, 인순이 아버지, 아버지 인순이, 김경호 아버지, 아버지 책, 책 아버지, 아버지 뮤비, 영화 아버지, 아빠, 아버지 시, 아버지 줄거리, 아버지, 아버지를 위한 노래, 아버지의 꿈, 한화그룹, 아버지 소설, 소설가 이철환, 한화데이즈, 한화프렌즈, 아버지 에세이



아버지의 일터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오래전 이철환 선생님이 무엇엔가 이끌려 지하철을 갈아타고 자신의 아버지가 경비로 일하시는 아파트로 향했다고 합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아버지에게 드릴 시원한 음료수를 산 그. 온 종일 햇볕에 달궈진 아파트 건물 사이로 더운 바람이 지나갔고, 등 뒤로 쉴 새 없이 땀이 흘러내렸던 그 시간, 더위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싸이-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싸이, 아버지 김정현, 인순이 아버지, 아버지 인순이, 김경호 아버지, 아버지 책, 책 아버지, 아버지 뮤비, 영화 아버지, 아빠, 아버지 시, 아버지 줄거리, 아버지, 아버지를 위한 노래, 아버지의 꿈, 한화그룹, 아버지 소설, 소설가 이철환, 한화데이즈, 한화프렌즈, 아버지 에세이

그가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경비실 흐린 불빛 아래 앉아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어? 네가 여기 웬일이냐?”


경비복을 입은 아버지가 놀란 눈빛으로 물으셨죠.


“요 근처 왔다가 들렀어요.”

“그랬구나. 날도 더운데 뭣하러 왔냐. 집으로 빨리 가지….”

“그냥 왔어요.”


이철환 선생님은 들고 있던 차가운 음료수를 책상 한쪽에 가만히 올려놓았습니다. 털털거리며 고물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경비실 안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죠. 그의 아버지는 그러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회전 기능이 망가진 선풍기를  이철환 선생님이 있는 쪽으로 돌려놓았다고...

 

“아버지, 저 안 더워요. 아버지 쪽으로 하세요.”

“아니다, 난 선풍기 바람이 싫다. 저녁은 먹었냐?”

“네,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라면이라도 같이 먹자. 물만 더 붓고 끓이면 되니까.”

“정말 먹었어요. 라면 제가 끓일게요, 아버지….”

“아니다, 아버지가 하면 된다.”


아버지는 라면 봉지를 뜯어, 끓는 물속에 라면을 넣었습니다.


“아버지, 저녁을 라면으로 드시면 어떡해요?”

“괜찮다. 날이 더워져 반찬 간수하기도 어렵거든. 라면이 그래도 제일 편하다.”


선풍기를 한사코 내 쪽으로 돌려놓고, 아버지는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라면을 묵묵히 드시는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등과 이마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던 그 모습을 말이죠.


“…아버지, 천천히 드세요….”


잠시 그를 바라보았을 뿐,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죠

싸이-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싸이, 아버지 김정현, 인순이 아버지, 아버지 인순이, 김경호 아버지, 아버지 책, 책 아버지, 아버지 뮤비, 영화 아버지, 아빠, 아버지 시, 아버지 줄거리, 아버지, 아버지를 위한 노래, 아버지의 꿈, 한화그룹, 아버지 소설, 소설가 이철환, 한화데이즈, 한화프렌즈, 아버지 에세이



아버지, 존경합니다.


푹푹 찌는 여름밤, 찜통 같은 경비실에 앉아 뜨거운 라면을 삼키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이철환 선생님은 슬픔 대신 삶의 경건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제껏 자신이 아는 것만을 사랑했을 뿐, 낯설음과 뼈아픔과 외로움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죠. 가족을 위해 생의 비루함까지 묵묵히 끌어안으셨던 아버지는 그와 달랐습니다.


비단 이철환 선생님의 아버지 이야기일 뿐은 아니겠지요. 주말 졸음에 겨운 우리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 주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는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닮아갈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는 때를 가만히 생각해 보는 주말 되세요~!



글 / 이철환 소설가

그림 / 홍종모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한화 스토리'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한화.한화인 한화.한화인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은 한화와 한화인의 열정을 담습니다.
매월 1일 발행되어 5만 7천명의 한화 임직원과 독자님의 가정으로 보내드리는 
<한화.한화인>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신청하세요.

사보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