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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을 현실로!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그는 누구인가!

 

 

 

그동안 많은 분들이 열차 한 대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탑승객들이 기다리는 열차는 8월 1일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설국열차>. 설국열차를 그토록 기다린 이유는 제작비 430억 원 규모의 한국 최대 블록버스터라서, 혹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라서가 아닐 것입니다. ‘봉준호’ 그 이름 석 자에 대한 믿음과 기대 때문일텐데요. 최근 관람객들의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을 한화가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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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설국열차'


 

 


<설국열차>는 제작 단계부터 ‘2013년을 뒤흔들 핵폭탄’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봉준호와 송강호 콤비, 여기에 제작자로 박찬욱이 가세했고, 할리우드의 거성들이 줄줄이 캐스팅 목록에이름을 올렸죠. 제작비는 무려 430억 원.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그야말로 ‘블록버스터’의 탄생입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사령탑에 선 봉준호 감독은 걱정보다는 기대가 훨씬 커보였는데요.

 

“영화의 원작은 장 마르크 로셰트와 자크 로브의 프랑스 동명 만화책이에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은 인간들의 이야기죠. 달리는 열차는 인류의 마지막 생존 지역이고, 그들은 17년째 열차 안에서만 살고 있어요. 당연히 그 열차는 인간 사회의 모든 것을 보여주죠. 탑승자의 계급에 따라 꼬리칸부터 머리칸까지 머물 수 있는 지역이 나뉘어 있는 철저한 계급사회에요. 최하층 꼬리칸의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되찾기 위해, 열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하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예요."

 

"<괴물>(2006)을 만들 준비를 하면서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원작 만화 <설국열차>를 보게 됐어요. 몇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도 안 나요. 선 채로 <설국열차> 세 권을 다 읽어버렸거든요. 그 순간 이 작품에 빠져들었죠. 꼭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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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머릿속에 담기면, 그 이야기는 반드시 영화를 통해 현실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도, 아직까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괴물>도 작은 공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죠. ‘네스 호의 괴수’처럼 한강에 괴물이 산다면 어떨까? 만약 그 괴물이 물 밖으로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차곡차곡 쌓였던 이야기가 <괴물>이라는 영화로 세상에 태어난 것이죠.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에 꽂힌 건, 그리 특별한 사건은 아닙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그래픽 노블’, 편하게 부르면 ‘만화책’.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자신의 상상력을 키운 건 “8할이 만화”라고 고백해왔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책보다 만화를 더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만화라면 사족을 못 써요. 그래서인지, 저는 영화의 콘티를 잡는 작업이 수월했어요. 머릿속에서 만화책처럼 자연스럽게 장면이 그려지거든요. 어쩌면 제가 영화감독이 될 수 있었던 건, 만화책 덕분일 겁니다.”

 

 

 


영화 속 이야기와 가장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장소를 찾아, 그 그림들을 모자이크하듯 조각조각 이어 붙이는 봉준호 감독. 영화 속의 장소들은 분명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어딘가 일테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봉테일 월드’로 변신하곤 했습니다. 로케이션 팀이 ‘봉테일(봉준호감독의 별명) 영화’라면 식은땀을 흘린다는 농담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감독입장에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대단한 배우들을 보면서 느끼는 흥분도 있지만, 촬영할 공간을 보고 느끼는 흥분도 크거든요. <설국열차>도 마찬가지였죠. 대부분 체코에서 영화를 찍었는데 로케이션은 거의 없어요.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대부분이라, 열차는 영화의 배경이자 주인공이죠. 그래서 500m 길이의 열차를 세트로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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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그의 애착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의 드라마를 살리는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만약 봉준호 감독이 <마더>에서 도준 엄마가 미친 듯 춤을 추는 갈대밭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살인의 추억>에서 박두만 형사(송강호)가 용의자(박해일)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묻는 터널 앞을 찾아내지 못했더라면, 그 장면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을 리 없겠죠. 봉준호에게 ‘공간’은 배우 못지 않게 중요한 주인공인 것입니다. 완벽한 디테일을 목숨처럼 여겨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은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세트 완성에 들인 시간은 1년이 넘습니다.

