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天高馬肥) 랍니다. 가을이 오니 하늘은 높고, 말이 살이 찐다고 하는데, 왜! 왜! 우리들의 배도 더불어 부풀어 오르는지...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오히려 뱃살은 반항이라도 하듯이 솟아 오릅니다. 이는 책상 위에서 일하는 전국의 사무직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을 고민 베스트 '1' 이죠. 이러다가 겨울에는 동방박사 3인이 우리들을 찾아올지도 모르겠군요. 왜냐구요? 여러분의 복부를 둘러싸고 있는 '배둘레헴' 덕분입니다. ㅋ
직장인이라면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는 이 놈의 뱃살. 가을 되니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은 어쩔 수 없다 라고 할 때 선택하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채식'입니다. 요즘에는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채식'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죠.
시나브로 불어온 채식열풍. 건강에 좋다하니 한번 먹어볼까, 다이어트에 특효라 하니 한번 도전해볼까 싶은 채식은 사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본연의 삶이었습니다. 의례(儀禮)를 위해, 혹은 최소한의 영양공급을 위해 필요에 따라 육식을 했을 뿐, 지금처럼 ‘먹기 위해 사육하는 행위’는 없었던 것이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불과 30여 년 사이 불어 닥친 패스트푸드 바람이 수천 년의 슬로푸드를 망각하게 만들었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건강한 유전인자를 함부로 다루었습니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당신이 먹는 게 삼대를 간다>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도 있는데, 현재 우리의 식습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지요. 오늘은 식습관을 개선하고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딱 맞는 정보 '채식 맛집'을 찾아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가감 없이 손아귀에 움켜쥐는 250개의 밥알. 다닥다닥 붙었으나 한입 물면 사르르 녹아 흩어지는 밥알들이 아우성을 치는 오묘한 맛의 조화, 초밥입니다. 한입 밥만으로 오미(五味)를 느낄 수 있어야 하기에 기실 초밥은 어울림이 중요한 요리지요. 가볍게 숙성시킨 생선회를 삼배초로 간 한 밥 덩어리 위에 덥석 얹어 먹는 초밥. 하지만 ‘다미재’의 초밥은 그 이름부터 낯섭니다.
딱 2년 전쯤 이맘 때, 첫 선을 보인 ‘산채초밥’. 야무지게 뭉친 밥 위에 각종 산채를 정갈하게 얹는 산채초밥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우리의 맛입니다. 본디 그 반쪽이 생선이어야만 한다고 누가 말했던가요. 재료 수급상황에 따라, 계절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초밥의 모양새 때문에 손님에게 내어갈 때마다 일일이 설명을 해줍니다.
제철 재료를 얹은 ‘산채초밥’. 갈 때마다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다.
동아, 표고버섯, 뚱딴지, 더덕, 송이버섯, 목이버섯, 도라지, 참취나물, 산느타리, 찻잎장아찌 등 은근한 색을 띠는 10가지 재료가 소담스럽게 얹힌 산채초밥. 제철 재료를 사용하니, 자연과 사람의 기운이 흩어질 염려가 없습니다. 진정한 한솥밥이지요.
‘다미재’의 또 다른 별미는 전통 다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완성했다.
“일본식 초밥이 아닙니다. 흔히 넣는 삼배초도 넣지 않고, 산채의 향미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반찬만 제공하지요. 특히 김치는 내지 않습니다.”
문득 영화 <식객>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맛은 혀끝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야.”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4가 188-12 서울시티빌 1층
전화 : 02-744-8090
오픈 : 오전 11시 ~ 오후 10시(단, 식사는 오후 8시까지)
이젠 조용한 골목이 거의 없는 홍대 앞. 하지만 그 소란스러움이 미처 닿지 않는 산울림소극장 1층에 비밀의 공간이 있습니다. 민트색의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호호아줌마’의 주방에 선 듯한 착각마저 일지요. 이곳은 일본에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잡지 스태프들이 운영하는 ‘카페 수카라’. ‘숟가락’을 일본풍으로 발음한 것입니다.
모든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오픈키친은 왠지 모를 신뢰를 느끼게 하고, 때때로 일본과 한국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절로 오감(五感)이 꿈틀대는 공간이지요.
‘천연 효모 빵과 야채스프 플레이트’.
허브향이 솔솔 나는 두부딥과 인도식 채소찜인 사브지가 곁들여진다.
‘버섯과 겨울배추 두유 도리아’. 두유와 현미가루로 만든 화이트소스 크림이 고소하고,
원하면 치즈를 빼고 주문할 수도 있다. 겨울 제철메뉴라 하루 8개 한정 판매. 귀한 만큼 맛도 일품이다.
이곳 메뉴의 대부분은 무농약 재료이고,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올 경우 그네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표현합니다. 또한 베지테리언을 위한 배려도 살뜰합니다. 우유나 치즈를 원하지 않으면 주문 전에 미리 말하면 되고, 커피는 공정무역 방식으로 재배된 원두만 사용합니다.
‘사과곡물찜케이크’. 부드럽게 삶은 기장과 팥 위에
무농약 귤과 친환경 사과를 구워 올린 디저트다. 달지 않고 담백한 맛.
게다가 테이크아웃 시 개인컵이나 텀블러를 들고 가면 20%를 할인해주기도 하지요.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착하지 않은 게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마크로비오틱 요리교실을 열기도 하니, 건강한 식탁에 관심이 있는 분은 문을 두드려 봐도 좋겠어요. 똑똑!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7-9
전화 : 02-334-5919
채식도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그중 최고 단계인 비건(Vegan, 육고기, 해산물, 유제품 등 동물성 재료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채식의 마지막 단계)은 단순한 먹거리의 문제를 넘어 지구의 환경을 염려하는 인식의 전환까지 이루어집니다. 분명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러한 삶을 실천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고자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일 조’.
이곳의 모든 음식은 3가지 이상의 양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채식요리를 하되, 자연의 시간을 거스르는 식재료는 사절. 그러니 자연스럽게 제철 요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지요. 물론 모든 메뉴는 100% 채식입니다.
16년째 비건채식 중인 주인의 노하우가 깃든
‘스마일조토스트’. 커피와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콩고기(이곳에선 ‘러브밀’이라 함)로 만든 볶음.
‘스마일 조’는 사전 예약만 한다면 30~40명 정도 미니 뷔페식도 가능합니다. 만약 특별한 행사를 계획 중이라면 이곳에서의 시간도 좋겠지요.
싱싱한 생토마토를 가득 얹은 스파게티.
“먹고 나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음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건강한 식재료로 마음 담아 요리하면 소중하지 않은 음식이 없겠죠. 모든 엄마의 음식이 제 자식에겐 최고의 요리이듯, 사랑으로 만들면 다 맛있다고 생각해요.”
주소 :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105-54 2층
(지하철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에서 버스 11-3, 11-7을 타고 주암동에서 하차)
전화 : 02-502-0512
오픈 : 오전 7시 ~ 오후 12시
| 하경아(경아) l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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