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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사이트/한화 스포츠

야구 명장 김응룡에게 직접 듣는 야구인생




한화이글스의 김응용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나이’라고 합니다. 찾아온 기자들이 하도 물어봐서 나중엔 그걸 묻는 이들에게는 더러 짜증도 부린 모양이었다네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김응룡 감독은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왕년의 그 신화를 다시 쓸 수 있겠는지 슬쩍 돌려 물어보는 말이라는 것을요. 국내 최다 한국시리즈 우승(10회) 기록을 가진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장 김응룡 감독. 그를 직접 만나 야구로 점철된 그의 뜨거운 인생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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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과정이 그냥 즐거워"

 

김응룡 감독을 설명하는 일은 새삼스럽습니다.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만들어낸 기록을 들어보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테니까요. 한국시리즈 10승의 위용은 그 개인의 영광이기 이전에 한국 야구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친숙한 사람이지만 정작 그와의 대화는 쉽지 않습니다. 김응룡 감독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치장할 줄도 모르고 사람들의 기대에 대해 희망을 심어주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열심히 했고, 열심히 할 것이다"가 전부죠. 


"인터넷도 안 보고 신문도 안 봐요. 그런 거 다 거짓말이야." 8년 만에 복귀한 명장의 소감을 듣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기자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그들에게 별로 할 얘기도 없고, 쓰여진 기사는 찾아보지도 않는다고 하시네요. 그저 지훈련을 앞두고 매서운 눈으로 자신을 지켜보는 선수들의 땀만이 중요할 뿐이라고요. "아마 지금 우리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살벌하게 열심히 하고 있을 겁니다. 같은 선수를 두고도 보는 감독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니, 선수들로선 내가 자신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긴장되겠지요. 아마 경쟁 의식이 대단할 겁니다."

 

김응룡 감독은 선수들의 그런 긴장, 선수들의 노력을 지켜보는 지금이 아주 즐겁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간 "몸이 근질근질했다"면서요. "시즌이 시작되고 시합에 나가면, 순간적인 판단, 현장에서의 감이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죠. 공백이 길었다고는 하지만 나는 언제나 야구장에서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감각은 차이 없을 거라고 봐요. 그냥 지금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과정이 즐거울 뿐이죠."

 

 



"근질근질했던 호랑이를 깨우더군"

 

'근질근질'했다니. 대체 무엇이 이 산처럼 거대한 호랑이를, 이 불퉁하고 무뚝뚝한 이북 사나이를 설레게 한 것일까요? "아, 야구만큼 재미있는 게 어딨어요? 세 시간 동안 진행되는 그 긴장, 그 순간 순간의 결정들이 제일 재밌지. 난 야구 감독하면서 영화를 끝까지 못 봐요. 야구만큼 재미있는 게 없거든." 그래서 한화이글스 감독직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바로 수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 고민을 길게 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선수들과의 생활, 긴장, 재미가 언제나 그리우셨대요. 그래도 온통 한화이글스와 자신에게 쏠린 세간의 이목은 힘들었다고 합니다. "부담은 느끼죠. 어떻게 하면 4강에 들까, 그 생각밖에 없어요. 4강에 들어야 우승의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까."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 감독이 가지는 부담이 아직 크지는 않다지만 김응룡 감독은 지금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먹고 자는 시간 이외에는 훈련만 진행되는 강행군 속에서 거의 모든 훈련 과정을 지켜봅니다. "코치도 좀 쉬고 선수들도 쉬려면 내가 한 번씩은 없어야지"라며 웃지만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의 훈련에서는 그런 요령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이더라고요.

