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에도 '3G'가 필요하다고?

가족의 따뜻한 정(情)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집에 내려가는 차편을 알아보느라 분주한 분들이 많은데요. 비록 힘든 귀향길이지만, 오랫만에 만나는 부모님과 자녀의 상봉에 집안이 또 시끌벅적 해지겠지요. 오랫만에 못 다한 말도 나누고 엄마 품에 얼굴도 묻어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텐데요. 훌쩍 커버린 조카들 소식, 그동안 지내왔던 많은 이야기들에 챙길 일도 할 말도 참 많을 겁니다. 그동안의 회포도 풀고 나눌 이야기도 많겠지만 올 추석에 가면 꼭 허심탄회하게 재테크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떠세요? 가족 간에 안고 있는 재테크 문제들을 나누다 보면 고민은 반이 되고, 효율은 배가 될테니까요. ^^

하지만 부모 자식간에도 '돈' 거래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족간의 '돈'이야기 무엇을 어떻게 체크해야 할 지 막막하시죠? 그래서 여러분에게 알려 드립니다. 현명한 가정을 위한 3G 은퇴설계법! 부모와 자녀 그리고 여러분의 행복을 위한 체크 사항 지금 알려드릴게요. 

“3G(3세대) 이동통신 얘기 아냐? 요즘 4G가 대세고 조만간 5G도 나온다는데 웬 은퇴연구에 3G?” 

3G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할때 들을 수 있는 대체적인 반응이죠. 3G가 은퇴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최근까지의 은퇴연구 또는 은퇴설계는 배우자를 포함한 단순히 노후 생활비 등 재무만을 고려한 1차원적인(1G) 접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3G 은퇴설계란 무엇일까요? 요즘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노력 등 3대에 걸친 노력이 필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퇴설계 또한 나 자신을 기준으로 부모와 자식의 생애, 즉 3세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요.

 

최근 보건복지부의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활비의 주 부담자는 자녀가 39.5%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의 중·고령자 노후 실태 조사에서도 72.4%가 부모 또는 자녀로부터 노후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고 답변하여 부모와 자식의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준비 시 부모의 나이와 건강, 재산 규모, 자녀 수와 나이, 취업 및 결혼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실질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40대 은퇴준비 전략에 3G를 적용볼까요? 40대 은퇴준비자가 부모의 집을 물려받는다면 오른쪽 표와 같이 부모가 큰 병에 걸릴 경우 목돈 지출에 대비한 부모님의 실손보험은 물론 장기간 절세를 고려한 펀드 투자(자녀 명의)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자신은 물론 부모와 자녀까지 동시에 배려하는 3G 은퇴준비야말로 행복한 노후를 위한 첫 걸음이 되는 거란 말씀이죠. 

 

3G 은퇴연구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유태인들의 경우 10대 시절부터 준비가 시작됩니다. 유태인들은 중학생이 되면 경제신문들을 읽기 시작하며, 13세에 성인식을 치릅니다. 이때 우리 아이들의 돌잔치 때 금반지 선물과 같이 친지, 지인들의 축하금(5만 달러 내외)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 돈을 모두 증권계좌에 입금해 대학 졸업까지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하는데요. 졸업할 때쯤이면 종자돈이 무려 10만 달러를 넘으면서 재테크는 물론 자기만의 사업을 꿈꾸며 사회 첫 발걸음을 시작할 수 있는거죠. 

 

이에 따라 부모는 자녀에 대한 부담에서 한결 가벼워진 맘으로 노후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할아버지는 손자와 절세를 고려한 가문의 장기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습니다. 조부모, 부모, 자녀의 3세대가 서로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은퇴설계와 준비를 함으로써 명실공히 3G 은퇴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당 연구소가 청소년 금융경제 특강을 위해 만나는 청소년의 고민 중 직업에 대한 고민은 공부에 이어 두 번째이며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안정성과 수입이 우선이라는 대답이 67%나 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경제 의식도 많이 성숙해지고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청소년기부터 스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곧 3G 은퇴준비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3G 은퇴설계는 결국 나와 배우자를 넘어 부모와 자녀까지 동시에 고려하는 보다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은퇴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 최성환 /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 sungchoi@hanwha.com 

일러스트 /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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