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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윤태호 작가에게 직접 듣는 미생을 그릴 수 있는 힘




월요병에 허덕이는 월요일, 이제 겨우 이틀 지났구나 싶은 화요일, 딱 중간이네 싶은 수요일을 지나 목요일이 되면 주말이 다가오는게 실감납니다. '일주일이 무사히 지나갔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요.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의 애환과 중압감은 한두마디로 표현할 수 없죠. 이런 직장인의 삶을 위로해주는 웹툰이 있습니다. 화요일과 금요일 연재되는 웹툰 미생. 직장인이라면 눈물과 공감 없이 볼 수 없다는 직장인 필독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를 만나봤습니다. 윤태호가 미생을 그릴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미생의 주옥같은 대사들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직접 들어볼까요?





미생이 만들어지는 또 다른 원동력, 사람들의 댓글


미생의 댓글란은 언제나 직장인들의 뜨거운 고해성사로 넘쳐납니다. 일을 얻고자 하는 사람, 일이 지겨워진 사람, 일에 상처 받은 사람, 그리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사람 모두가 자신의 하루를, 자신의 지난 날을 쏟아냅니다. 일과 일 사이를 메우고 있는 윤리, 도덕, 당위, 갈등, 보람, 열정, 이 모든 것들이 엉켜 또 다른 <미생>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미생에서는 댓글로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막 해두니까, 거의 제2의 취재가 되는 것 같아요. 내 조력자들과는 다른 결의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인 거죠. 그래서 열심히 챙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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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1969년 광주 출생. 1988년 허영만 문하로 입문했으며 <YAhOO>로 문화관광부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첫 웹툰 연재작이자 영화화된 <이끼>로 문화관광부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제1회 대한민국콘텐츠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입니다.





초로의 샐러리맨도 댓글을 달게 만드는 윤태호 작가의 힘


그의 댓글란에는 “나이 오십에 웹툰에 댓글을 다 달아본다”거나 “팀장이 된 지금, 신입사원이었던 나를 생각하며 코끝이 찡해졌다”는 등의 지긋한 연배의 직장인들의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웹툰에 익숙치 않는, 만화를 챙겨보지 않는 샐러리맨들이 볼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는 그는 그래서 작업 방식 자체도 다른 작가들과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보통 스크롤을 내려 읽게 만드는 웹툰을 재편집해 단행본 편집만화로 내놓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그는 출판만화에 익숙한 세대들을 애초에 타깃으로 정해놓고 출판만화의 형식으로 작업하고, 그것을 웹툰 형태로 내놓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죠. 


“<이끼> 때 후회 많이 했거든요. 가수들이 TV 쇼 프로그램 무대 위에 올라가기 위해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잖아요. 그들에게 남는 건 앨범이죠. 저에게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난 고료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인세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 방식을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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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에 대한 고민 끝에 탄생하는 미생의 대사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생>은 3년 전에 기획된 작품입니다. 제안을 받고 취재를 하다가 접었던 ‘바둑’을 소재로 한 만화였다고 하네요. ‘직장생활’을 소재로 기획하다 완성하지 못한 만화, 이 둘이 결합해 오늘의 <미생>이 탄생한 것이죠. 세세한 스토리 없이 큰 얼개만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도 주 2회 연재를 하며 중간중간 취재를 병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일정 속에서도 놓치지 않는 작품의 디테일은 많은 독자들을 열광하게 하죠.


“제 조력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어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만화적인 방향을 설정해놓고 물어보죠. ‘이런 상황에서 임원진이라면 찜찜한 감정이 들까?’ 그러면 조력자가 알려줘요. ‘감정이 들더라도 임원의 자존심이라면 얼굴에 드러나지는 않을겁니다’, ‘왜 회의실 트레이의 연필과 색깔 볼펜 순서는 일정하게 유지될까?’, ‘누군가 보기에 그건 쓸데없는 허례허식이겠지만, 그 프리젠테이션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염원과 의지인 겁니다’ 이런 식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조차도 가지고 있던 직장인이나 임원에 대한 편견이 대사에 드러날 때면 몹시 부끄럽죠.” 


