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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여행/맛집

지구촌 곳곳에서 만난 '지하철' 여행


 

지하철은 직장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입니다. 우선 출근할 때 뿐만 아니라 외근 등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데 우리의 발이 되어 주죠. 요즘 지하철을 타면 심심하지가 않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이냐고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지하철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역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기 때문이죠. 이런 모습을 보면 지하철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장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이라 우리의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교통수단이기도 한 지하철. 우리가 매일 만나는 지하철이 지구촌 곳곳에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아티스트들의 선율이 흐르고, 유리 벽면이 화려하게 장식되고, 아르누보의 예술 감각까지 살아 있는 멋진 지하철역을 만나러 지금 출발합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상'철의 '시카고역'



시카고 도시철도는 1892년 도시 중심부를 연결하는 고가철도로 개통되었고,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오래 된 도시철도 체계입니다. 대부분의 구간은 이렇게 고가철도로 되어 있어 지'하'철 이라기 보다 지'상'철 이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넓게 뚫린 창밖을 보며 달리면 도심을 가득 채운 빌딩숲부터 교외의 한적한 동네까지.. 마치 기차를 타고 달리는 듯 한 착각에 빠집니다. 



특히 도심 루프의 고가철도 구간은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여 시카고의 명물로 손꼽히지요. 100년의 넘는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듯 고가철도 역은 칠이 벗겨지고 녹슨 흔적들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평일 평균 이용객 수는 65만 명으로 미국 도시철도 중 뉴욕 지하철과 워싱턴 도시철도 다음으로 많아 명실상부한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지하철 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 '오헤어 공항역'



도심의 고가철도 역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지만 외부 관광객들이 시카고에 도착해 처음 만나는 오헤어 공항 역은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벽면은 모두 다른 색의 유리로 구성되어 있고 계단과 입구의 바닥과 벽은 금속 메탈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마치 벽면이 물결치듯 흐르는 이 지하철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 10’에 선정이 되기도 했지요. 시카고는 이처럼 마피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오래된 지하철역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을 동시에 가지고 있답니다.



예술이 살아 숨쉬는 '파리의 지하철역'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 옛것을 소중히 여기고 아름다움을 지켜가는 이 도시의 지하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파리의 지하철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업 규모의 축소와 함께, 전쟁 상대국인 독일과 관련된 몇 개의 역명이 바뀌기도 했고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대폭적인 영업축소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세계사’와 함께한 지하철이라 표현할 수 있겠네요. 파리의 지하철역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바로 화려한 ‘컬러감’입니다. 광고판, 벤치, 자판기 까지 밋밋한 외관으로 꾸며진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파리의 지하철역엔 지하철만 지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지하철역엔 예술의 한 흐름이라 여겨진 ‘아르누보’의 패턴 그대로 담고 있는 지하철 출입구도 만나볼 수 있죠. 지하철역사 안에는 헌책 서점이 자리해 파리 지하철의 오랜 시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길거리 음악가라 수준 낮은 음악을 연주할 거란 편견은 이곳 파리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파리 지하철의 악사들은 오디션을 거쳐 선발이 될 정도로 굉장한 실력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수준급 연주는 길 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잠시 듣고 지나가려던 발걸음을 20분 이상 묶어두게 하는 끌림을 가졌습니다. 이 매력적인 도시의 지하철은 파리 예술의 과거와 현재를 부드럽게 섞어둔 것 같았습니다.

 


곳곳에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 '14 th, 8 ave 역'



뉴욕을 짧게 든, 길게 든 한번이라도 머물다 간 사람이라면 이 거대 도시의 지하철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좋은 이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더럽다, 어두컴컴하다, 위험하다 등.. 100년 역사를 가진 뉴욕 지하철은 이런 단어들이 연속해서 머릿속을 지나갈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조금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곳에서도 즐길거리 들이 충분히 존재한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회색빛 차가운 지하철 역을 위트 있게 꾸며낸 아트 작품이 가득합니다. 

 


A,C,E 라인이 지나가는 지하철 14 th, 8 ave 역. 미국의 작가 Tom Otterness는 2001년, 자신의 브론즈 작품들을 이곳 지하철역에 설치했습니다. 


지하철 플랫폼과, 티켓을 넣고 들어가는 출입구, 계단, 철골 프레임, 쇠로 된 코너 막이 등지하 1층과 2층에 걸쳐서 곳곳에 크고 작은 규모의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설치된 피스들은 새까맣게 때가 앉은 부분과 완전히 비교가 될 정도로 반질 반질 손 때 묻은 흔적이 쉽게 보여서 마치 이 지하철역의 역사와 조형물이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맨홀 뚜껑에서 나와 돈 봉투를 든 사람을 무는 악어’, ‘경찰관에게 감시당하고 있는 노숙자’, ‘지하철 토큰을 줍는 노동자’ 등의 이름을 가진 각각의 조형물들은 얼핏 보면 단순한 캐리커쳐를 표현한 듯 하지만 조각품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조형물이 표현하고 있는 대상은 노동자, 커플, 경찰관 등 우리가 흔히 일상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평범한 사람들로 ‘시민의 발’ 이라 불리는 지하철 역이라는 공간과도 잘 어울리는 오브제가 되고 있지요.



지구촌 곳곳에서 만나본 독특한 지하철역, 어떠셨나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에 이름을 올린 멋진 모습으로, 음악이 흐르고 고서적이 나열된 예술과 빈티지의 결합으로, 시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아티스트의 오브제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지구촌의 지하철역. 그 무엇보다 현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기 가장 적합한 공간이기에 여행자들이 빼놓아선 안 될 명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일 아침 출근길엔 매일 같이 만나는 지하철역에서 크고 작은 재미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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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전 세계 25개국 100여개 도시를 여행, 사진과 글로 현장의 생생함을 담으며 지구 반대편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해 왔습니다. 언젠가 아프리카 세렝게티, 알래스카 오로라를 보는 날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어요.
[Blog] 미스장군의 지구별 여행중 [Twitter] @minjee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