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 사무실의 프린터기는 쉬지 않고 종이를 뱉어냅니다. 때에 따라 한 장을 뽑더라도 잘못 뽑아 두 세 장 다시 뽑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렇게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잉크와 종이가 아닐까 합니다. 자원 절약의 측면에서 이면지를 사용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인쇄를 줄이고 전자형태의 문서를 공유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용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꼭 사용해야 한다면 그 속에서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낭비되는 사무실 잉크의 자원낭비에 주목한 한 디자인 회사에서는 프린터기를 사용해 인쇄도 하고 잉크의 낭비도 막는 획기적인 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어떤 특별한 기술도 아닌 문서작성 시 사용하는 폰트에 변화를 준 것만으로 자원의 낭비를 막았습니다.
같은 인쇄를 하더라도 잉크의 소비를 크게 줄여주는 이 ‘에코폰트’는 네덜란드의 디자인 회사 ‘SPRNAQ’에서 개발한 폰트입니다. 가독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폰트만을 소모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폰트에 작은 구멍을 뚫는다면 최상의 잉크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vera sants’체를 바탕으로 가운데 조그만 구멍을 뚫어 잉크사용을 줄여주는 친환경 에코폰트입니다.
그럼 여기서 폰트에 뚫린 구멍의 역할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에코폰트는 잉크의 번짐효과를 활용해 번지는 잉크가 빈 구멍을 메꾸어 줌으로써 잉크 소비량을 줄일 수 있게 제작됐습니다. 그래서 인쇄를 하게 되면 잉크가 번지며 거의 우리가 쓰고 있는 폰트와 같아 보이게 출력되는데요. 실제 출력을 해보면 기존 폰트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출력하는 출력물들에서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잉크와 토너를 소비하게 합니다. 잉크와 토너의 무분별한 사용은 결국 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폰트 사이사이에 촘촘하게 구멍이 뚫린 에코폰트는 같은 크기의 같은 글자를 출력한다고 할 때 이전보다 무려 25% 잉크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한 수치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예를 들면 연 8,000만 장을 흑백으로 인쇄하는 업체가 75%의 인쇄물을 3년간 에코폰트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33만 7,500달러(환화 약 3억 5천만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해요. 에코폰트를 출시하자마자 스페인 마드리드의 디자인 협회로부터 ‘유럽 친환경 디자인 어워드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폰트의 귀여운 디자인은 물론이고 간결하면서도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적인 절약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글자마다 이렇게 구멍이 뚫려 있어서 가독성이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의 출력물 폰트 크기는 8~14point 내에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작은 크기의 폰트는 컴퓨터 화면으로 보기에 전혀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미세하기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 친환경 에코폰트를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도 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잉크의 사용을 줄이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폰트처럼 따스하게 느껴지지만, 아쉽게도 아직 한글은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도 잠시 우리도 한글로 만든 에코폰트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한글 폰트 중에는 이런 에코폰트가 없던 중에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네덜란드의 Ecofont BV사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한글 에코폰트를 만들었습니다. 문서 작업에서 많이 쓰이는 한글의 고딕, 명조, 손글씨체 등 다양한 폰트를 지원하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한글 에코폰트 역시 사이사이에 구멍을 뚫어 잉크를 절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요. 최고 35%까지 잉크를 절약할 수 있는 이 폰트를 사용해 약 10,000장의 문서를 출력할 때 일반 글꼴로 출력할 때보다 약 3,500장을 더 출력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글 에코폰트는 활자 공간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아끼는 글자’입니다. 이 글자체는 각 획이 비어 있고 비워진 부분이 톱니 모양의 패턴을 이루고 있습니다. 처음 소개해드린 에코폰트와 같은 원리로 톱니 모양 부분이 잉크 번짐을 통해 채워지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 아끼는 글자로 출력할 경우에는 약 15.8%의 잉크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할 목적으로 공개한 것은 아니기에 아직은 사용할 수 없고 전시 등을 통해 선보이곤 했습니다.
문서를 출력하게 될 때에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잉크 프린트기의 잉크 카트리지나 레이저 프린트기의 토너에는 모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미국 환경부의 통계를 보면 매년 3억 개가 넘는 카트리지가 그냥 버려져 7만 5천 톤의 쓰레기로 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잉크 카트리지 한 개에 남은 잉크를 정화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은 907리터가 된다고 해요.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에코폰트는 카트리지와 토너의 사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잉크의 낭비를 줄여 탄소 절감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환경에도 도움을 주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보기 좋은 에코폰트는 아직 많은 종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친환경성과 절약이라는 가치가 주목받기에 앞으로 더욱 개발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에코폰트를 이용해 인쇄 비용을 줄이고 환경도 지켜나가는 데 동참해가면 좋겠습니다.
* 위 콘텐츠는 한화 사회공헌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 원본 포스팅 바로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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