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폭염은 가소롭다? 베트남 여름나기!

한화데이즈가 준비한 지역전문가 시리즈 1편은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서 활동중인 한화/화약 GLOBAL TFT의 이용헌 대리의 이야기입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시기에 하노이로 출발했건만, 도착을 하니 말 그대로 헤어드라이기를 물고 있는 것 같은 더위를 선사하고 있는 여름을 맞이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환경 앞에서 때로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지만, 씩씩하고 늠름하게 그 우여곡절 겪어내는 것이 지역전문가의 사명이라고 말하는 이용헌 대리가 전하는 베트남 하노이의 여름 소회 그리고 질병 관리 노하우를 함께 만나보세요~

출국 전 하노이 ‘여름나기’의 어려움을 풍문으로도 들었고 베트남 체류 경험이 있던 지인의 염려를 통해서도 접했습니다. 지인은 하노이의 여름 더위를 ‘헤어드라이기를 물고 있는 기분’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그 비유를 농담과 괴담 사이의 무엇쯤으로 치부할 만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에 한창 달뜬 시기였죠. 만리타향의 어려움 따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게 호연지기를 가득 품고 입성한 베트남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우기의 정점에, 여름의 한 복판에 하노이에 당도한 뒤 저는 ‘헤어드라이기를 물고 있는 기분’이 얼마나 날카로운 비유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상기후가 계속된 한국의 날씨에 불평불만을 토했던 날들이 면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느새 하노이에 입성한 지 한 달이 지났고, 더듬더듬 시작한 베트남어로 이제 택시를 잡고, 학교에 가고, 음식도 주문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날씨만큼은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하노이의 스콜, 맑았던 하늘에서 별안간 쏟아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하늘은 밝아집니다.

‘잿빛 도시’ 하노이의 여름은 하늘이 노한 듯 쏟아지는 폭우, 눈을 질끈 감게 하는 매연, 온도계의 고장을 의심케 하는 고온, 노출과 동시에 태닝이 이루어지는 햇볕 그리고 평정심을 무너뜨리는 살인적 습도를 선사합니다. 특히 높은 습도는 하노이 ‘여름나기’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비야 우산으로, 매연이야 마스크로, 고온이야 통풍 좋은 옷으로, 강한 햇볕이야 SPF 높은 선블록으로 대처해 본다지만 이 낯설고 강렬한 습도에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이런 습도에서 두어 시간 외부 활동을 하다 보면 몸이 빨래처럼 쳐지고, 무기력한 기분에 빠져듭니다. 잠시만 출타를 해도 축축해지는 옷 덕분에 세탁기는 쉴 틈이 없습니다. 베트남 친구들은 8월이면 가을이 시작된다며 저를 위로하지만, 시간은 간절한 순간이 더욱 더디게 흐르는 법입니다.

그렇게 만리타향의 낯선 기후에 나름의 성장통을 겪어내면서 현지인들의 ‘여름나기’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곰곰이 살펴본 후 발견한 극복의 묘안은 꽤 단순하게도 ‘자연에 순응하기’였습니다. 하노이 사람들은 스콜이 쏟아지면 우산을 펴기보다 한적한 카페에서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햇볕이 강렬한 날이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늘 밑으로 숨어들어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해먹 위에서, 오토바이 안장 위에서, 문을 활짝 열어놓은 택시 안에서 오침에 빠져든 이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정해진 하루 일과에서 나태하게 보내는 시간이 없도록 어릴 적부터 신독(愼獨)을 무섭게 훈련해 왔습니다. 우리의 시각에서 보자면 그네들의 ‘여름나기’는 꽤 어처구니없는 광경입니다. 하지만 해뜨기 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하루 일과의 많은 부분을 오전에 해치워놓는 이들에게 유유자적하게 마주하는 오후의 시간은 ‘여름의 낭만’입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오해하지 말자고,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고 마음먹고 나니 제 마음에도 한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오후에 잡혀있던 수업과 약속을 오전과 저녁으로 바꾸어놓자 베트남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표정이 환해집니다. 함께 하노이의 여름을 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아직 더디 흐릅니다. 

(1) 장염

여름철 장염예방의 알파와 오메가는 ‘물 조심’입니다. 하노이의 수질에 대해 철저한 경계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왕도입니다. 석회질 성분이 많은 하노이 수돗물로 라면을 끓이면 라면인지 곰국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가 완성될 정도입니다. 집에서는 무조건 음식을 조리해서 먹고, 조리 간에는 철저히 생수를 활용해야 합니다. 외부에서 식사를 할 경우에는 가급적 청결도가 높고 검증이 된 식당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당에서 식전에 제공되는 물도 여름철에는 가급적 피하시고 생수를 지참하여 드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석회질 성분이 높은 하노이 수돗물. 성실하게 설거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기에 하얗게 

                          내려앉은 석회질 

(2) 비염

하노이의 여름은 높은 습도 때문에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은 습도가 높고 매연이 심한 날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을 권합니다. 비염 초기증상이 나타났는데 당장 병원에 갈 수 없고 상비약도 없는 상황이라면 현지 병원에서는 생수나 소금물을 활용한 비강 세척을 추천합니다. 

비염 증상이 심해졌다면 남은 선택은 내원입니다. 현지 한인 사회에서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좋고 의료비가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한-베 친선병원’ 이용을 가장 선호하고 있습니다. ‘한-베 친선병원’은 베트남 무상원조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KOICA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립한 병원입니다. 현재 별도의 코리안 클리닉이 내부에 설치되어 있으며, 한국인 공중보건의 1명이 파견근무중입니다. 초진의 경우 등록비와 진료비로 20만동(\12,000원 수준)을 내야하며, 별도의 약제비 역시 20만동(\12,000원 수준)이지만 다른 외국계병원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입니다.

'한-베 친선병원'의 비염 처방 - 주소 : 12 Chu van An, BA DINH, HANOI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불평을 하던 우리들, 하지만 이용헌 대리가 전해준 베트남 하노이의 더위는 우리의 더위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의연하게 이겨내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본받을 수 있는데요. 앞으로 진행되는 이용헌 대리의 좌출우돌 베트남 하노이 적응·생활기,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한화지역전문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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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헌 대리 | (주)한화 화약부문 Global TFT 시크가 대세인 세상이지만 꾸준히 구수하게만 살아왔고, 삶이 남루할수록 더 찬란한 꿈을 꾸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한화/화약의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품고 베트남 지역전문가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