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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더 멀리/서울세계불꽃축제

불꽃 사진 잘 찍는 비법

10월 9일에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건 이제 다 아시죠?
엄청난 교통지옥과 찬 강바람을 견디며 5시간이 넘도록 기다리는 시련조차 즐거운 불꽃축제는 그만한
감동이 있습니다. 특히 청춘사업에 매우 효과적이죠. 그런데 불꽃축제를 보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왠지
허전하고 아쉽지 않나요? 불꽃을 보며 맥주를 마시거나 여자친구와의 키스를 성공했다는 사실에 만족할
것인가?!우리는 불꽃축제를 맥주안주거리나 청춘사업 아이템을 넘어 보다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루정는 해야 합니다. 거기 투자된 돈이 얼만데요!

그럼 불꽃축제의 감동을 더 오래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영리하고 인간성 좋은 사람은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불꽃을 멋진 사진으로 남겨 두는 일입니다. 그런데 왜 항상 내가 찍는 불꽃사진은
불꽃사진은 시골집 아궁이에 피어나는 장작불 보다 못한 것이 현실인지.. 그럼 우리는 여기서 불꽃사진의
황제로부터 그 비법을 전수받아 봅시다! 메모해 가며. 형광팬 준비하시고~ 시작해 볼까요?

먼저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있어야겠죠? 가능하면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조절이 자유롭고 렌즈교환이
가능한 SLR(Single Lens Reflex) 카메라
가 있으면 좋습니다. 똑딱이 디지털카메라도 노출수동 기능을 가진
카메라면 문제 없구요.

그리고 반드시 챙겨야 할 도구는 삼각대. 노출시간이 길어지므로 불꽃놀이 사진을 멋있게 찍으려면 반드시
삼각대를 가지고 가야합니다. 삼각대는 무거울수록 좋아요.
사람은 무거울수록 무시당하지만^^
기본적으로 불꽃이 터질 위치를 적당히 가늠해 삼각대와 카메라를 세워야 합니다. 좋은 자리에 세우려면
대여섯시간 전에 미리 가서 자리 싸움 좀 해야 할 겁니다.
이런 노력도 좋은 사진 촬영의 시작이지요^^

불꽃놀이에 등장하는 불꽃들은 가지각색입니다. 크기, 밝기, 색깔 등등 다들 제멋대로지요. 순간순간 불꽃들의
모양이나 크기, 속도 등을 파악해서 구도, 노출을 결정해야 하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꽃사진을
찍으려면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수치를 얼마에 놓고 찍으면 되냐는 질문을 하시는데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제발 그런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마시길^^

그럼 이제 구체적인 테크닉을 실제 불꽃사진과 비교해보면서 공부해봅시다.

1. 노출정도


일반적으로 불꽃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사용되는 노출은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셔터스피드는
2초~6초,조리개는 4~11정도의 범위
안에서 일반적으로 촬영합니다. 단, 불꽃의 밝기와 크기, 속도에
따라 또는 촬영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노출 시간은 조절해야 합니다. 사진의 예를 들어볼까요?

2. 다중노출

한장의 사진에 다중노출을 통해 여러 개의 불꽃을 담으면 더 재미있는 사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필름카메라들에는 다중노출의 기능이 있지만 현재 많이 쓰이는 디지털 카마레에는 다중노출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셔터를 T셔터나 벌브(Bub) 셔터로 하고 열어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렌즈의 앞부분은 검은색 우드락으로
완전히 밀착해서 가려줍니다. 그리고 내 맘에 드는 불꽃이 터지면 그때 렌즈 앞을 가렸던 검은 우드락을
치웁니다. 그리고 몇초 후 다시 렌즈 앞을 가려줍니다. 그리고 또 기다리다가 맘에 드는 불꽃이 터지면 다시
렌즈 앞을 가린 검은 우드락을 열어줍니다. 이 방법은 여러 번의 노출을 가능하게 하여 한 화면에 몇 개의
불꽃을 기록할 수 있으나 조리개를 너무 열어두면 노출이 오버될 염려가 있으니 조리개를 8 이상으로 조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3. 적절한 구도

불꽃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주변환경을 염두에 두고 촬영을 하면 훨씬 업그레이드 된 사진을 얻을 수 있어요.
불꽃사진을 찍을 때 흔히 할 수 있는 실수는 오직 불꽃만을 바라보고 찍는겁니다. 물론 불꽃축제니까
불꽃이 주가 되겠지만 불꽃만을 화면에 가득 채운 사진은 몇장 보다 보면 싫증이 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정신 없이 머리 위에서 터져대는 불꽃을 보면서도 그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주변환경을 염두에
두고 촬영을 하면 훨씬 업그레이드 된 사진을 얻을 수 있어요. 63빌딩이나 원효대교, 혹은 함께 구경 간 여자친구
의 얼굴 등을 불꽃과 함께 적절히 배치 한다면 나중에 여자친구가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줄겁니다^^

제가 알려드린 내용을 어느정도 이해하는 분들도 있을테고, 이게 뭔소리람 하는 분들도 있을 터. 하지만 본인이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노출의 개념만 공부하고 위의 3가지 내용을 머리속에 넣고 불꽃사진을 찍는다면 작년보다
훨씬 더 좋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이원재 | 서울세계불꽃축제 사진전 심사위원, 한화그룹 사보 사진작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심사위원이며 인물과 사물의
섬세한 묘사에 탁월하다.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고 배운다는 자세로 다양한 작품활
동을 통해 전도유망한 사진작가 중 한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