윤태호는 탐구합니다. 사람과 조직에 대해, 감정에 대해, 행동과 말의 근간이 되는 ‘그 사람만의 당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주옥 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애는 쓰는데 자연스럽고 열정적인데 무리가 없다’,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반집의 승리를 가능케 한다’, ‘어려워도 해야 될 일, 쉬워도 하지 말아야 될 일’ 이런 내레이션들의 대부분은 작가 자신이 살면서 느꼈던 후회 같은 것에서 나온다고 하네요. 


“나는 내 사는 모습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어요. 가난했고, 피부도 안 좋았고, 실패도 했었고. 그래서 ‘내 팔자가 궁금해서’ 손금, 별자리 같은 걸 공부할 정도였죠.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후회가 많아 되짚어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그런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나를 몰아부치고, 학대하면서 쌓인 생각들인 거죠.” 


윤태호는 미생을 그리며 끊임없이 소진됩니다. 자신을 몰아부치고, 또 그걸 작품으로 풀어내고. 대체 무엇으로 보상받냐고 질문했습니다. ‘독자들의 사랑으로’ 같은 뻔한 대답을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네요. “보상 못 받는 것 같아요. 즐길 수도 없어요. 그 소진되는 시간이 빨리 흘러가게 두는 것이죠. 이만큼 소진되었으니 이만큼 보상받는다, 이런 깔끔한 건 세상이 아닌 것 같아요. 어줍지 않은 말로, 무형의 것으로라도 보상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거짓말 같아요. 소모되는 자신을 인정하고 가야지, 나에게 있었던 정서적 손해 같은 걸 지금 내가 먹는 떡이 보상해주는 게 아니잖아요.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죠.” 





인생에서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입시에 실패했던 자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가세가 기울어 심각한 가난을 겪었던 자신, 데뷔했다가 부족한 실력을 통감하고 다시 문하생 생활을 했던 자신, 중견작가의 타이틀을 달고 스포츠 신문 연재를 따내지 못했던 자신. 이 모든 것들을 다 실패가 아닌 과정으로 생각해야 그게 비로소 자신의 자산이 된다고 윤태호는 말합니다.


“그걸 다 실패로 인식했다간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 오히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좀 낭만적인 표현이지만- 후련하기도 해요. 배짱이 생기는 거죠. ‘아, 그래 이렇게 안 하면 되는 거지?’하는 경험이 생기니까요. 일이 잘 될 때는 오히려 두려워요. 하지말아야 할 것이 안 보이니까 위축되는 경향이 생기는 거죠. 그렇지만 사람들이 흔히 실패라고 하는 과정을 겪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는 범주가 넓어지더군요.” 


그렇게 탄생된 ‘회사 생활을 짜릿한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킨’ 그의 도전은 오늘도 많은 직장인들을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몰컴’으로 <미생>을 보며 열정을 불사르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상황도 발견되죠. 독자들은 이제 배경이 된 ‘세기의 대결’ 조훈현 기사와 녜웨이핑의 대국이145수로 끝났다는 데 초조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에피소드, 더 많은 나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독자들은 윤태호가 특별한 ‘악인’을 내세우지 않고도 극을 끌어가는 힘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게 있는데 능력이 안 될 때, 능력이 안 되는데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때, 바로 그게 갈등이고 긴장이죠.” 그 갈등을 풀어가야 하는 것을 아마 우리 자신일 것입니다. 윤태호는 우리가 오늘 보내고 있는 이 노동의 하루가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누구나 두고 있는 자신만의 바둑”이 얼마나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것인지. 오늘도 한 수 한 수를 두며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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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박경화 더서드에이지 khpark@thirdage.or.kr  / 사진 이원재 Bomb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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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희망 인터뷰 <미생> 윤태호 작'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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