 

“기차 칸 하나하나가 큰 숙제였어요. 미술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했죠. 열차는 휘어진 철로를 달리고, 터널을 통과하고, 얼어붙은 길을 뚫으면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다양한 면에서 특징이 있어야 했어요. 언제 또 이런 공간을 다뤄볼까 싶어서, 기차 세트를 설계하고 만드는 데 공을 많이 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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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연출엔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디테일이 모든 것이다’입니다. 그는 작은 디테일 하나가 무너지면, 영화의 뼈대도 무너진다고 믿습니다.

 

“<마더>를 찍을 때, 연기의 신 김혜자 선생님께 30번넘게 같은 장면을 연기하게 시킨 적이 있어요. 절대 선생님이 실수하셔서 그런 건 아니었고, 세트나 조명, 보조 출연자들의 실수 때문에 그랬죠. 그때 너무 죄송했는데, 김혜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예술가는 불안해야 한다”고. 나의 이 순간이 최고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한다고요. 그러니 불안한 게 당연하다고. 그 말씀을 듣고 가슴이 벅찼어요.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확인 받는 기분이었죠.”

 

준호 감독의 공간에 대한 애착은 그가 영화의 이야기를 ‘대사’가 아닌 ‘분위기’를 통해 전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겨운 영화가 ‘대사로 줄거리를 전하는 영화’라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분위기가 줄거리를 전하는 영화’라고 부를 만하죠. <설국열차>에선 봉준호 감독이 ‘한 땀 한 땀’ 지은 500m 길이의 기차 내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설국열차>는 열차 보는 재미배우 보는 맛이 큰 영화입니다. 총 제작비 430억 원 중에서 배우 출연료에 사용된 비용이 약 86억 원. <괴물>을 함께 만든 송강호와 고아성을 비롯해, 할리우드의 스타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옥타비아 스펜서, 존 허트, 이완 브렘너 등이 <설국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 대단한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은 건 ‘봉준호’라는 이름 석자. ‘믿는 사람과 함께 간다’는 봉준호 감독이 지금까지 모든 영화에 서지켜 온 원칙인 것입니다.

 

“<설국열차>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배우 송강호, 고아성을 떠올렸어요. 그냥 처음부터 함께 가자고 했어요. 시나리오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을 때부터. 송강호 씨도 대수롭지 않게 ‘그러마’했고요. 고아성 양은 <괴물> 때 너무 고생을 시켜서, 이번에는 ‘예쁘게 나온다’고 달랬는데, 안 믿던데요? 봉준호 감독 영화에 나오려면 얼굴에 검댕 같은 걸 묻혀야 하는 걸 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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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이 캐스팅에 할애하는 시간은 최대10년. <마더>의 주인공 김혜자는 10년 전부터 “언젠가 꼭 함께 영화를 만들자”고 러브콜을 보냈고, 개봉을 앞둔 <설국열차>에 출연한 틸다스윈튼도 <괴물>로 2009년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만나서 "언젠가 꼭 함께 영화를 만들자"고꼬셔 둔 배우였죠. 자신을 믿어주는 감독에게 배우가 바치는 충성은, 목숨을 바치는 주군을 만난 장수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영화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죠. 서로에게 믿음을 줄 수 없으면, 절대 영화를 완성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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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설국열차'

 

 

 

만화가 키운 한계 없는 상상력에, 디테일에 목숨 거는 완벽주의, 그리고 한번 신뢰를 쌓으면 평생을 함께 할 동지로 여기는 봉준호 감독의 성미가 지금까지 관객을 매료시켜 온 ‘봉테일 월드’의 원칙입니다. 공상을 기필코 놀라운 현실로 보여주고야 마는 이 위대한 마법사의 쇼는 항상 기다리는 관객을 황홀하게 만족시켜왔는데요. 우리는 그저 극장에 ‘설국열차’의 기적소리가 울려 퍼지기만을 즐겁게 기다리면 될 것입니다. 자 그럼 오늘부터 설국열차에 몸을 실어볼까요?!

 

 

* 봉준호 감독(1968년생 영화 감독)
<플란다스의 개>로 정식 데뷔, 탄탄하고 치밀한 연출력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고, 2003년<살인의 추억>은 그만의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높은평가를 받으며 극장가를 뜨겁게달궜습니다. 이후 3년 만에 연출을 맡은 세 번째 장편 <괴물>(2006)로 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이 작품은 최단기 천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수립했습니다.

 

 

*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희망인터뷰'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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