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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 자블라니, 우주복의 공통점은?


지난 한 달 동안 전세계를 열광하게 했던 월드컵이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대표팀도 사상 첫 원정 16강의 목표를 달성하며 국민들을 신바람 나게 해주었다.
‘희망봉’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리나라와 스페인은 오랜 ‘희망’을 실현한 셈이 됐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논란거리 중 하나가 공인구인 ‘자블라니’에 대한 불만이었다. 사실 공 하나를 두고 양팀
22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축구 경기에서 공의 중요성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축구공의 기원은 소나 돼지의 오줌보에 바람을 넣은 것에서 시작됐다. 동물가죽에 털을 집어넣은 공도 사용됐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들어 폴리우레탄 성분의 인조가죽을 표피로 쓰기 시작하면서 컨트롤이 잘되고 속도도 빠르며, 방수도 잘되는 현대의 축구공이 탄생하게 됐다.

자블라니.축구

                                                                  chrkdfur님의 사진

남아공 월드컵의 공인구였던 ‘자블라니’의 경우 8조각의 폴리우레탄으로 외피가 이뤄져 있다. 축구공 내부는 바람을 넣은 고무를 폴리에스터나 나일론과 같은 합성섬유 실로 감싼 구조다.

한마디로 말해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어진 이 축구공 하나로 인해 60억 세계인들이 한 달 동안 웃고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월드컵 응원,붉은악마
                                                               younghawk님의 사진

비단 축구공뿐만이 아니다. ‘석유화학’ 제품은 이미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소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옷, 가방, 신발 같은 소지품을 비롯하여 사무실의 책상, 의자, 컴퓨터뿐만 아니라 집안의 벽지, 바닥재, 가전기기,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대부분의 영역에서 기초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20세기 초에 첫 선을 보인 석유화학 제품은 목재, 종이, 면 등 천연제품의 한계를 대체하기 위해 생산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석유화학 제품은 그 영역을 무궁무진하게 넓혀, 현재는 첨단 미래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영상매체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LCD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은 유리기판 등에 쓰이고 있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인공심장 등 인공장기 생산에 사용되는 재료는 대부분 폴리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에서 출발한 고분자화합물들이다. 우주비행사들이 입는 우주복도 ‘아라미드’라는 초강력 합성섬유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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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통해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한 바가 크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능력은 미국, 중국, 사우디, 일본에 이어 세계 5위까지 올라섰다. 1989년 35만 톤이었던 5대 범용수지(플라스틱)의 수출은 2008년 626만 톤으로 증가해 연평균 16.4%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동과 중국 등이 석유화학 설비 증설을 추진하면서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계의 준비는 한발 더 앞서 있다.

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고부가가치의 특화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보통신(IT), 바이오(BT), 나노(NT) 등 첨단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석유화학의 영역도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얻을 수 있었던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극 응용할 수 있는 태양광, 2차전지 등의 신사업도 개척하고 있다.
태양광사업, 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 태양광 사업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징인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1488년 처음 발견됐을 때는 ‘폭풍봉’(Cape of Storms)으로 불렸다. 하지만 1497년 이곳을 통과하여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면서 지금의 이름인 ‘희망봉’으로 개칭됐다고 한다.

새로운 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하고자 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노력은 어떠한 외부의 ‘폭풍’도 헤쳐나가며 기어이 신대륙을 발견해내는 우리 산업의 ‘희망봉’으로서의 위상을 이어나갈 것이다.

한화케미칼

 




                                   *이 글은 한화케미칼 홍기준 대표이사님께서 기고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