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가이 리치의 두 번째 셜록 홈즈 영화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2012년 영국 BBC <셜록> 두 번째 시즌 방송, 2012년 한국의 뮤지컬 <셜록 홈즈: 앤더슨 가의 비밀>까지. 놀랍게도 미국 할리우드와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2010년~2012년은 ‘셜록 홈즈’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마치 ‘그의 부활’을 알리는 듯합니다.
왜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이 탄생시킨 이래 100년이 넘도록 호평을 받는 것일까요? 하필이면 오늘날 파이프 담배를 물고 승마모자를 쓴 셜록 홈즈가 21세기에 재탄생 한 것일까요? 정말 의문이 마구마구 생기지 않습니까? 활발하게 세계 여러 곳에서 재탄생하고 재발견되고 있는 셜록 홈즈와 그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이제부터 추리해보고자 합니다. 당신을 그 미스터리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1. 액션에 능한 천재 명탐점 – 가이 리치식 셜록 홈즈
먼저 미국 할리우드의 가이 리치 감독이 선보인 셜록 홈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 이미 자기식으로 셜록 홈즈를 재해석한 가이 리치는 2011년 두번째 작품인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에선 좀 더 미국식으로 셜록 홈즈를 선보입니다.
영화 속에서 셜록 홈즈는 무엇보다 ‘무술의 달인’으로 표현됩니다. 그는 머릿속으로 이미 다음에 악당과 벌일 싸움을 미리 그려냅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마치 장예모 감독의 <영웅>에서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대결을 펼치던 이연걸과 견자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자랑합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무엇보다 가이 리치식 <셜록 홈즈>에선 초고속 카메라를 통한 액션 장면의 극대화와 전 유럽을 ‘전쟁의 도가니’로 밀어 넣으려는 악당 몰리아티 교수에 맞서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셜록 홈즈의 모습을 통해 미국식 영웅으로 부활시킵니다.
영화 마지막에 도저히 몰리아티 교수를 이길 수 없었던 셜록 홈즈가 함께 폭포 밑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그의 부활을 알면서도 관객의 눈물셈을 자극할 정도입니다. 엔딩 장면에 방안에서 벽지로 위장한 코믹한 그의 모습은 시종일관 심각한 가운데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가이 리치식 <셜록 홈즈>의 절정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21세기 셜록 홈즈의 귀환 – 영국 본고장식 재탄생!
영국 BBC 방송국에서 각각 2010년과 2011년에 3부작씩 방송한 <셜록> 드라마는 ‘21세기에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가 활약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라고 들이미는 것 같습니다. 왓슨 박사는 셜록 홈즈의 활약상을 블로그에 올리고, 그런 활약상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사립탐정인 셜록 홈즈는 대중의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받게 됩니다.
가이 리치의 영화 <셜록 홈즈> 시리즈가 액션과 유머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국 BBC는 그보다는 원작에 가깝게 셜록 홈즈의 직관력과 통찰력 그리고 관찰력 등을 최대한 부각시킵니다. 자신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온 인물의 특징을 살핌으로써 단번에 그의 성격과 생활습관을 알아내고, 사건현장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미지출처 / KBS2
무엇보다 영국 BBC판이 돋보이는 부분은 현대적 기술과 영상을 이용해 셜록 홈즈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다는 사실입니다. 인물과 현장의 모습을 슬로우 비디오나 확대 혹은 독특한 자막 등을 이용해서 영상화 시킨 부분에선 새삼 문화강국 영국의 힘을 느낄 정도입니다.
또한 유머적이고 사교적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식의 셜록 홈즈와 달리,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셜록 홈즈는 이기주의적이며, 자기밖에 모르는 데다 함부로 말을 하는 통에 정나미가 뚝 떨어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속정이 깊고 자신이 아끼는 주변 사람을 위해 2시즌 마지막에 자살을 감행하는 그의 모습은 충격과 더불어 안타까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미지출처 / KBS2
물론 숙적 모리아티 교수도 셜록 홈즈 못지 않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냅니다. 아이폰과 컴퓨터 해킹을 통해 전 세계를 공황에 몰고 가고, 은행과 세계 각국의 정보망을 뚫어내는 그의 천재적인 기지와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은 그저 무시무시할 지경입니다.
3. 오리지널 스토리로 재탄생한 뮤지컬 - 설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
창작 뮤지컬 <셜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영국 최고의 가문 앤더슨 가에서 한 여인의 실종사건을 의뢰하면서, 셜록 홈즈가 실종 사건 뒤에 숨겨진 연쇄살언사건을 풀어내는 형식입니다.
<셜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는 원작에서 캐릭터만 따왔을 뿐, 내용은 모두 창작된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셜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는 무려 3년이 넘는 제작기간을 걸쳐 만들어낸 작품으로 제 17회 한국 뮤지컬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의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사진출처 / PLAY DB
관객들은 <셜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에 대해 빠른 속도감과 송용진-박상우-김도현 세 배우가 각기 다르게 해석한 명탐정 셜록 홈즈의 매력 그리고 1인 2역의 가수 테이의 놀라움은 선사하는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노래 등에 갈채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겐 <남자의 자격 : 합창단>편으로 익숙해진 배다해를 비롯해서, 시즌 1의 조강현, 박인배, 방진의 등이 재출연하고 김은정, 신영숙 등의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함으로써 새로운 볼거리와 들을꺼리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1. 모두들 원작소설의 팬이다!