 

묵직한 존재감만으로도 훈련장을 휘어잡는 김응룡 감독. 사실 그는 선수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모든 것은 코치를 통해"가 30여 년에 이르는 감독 생활에서 깨지 않는 철칙이라고 합니다. 외국인 선수가 영입되고, 그와는 전혀 다른 세대에 태어난 선수들이 팀에 자리를 잡았는데, 선수들의 구성이 제아무리 다양해져도 그가 팀을 끌고 가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바로 "선수들이 코치를 무서워해야 팀이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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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서면 코치가 할 일이 없어요. 늘 선수들을 더 잘 아는 코치가 권한을 가지고, 코치에게 내 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시합에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해야죠."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래서 그의 코칭 스태프들은 고달프다고 합니다. 감독이 원하는 바를, 감독이 이끌어가고 싶은 팀이 방향을 조율하고 다양한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코치들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죠. 김성한 수석코치와 이종범 주루코치의 인선이 끝났을 때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감독이건 코치건 힘든 자리입니다. 선수들은 자기 하나만 잘하면 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요. 언제나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해요. 만일 자기 자신이 술, 담배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는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힘든 자리에요."




 

"야구하길 잘했어, 이길 수 있으니까"

 

김응룡 감독은 그라운드가 즐겁고 설레는 만큼 모든 생활의 중심에 야구가 놓여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선수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무서운 강박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것이죠. "슬럼프가 왜 없었겠어요? '아, 이거 괜히 했다' 후회한 적도 많아요. 경기에서 지면, 그리고 패배가 이어지면 '이걸 왜 했나' 싶게 힘들고 고통스럽죠. 그러다 이기면 '야구하길 잘했어'하고 또 뛸 듯이 기뻐지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죠. 그리고 고통스럽고 싶지 않으니까 이겨야 하는 거고.”

 

그렇다면 차라리 과거의 영광 속에서 화려한 원로로 나머지 야구 인생을 보내는 건 어땠을까요? 우승을 향한 한 발짝 한 발짝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이라면요. "감독에게 과거는 다 없는 거예요. 내가 작년에 우승한 감독이면 뭐하나요? 올해 못하면 그만이에요. 과거의 영광 같은 건 빨리 잊어야 돼요." 자신이 이룬 하나의 큰 업적 속에 파묻혀 영영 좀 안주하고 싶은 게 보통 사람 마음 아니냐 묻자 김응룡 감독이 말합니다. 


"1973년부터 감독 생활을 했는데, 인생의 목표나 과거의 영화 같은 거 없어요. 늘 '올 한 해 우승하자'가 내 목표였어요. 그렇게 1년씩, 1년씩 같은 목표를 바라봤고 그냥 그게 40년이 되었어요. 그리고 올 해, 다시 그런 1년이 시작된 것뿐이죠." 무엇을 물어봐도 김응룡 감독의 대답은 '우승'으로 끝을 맺습니다. 머릿속에 지금 '이기는 것'밖에 없다는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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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나 밥 먹을 때나 야구만 생각해"

 

역대 감독 중 가장 많은 시즌과 경기를 치른 야구 감독. 머릿속에 다른 걸 넣어본 기억도 없다는 야구 감독. 하다못해 TV 프로그램, 영화, 책 어떤 것도 최근에 재미있게 본 것도 없다는 야구 감독. 휴대폰도 구단에서 하도 성화를 해 억지로 가지고 다닌다는 야구 감독. "야구를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서 못 자요. 잠을 자야 시합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자기 전에 야구 생각을 없애려고 좀 건성으로 보죠." 야구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 김응룡 감독, 천상 야구 감독이네요.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그래서 "걸을 때나 밥 먹을 때나 야구만 생각하면, 유니폼 입은 동안은 항상 야구 생각만 한다면 아마 목표 달성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내내 야구 이야기만 들었지만 왠지 다른 주제 이야기도 많이 나눈 것만 같습니다. 아마 김응룡 감독의 야구 이야기에는 자신의 인생과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겠죠? 다시 시작되는 명장의 전설,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한화이글스의 2013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취재 / 박경화 더서드에이지

사진 / 이원재 / Bomb 스튜디오

 

*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희망인터뷰'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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