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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기업 탐스가 세계적 기업이 된 사연은?



  

관심과 열정, 이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신발기업 탐스를 보면 가능한 듯합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신발을 만들어주던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신발기업 탐스(Toms), ‘내일의 신발(Tomorrow’s Shoes)’라는 이름처럼 따뜻한 내일을 만들어나가는 탐스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오늘 신발 한 켤레를 팔면 내일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한다.”

신발기업 탐스(Toms)의 시작은 이 한 문장이 전부였습니다. 너무도 단순한 이 한 문장이 지금까지 25개국에 100만 켤레 이상의 신발을 기부하게 한 원동력이었죠. 애초에 거창한 사업계획도, 첨예한 비즈니스 전략도 없었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스토리란 휴가차 들른 아르헨티나에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마주한 두 가지, 국민적인 신발인 알파르가타와 맨발로 다니느라 상처가 아물 날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의 결합이었습니다. 이 둘의 결합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는 너무도 매력적이어서 마이코스키의 현지 여행가이드였던 알레호는 그 자리에서 ‘내일의 신발(Tomorrow’s Shoes), 탐스(Toms)’의 첫 동료가 되었습니다.

 

 


 

탐스의 시작은 착하고 아름다운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좋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서 사업의 우여곡절을 피해갈 수는 없었겠죠. 대부분의 제화공들은 이들을 두고 뭣도 모르고 덤비는 바보들이라며 같이 일하기를 꺼렸습니다. 실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구두창의 내구성을 테스트한다고 신발을 질질 끌고 다니다 경찰에게 취객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만들어진 신발이 모두 250켤레. 마이코스키는 큰 가방 세 개에 신발들을 나누어 담은 뒤 미국으로 돌아와서 가까운 친구들부터 고객으로 섭외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이 하나 둘 팔려가며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이코스키의 이야기도 돌고 돌았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한 기자에게도 알려져 기사화되기에 이릅니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그해 여름에만 총 1만 켤레의 신발이 팔렸습니다. 이는 그가 기부여행을 떠나기 위해 조건으로 삼았던 목표였습니다.

 

가족과 인턴, 친구들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돌아온 그는 1만 켤레의 신발을 실을 수 있는 버스를 빌렸습니다. 이미 각 지역 담당자들을 통해 신발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이즈를 알고 있었으므로 그들을 찾아가 신발만 신겨주면 되었는데요. 선물을 전해주는 간단한 절차 정도로 생각하고 현장을 찾은 마이코스키는 아이들의 환호 속에 북받치는 감동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과 소명의식이었습니다. 신발을 만드는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질 수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계속 기부할 수도 있게 되었죠. 이 모든 게 따로따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탐스’라는 이름 아래 함께 이뤄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재확인하게 된 아름다운 경험이었습니다.

 

 


 

버진 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비즈니스 발가벗기기>란 저서에서 ‘비즈니스란 총결산이나 이익, 거래 등 경영서에서 다루는 것들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그는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 비즈니스이며, 당신이 무언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면 바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괴짜 비즈니스맨 브랜슨이 내린 정의를 두고 논리성이나 합리성을 따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단지, 그의 말은 우리에게 진정한 비즈니스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누군가 진심을 담아 열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할 때, 우리는 “언제부터 그런 목표를 가지게 된 거야? 도대체 네 마음을 사로잡은 그 사업의 매력과 가치라는 게 뭔지 말해줄 수 있어?”라고 하지 않죠. 대신 “그게 돈이 되겠어?”, “그 아이템은 이미 블루오션이야! 시장성이 없다고”,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하며 자신이 피터 드러커나 누리엘 루비니라도 된 듯 비판하고 나섭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금세 1만 켤레 판매고를 올렸지만 탐스의 미래가 어찌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비영리 가치를 중심에 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 일이 주는 감동과 보람을 위해서는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열정과 사랑의 마음으로 시작한 새내기 사업가 마이코스키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무겁게 느끼기 시작한 것인데요. 그럴 때마다 그는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고 또 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하며 스스로를 격려했습니다. ‘만약에’ 신발이 한 켤레도 팔리지 않는다면 재료비와 자본금을 날리게 되고 땀과 열정을 쏟아부은 3개월의 삶은 백지가 될 테지만,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아르헨티나에 머물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니 그걸로 족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초심을 되새기자 탐스의 성장은 선물처럼 그에게 주어졌고 오늘까지 지속적인 상승 그래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공한 사람들의 삶이나 기업사를 들추어보는 이유는 ‘무언가 기발하고 새로운 것이 없나’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들의 자취를 되짚어보면 너무도 뻔한 명제와 교과서적인 선택에 실망하기 십상입니다. 비법은 온데간데없고 ‘두려움에 맞서고 돈을 아껴 쓰며, 단순하고 명료한 원칙으로 직원과 고객들의 신뢰를 얻으라’는 성인의 가르침만 빽빽합니다. “별 거 없구나, 땅에서 솟아오른 듯, 기적적인 성공을 이룬 진정한 고수를 찾아봐야겠다” 하고 돌아서는 사람은 결국 빈손으로 헤매다 시간도 목표도 잃어버리고 흐르는 대로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성공 비즈니스의 1원칙은 그 평범을 실천하는 힘과 기본을 목숨처럼 지키는 열정과 한결같음에 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탐스에서 찾을 수 있는 그 뻔한 위대함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람에 대한 존중’입니다. 고객은 물론 맨발로 걷는 아이들 그리고 인턴 직원들까지 그 원칙은 언제나 변함없이 지켜집니다. 인턴들에게 커피심부름이나 복사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업무를 맡기는 기업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탐스 출범 초기, 열악한 조건 때문에 주로 인턴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사업이 커진 지금도 인턴에 대한 탐스의 신뢰는 여전합니다.

 

그들 역시 우리와 운명을 함께하는 동료인 만큼 믿고 존중한다면 기대치를 뛰어넘는 근면과 열정으로 보답한다는 믿음 말이죠. 이들이 실수를 하거나 중요한 거래를 망칠까, 의심하고 걱정하기보다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이상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하는 것, 탐스의 이름으로 일을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게는 절대적이고 인간적인 그 믿음이 무엇보다 든든한 응원이 됩니다.

 

마이코스키 역시 탐스를 운영하며 이런저런 실수를 거듭했습니다. 인간인 이상 노력이나 진정성과는 상관없이 실수를 피해가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다만 마이코스키는 자신의 실수를 은폐하거나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실수를 100% 인정하고 책임지며 탐스의 성원 모두가 실패를 통해 더 끈끈하게 뭉치고 더 높은 자기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신의 직함을 ‘CEO’ 대신 ‘신발 퍼주기 대장(Chief Shoe Giver)’이라고 명명한 것도 그 일면입니다. 탐스의 직원들은 모두 명함에 ‘신발’이 들어간 직함을 가지고 있으며 명함 그 어디에도 직급의 순위를 알 수 있는 표기도, 서열을 짐작할 수 있는 힌트도 없습니다. 이런 기업 문화라면 인턴부터 CEO까지 탐스의 이름을 대표하는 중요한 인물로 대접받고 처신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코스키는 누군가 무엇을 열망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면 스스로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보라고 합니다.

 

 “평생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면, 무엇을 하면서 살겠는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가?”
 “어떤 대의를 위해 살고 싶은가?”

 

그리고 이 질문에 바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가장 진실한 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 역시 탐스를 시작하기 전에 사업과 기부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탐스와 마이코스키의 사례처럼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진정한 열정과 바람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 이제 당신도 마음이 가리키는 대로 당신만의 이야기, 당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정민호 연구원 |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


*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월드컴퍼니'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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