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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사이트/한화 비즈니스

[ART in 한화] 한화건설 에코메트로의 개구쟁이들, 말뚝박기


It is There for You 

한화건설 에코메트로, 임영선 作 <어린이와 놀이-말뚝박기>


장민수 대리 한화건설 홍보팀
언젠가 회사 행사로 찾았던 에코메트로. 입주 전이라 사람의 인적은 드물었는데 대단지를 혼자 산책하듯 걷다가 발견한 조각상 하나. 말뚝박기를 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이 보였다. 옆에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아파트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지금 에코메트로엔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겠지?

한화건설 에코메트로 아트인한화 말뚝박기

조각은 ‘3차원의 공간에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이다. 회화가 평면이란 공간에서 살아간다면 조각은 현실 공간에 존재한다. 허깨비나 가짜, 눈속임이 아닌 사실로, 진실이자 부정할 수 없는 세계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현실에 실감 나게 자리하고 있는 조각은 회화보다 리얼리티가 강하고 크다. 아울러 시각뿐 아니라 촉각과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육체성 또한 지니고 있다. 그것은 회화와 같은 ‘환영’(눈속임)에 머물지 않고 몸의 총체적인 반응과 마주한다. 사람들은 조각 앞에서 서성이고, 맴돌고, 가까이 가고, 뒤로 물러나며, 슬쩍 만져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인간과 호흡하며 때로는 주변으로 사람을 불러들인다. 이런 의미에서 조각은 애초에 인간의 몸을 대체한 불멸과 불사의 상징이었다. 최초의 조각은 ‘미라’였고 이후 그것은 조각으로 대체되었다. 말랑거리는 살을 대신해 단단한 돌이나 나무의 피부 위에 새겨진 몸들이 하나의 이미지가 되는 ‘조각’이 탄생한 것이다. 공공의 장소에 기념비적으로 자리한 조각상은 그 크기와 위용으로 특정 권력과 이름의 무게를 강화하는 장치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조각은 커다란 규모와 중량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억을 저장하고 이데올로기를 후광처럼 드리운 기념비적 조각상들이 현대에 들어서면서 다른 조형물로 대체되는가 하면, 전시장이란 공간에 배치되면서 크기와 부피가 불가피하게 조정되었다. 기억과 추모,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던 조각의 기능이 바뀌며, 회화와 함께 나란히 배열되고, 걸리고, 놓이는 작품으로 변화했다. 조각이 이제 ‘전시공간’을 주된 삶의 터전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후 조각은 전시공간에서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전이되는 한편, 또 다른 영역으로 파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린이와 놀이-말뚝박기>라는 제목의 이 조각은 우리들 삶의 환경에 하나의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주변 환경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삶의 한 정황을 고스란히 재연한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자그마한 공원 한쪽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을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왁자한 소리가 환청처럼 들릴 것도 같다. 대개의 공공조형물 혹은 환경조각물들이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물질덩어리로만 덩그러니 놓여 있거나, 어떤 의미도 지니지 못하고 붙박이장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이 보통인 데 반해, 이 조각은 삶의 건강한 냄새와 소리를 간직한 채 일상의 공간에서 진동한다.

이 작업은 조각가 임영선의 작품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사회현실을 반영하거나 비판적인 조각을 통해 인간의 삶을 해석하고자 한 작가였다. 해부학적 지식과 기술이 돋보이며, 전통적 조소 과정에 충실하면서 강건하고 힘이 넘치는 형상을 통해 한국 형상조각의 지평을 확장하고 그 표현 가능성을 개척한 작가, 스케일이 크고 솜씨가 좋은 데다 활달한 성격에 노래솜씨가 일품이었던 인간적인 사람. 이 작품은 그런 임영선 작가의 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말이다. 



글_박영택 미술평론가
사진_이승준 1839 스튜디오


* 위 컨텐츠는 사보 <한화,한화인> 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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