첫 번째 이유는 <셜록 홈즈>를 드라마화-영화화한 이들이 모두 원작소설의 팬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BBC 드라마 <셜록 홈즈>를 제작한 스티븐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는 모두 평상시에도 ‘셜록홈즈의 팬’임을 자처했습니다. 영화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에서 홈즈역을 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셜록키언’임을 말할 정도랍니다.
약간의 온도차가 있을 뿐, 원작이 태어난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셜록 홈즈>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오늘날까지 셜록 홈즈의 사무실이 있다고 알려진 런던 베이커가 221번지 B호엔 셜록 홈즈 박물관이 있고,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을 정도로 명소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인기 있는 셜록 홈즈 시리즈는 이미 여러 차례 영화화 되었고, 원작소설을 보면서 커온 세대들이 장성해서 자신의 손으로 ‘재창조’를 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예를 들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이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거듭해서 영화화 되는 것은 어린 시절 슈퍼히어로 만화책을 보며 자라온 지금의 감독세대들이 ‘영상화’를 꿈꿔왔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경우 <로보트 태권브이>를 영상화 해본다고 상상해봅시다!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 오르지 않습니까?
비록 중단에 제작이 엎어졌지만 원시연 감독의 <로보트 태권브이>의 예고편을 내놨을 때, 인터넷에선 엄청난 기대감을 호소하는 팬들이 많을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1887년 <주홍색 연구>로 시작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영상화-뮤지컬화 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수순일 겁니다.
2. 흥행보증 수표이기 때문?!
오늘날 할리우드를 비롯한 제작 시스템에선 먼저 ‘흥행여부’를 따지고 시나리오 단계부터 착수합시다. 영화와 드라마 등은 제작 당시부터 수 많은 자본이 투입됩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흥행을 보증 받기 위해 ‘검증된 작품’을 영상화 하려 합니다. 물론 미국과 영국에는 수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1년에만 몇 만 편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써냅니다. 그러나 흥행을 원하는 제작자들에게 관객이 전혀 모르는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모험을 감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안전’을 위해 고전을 비롯한 예전 작품의 ‘리메이크’를 최근 들어 더더욱 강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셜록 홈즈>는 1887년 아서 코난 도일이 첫소설을 내놓은 이후로, 여태까지 세대를 넘어서서 호평과 관심을 받는 작품이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이미지출처 / 네이버영화
따라서 <셜록 홈즈>를 제작하면 최소한 ‘쪽박’이 날 일은 없습니다. 일례로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 홈즈>는 엄청난 호평과 함께 2010년 새턴어워즈 최고 드라마상과 2011년 영국 BAFTA 최고 드라마상과 2011년 에미상 후보 등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가이 리치가 제작한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역시 5억 2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내놓으며 3편 제작을 예약해놓은 상태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물론 각각의 작품이 <셜록 홈즈>를 현대적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훌륭하게 해석한 이유도 있겠지만, <셜록 홈즈>가 발표되면 일단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요?
3. 세계는 영웅을 원한다?!
셜록 홈즈는 각 작품마다 다르게 변주되긴 하지만 한가지 변치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천재형 영웅’이란 사실입니다. 셜록 홈즈는 사건 현장에 오는 즉시 작은 단서를 가지고 범인의 트릭을 풀고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해냅니다. 물론 현실에서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풀어내기엔 거의 비현실에 가깝습니다. 그런 인물이 실존하리라고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복잡한 21세기에서 우린 그런 ‘천재형 영웅’을 저도 모르게 꿈꾸게 됩니다.
사진출처 / PLAY DB
스마트폰을 비롯해서 최신식 기계들이 쏟아져 나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과 복잡하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답답하고 스스로 무능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지기 십상입니다. 그런 세상에서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서 모든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주기를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셜록 홈즈는 그런 대상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비록 사회적으론 부적응자에 가깝지만, 무서울 정도의 관찰력과 집중력 그리고 직관력으로 단숨에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고, 나쁜 악당들을 잡아서 ‘심판’을 결국 받게 만드는 그의 활약상은 오늘날에도 관객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때론 원작을 재해석하고, 때론 캐릭터만 따와서 새로운 스토리를 창작해내는 일은 2012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셜록 홈즈는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뮤지컬 중 어느 것에 더 가깝습니까?
만약 셜록 홈즈가 오늘날 활약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상력이 자극되고, 오늘날 눈앞에 닥친 문제에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미스터리는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린 기억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셜록 홈즈’가 100여 년이 넘도록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런지요?
<셜록 홈즈 : 앤더슨 가의 비밀>은 이 메세나 콘서트 4월 작품이었는데요. ‘한화메세나 콘서트’는 소외되어 있는 아동 기관의 어린이들의 공연 및 전시 관람을 후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에요. 한화메세나에 참여하려면 메세나콘서트 홈페이지로 가셔서 모자이크 조각을 클릭하면 되요. 간단한 클릭으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후원과 더불어 공연관람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요. 지난 메세나콘서트에서 셜록홈브를 관람한 후 남긴 후기를 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거에요.
이러한 즐거움 5월에도 쭈욱~이어집니다. 5월 공연은 가족과 함께 하면 참 좋을 공연 '연극 친정엄마'에요. 한화 메세나 콘서트의 행운의 주인공에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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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선 |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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