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독립 꿈꾸는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자취생활 팁

직장인의 마음속엔 언제나 ‘작심삼일’이 자리 잡고 있나 봅니다. 매일 충실하게 지내보자 생각하지만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죠. 게다가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시간 낭비와 체력소모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럴 땐 '나 혼자 산다'의 노홍철, 김민준, 데프콘 등의 출연자들처럼 자취방을 구해 혼자 자취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러한 마음이 무르익다 보면 어느 순간 독립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지요.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직장에 다니며 혼자 멋지게 사는 직장인의 모습을 동경하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 독립하게 된 계기가 근무지의 이전으로 장거리 출퇴근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인데요. 지금도 자취를 하고 있답니다. 지금부터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처음 독립해 자취 생활을 시작할 때 필요한 자취 필수품은 무엇이고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혹시나 독립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하나의 지침서라고나 할까요? 현재 독립 중이시라면... 동병상련(?)의 시간을~ 

"회사 바로 옆에 위치한 세련된 집을 구해 걸어서 출퇴근 해야지~”

“인테리어도 예쁘게 하면 좋겠다. 그리고 친구도 초대해야지! 후라이데이나잇!”

독립하기 전부터 들뜬 마음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부동산에 집을 알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인테리어 카페에도 가입하고, 장밋빛 환상을 꿈꾸게 되죠. 그리고 당당히 부동산의 문을 열어 젖히지만, 5분 후에 현실의 벽을 맛보게 됩니다. 그동안 나름 열심히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분당의 집값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회사건물들은 항상 집값이 비싼 곳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는... 이건 무슨 불편한 진실일까요?

 근처에는 원하는 가격대의 전세는 없었고, 대부분 비싼 월세의 오피스텔만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눈을 낮추다 보니 회사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결국 회사에서 자전거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반지하 자취방을 얻게 되었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러나 이건 서막에 불과했을 뿐...

이런 방을 얻으려 했으나,

이런 곳으로 오게 됩니다. ㅜ_ㅜ

어떤 집을 찾을지보다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내가 얼마나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여를 이체하고 있는 은행에 찾아가 국민주택기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고요. 회사에서 사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주택대출 상품이 있는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한화케미칼, 한화L&C, (주)한화 등 지방에 위치한 제조계열사의 경우 사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회사 측에 문의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취를 시작할 때에 가장 행복한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저의 이사 과정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지금 독립을 준비 중이시라면 항목별로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 자취방 구하기 체크리스트

1. 대출한도 알아보기 등 자금 마련

2. 부동산(공인중개사)을 통한 집 알아보기 및 계약서 작성.

3. 확정일자 받기

4. 이사

5. 전입신고

6. 등본 제출

* 전세자금대출일 경우에는 중간에 집주인 동의 및 신용보증기관의 집 실사 방문 등 몇 가지 과정이 더 추가됩니다.

정말 까마득했던 현실의 벽을 몸소 체험하고, 이사에 속해 있는 수많은 난관을 거쳐 무사히 이사를 끝마쳤으나,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면 엄청난 자유를 얻게 된 기분이 듭니다. 외출 후에 겉옷을 옷걸이에 걸지 않고 바닥에 그냥 던져두어도 됩니다! (저는 예전부터 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아무것도 안 입고 있어도... 그 누구도 저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순조롭게만 지나갈 줄 알았던 저의 순진한 시절을 그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자유를 즐기게 되면 이랬던 방이,

이렇게 변하는 게 됩니다. ^^; 

놀라셨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방심하면 정말로 순식간 일어납니다. 물론 청소뿐 아니라 설거지와 빨래 문제도 동시에 찾아옵니다. 그렇게 혼자 산다는 건 모든 것을 혼자 다 해야 한다는 걸 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따뜻한 밥을 편하게 먹으며 지냈기 때문일까요? 처음 자취생활을 결심했을 때 빨래에 대한 부분을 걱정한 적은 있어도 먹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요. 자취방에 이사한 후 불과 2일째 되던 날, 매 끼니를 챙겨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 나는 라면을 좋아하니까 식사는 라면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마트에서 라면을 수십 개 구매하게 되는데요. (나름 머리를 쓴다고 설거지거리를 줄이기 위해 컵라면 위주로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나면 이제 라면은 보기가 싫어집니다.

나중에 가서는 회사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야근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는데요. (야근을 많이 해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쩝) 결국 나중에는 요리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고 직접 이것저것 만들어보기 시작하면 수많은 작품(?)들을 생산해내게 됩니다.

이건 처음 만들어본 순대 볶음과 매운 닭발 볶음 인데요, 재료를 통째로 넣는 것이 매력이랍니다. 하하하하 ^^ 그나마 제가 먹성이 좋은 편이라 버텨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갑자기 외로움을 생기는 바람에 퇴근하려는 동료를 자꾸 붙잡게 된다거나, 식비나 전기세, 가스비 등 생각 이상으로 생활비가 많이 추가된다는 점들이 처음 자취생활을 시작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들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너무 불쌍한(?) 모습만 보여드렸던 것 같습니다. 자취가 점점 끔찍해지는 분들이 계실 듯하여, 지금부터는 자취의 좋은 점도 몇 가지 말씀드려볼까 해요. 

역시 첫 번째로 좋은 건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외로움이라는 이겨내야 할 적군이 있지만, 이 부분만 무사히 넘겨 낸다면 혼자 즐기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시리라!  

두 번째로는 출퇴근 때 겪어야 하는 에너지소모가 상당히 줄었다는 점입니다. 독립 전엔 퇴근 후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 자고 또 다음날 출근을 위해 일찍 나서야 했었지요. 집은 그저 하숙집일 뿐. 하지만 독립 후 남는 시간에 자전거를 타거나 글을 쓰거나 취미로 사진촬영을 하는 등 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세 번째로 요리실력도(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일취월장합니다. 요리를 직접 하게 되면서 ‘주부’라는 공통관심사가 늘어서일까요? 어머니와 대화가 많아졌고요. 여자팀원들과도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팀워크가 더욱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긍정적인 평가도 해봅니다. 독립 후에는 부모님과 더욱 사이가 좋아진 것은 덤으로~ (주말부부 같은 느낌이랄까요^^)

요즘은 이런 걸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순대 볶음과 매운 닭발 볶음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을 거뒀죠? ^^ 사실 독립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까지 하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독립을 해보니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죠. 

매달 저축 금액이 줄어들 수 있고 청소 세탁 요리 등 생활에 필요한 시간도 소요됩니다만, 혼자 살아본다는 건 삶에 있어서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지만, 그 책임까지 모두 다 스스로 감내하는 것. 그런 자유와 책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레벨이 된다면 독립생활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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