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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랜드마크 '아레나' 건축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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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바젤은 작고 조용한 도시입니다. 차분하게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깨끗한 시가가 펼쳐져 있고, 정겨운 트램이 수더분한 사람들을 태워 나르죠. 하지만 한꺼풀 안으로 들어가면 멋진 보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테디베어가 가득한 인형박물관, 물레방아로 신문을 찍어내는 인쇄박물관 등 작은 구경거리가 가득한 도시가 바로 그곳. 거기에서 다시 한꺼풀을 더 벗기면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젤은 명실상부한 세계 디자인의 메카. 지구의 이미지를 뒤흔드는 도시입니다. 이곳에 본사를 둔 건축회사 ‘에르조그와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훌륭한 예가 될 수 있는데요. 이들이 극찬을 받는 비결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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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생각해날 수 없는 건축을 만들어내다


1950년생 동갑내기인 자크 에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은 1978년부터 바젤에 본거지를 두고 전 세계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건축가 콤비입니다. 개인이 의뢰한 은밀한 전시실에서부터 거대한 도시 설계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다채롭고 방대합니다. 두 명의 걸출한 건축가가 수십 년간 훌륭한 파트너십을 유지한 것부터 놀라운 사실이지만, 그들의 건축물이 그 주변의 세계와 이루어내는 훌륭한 공감과 공존의 모습은 더욱 놀랍습니다.


바젤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에르조그와 뫼롱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먼저 박물관과 갤러리 분야에서였습니다. 뮌헨의 고에츠 컬렉션, 샌프란시스코의 드 영 박물관 등도 훌륭하지만 역시 영국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를 빠뜨릴 수 없죠. 템스 강 연안에 있던 오래된 발전소를 창의적으로 변형시켜 대형 갤러리로 뒤바꾼 것으로,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퇴색해가던 런던을 21세기 문화 도시로 재탄생시킨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들은 이 작업을 통해 2001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을 수상하며 이러한 찬사를 받았습니다. 


“누구도 역사상 이보다 위대한 상상력과 기교를 가진 건축물을 생각해내기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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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알리안츠 아레나는 이 콤비가 선보인 역작 중 하나이다. (위)

중국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와 합작한 베이징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아래)



과시가 아닙니다. 공감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퇴물이 된 발전소를 싹 밀어버리지 않고 그 자체가 작품인 건축물로 재탄생시켰을까요? 그들이 정말로 싫어하는 것은 건축물이 저 잘난 듯이 혼자 덩그러니 솟아나 있는 것입니다. ‘건축물의 특별한 무게’라는 에세이에서 그들은 이야기합니다. 


“건축물은 스스로 말할 수 있고, 덮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우리는 건물 바깥의 어떤 장치를 통해 이런 말들을 전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 안에 들어가 살아가야 할 건축물이 예술가가 자신의 솜씨를 뽐낸 조각 작품처럼 되어서는 안 된단 말이죠. 건축물 자체가 지나친 예술이 되는 것은 경계했지만, 그들의 작업에 예술가들이 손길이 보태는 것은 꺼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러 예술가와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해오기도 했죠. 2008년 올림픽을 위해 베이징 스타디움을 만들 때는 중국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와 손잡고 중국 전통의 양식과 미감을 받아들였습니다. ‘새 둥지(Bird’s Nest)’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이 스타디움은 미국 잡지 <배너티 페어>가 ‘1980년대 이후 최고의 건축물’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와의 협업은 당시에는 단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의심도 받았지만, 2012년 런던 켄징턴 가든의 서퍼틴 갤러리 프로젝트에서도 그와 손을 잡았죠.



조화로움 속에 빛나는 매력


지금 이들 콤비는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도쿄 아오야마의 프라다 등 거대한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을 설립한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건축의 철학은 바젤에서 작은 일들을 수주 받아 소박하게 건물을 짓던 시절에 세워졌습니다. 그들은 한 인터뷰에서 바젤과 뤼체른 사이에 있는 농촌 마을에 ‘수의사의 집’을 지을 때를 회고하는데요. 그들은 이 건물이 평화로움과 친근함을 지니고 있고, 숨어 있지만 접근하기 쉬운 무엇이 되기를 바란 듯 합니다.


“갈색 타일, 갈색 골조를 쓰고, 창고 외벽을 갈색 혹은 검은색으로 칠했죠. 이것은 건물 주변에 대한 질문 같은 거였어요. 왜 갈색의 페인트를 썼을까요? 왜 나무와 구별이 안 가는 이 색을? 우리는 문화와 자연 사이의 손상되지 않은 순수한 관계를 고민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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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화력 발전소였던 건물의 외형을 보존하고 있다. 높이 99m의 굴뚝은 

                    밤이되면 등대처럼 빛을 발한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지만 특별한 매력을 가진 집. 그들의 이러한 노력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은 2010년 라인 강변에 지은 비트라 하우스입니다. 에르조그와 드 뫼롱이 태어난 1950년에 문을 연 가구 회사 비트라(Vitra)의 전시장 겸 홈 컬렉션인데, 바깥에서 보면 여러 채의 오각형 집을 포개놓은 듯합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창밖으로 펼쳐진 들판과 농가를 보면 친구의 시골 집에 찾아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되죠. 그들은 주변에 있는 농가 주택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손상 받으면서 바꾸고 고치고 변형되어온 건축물들은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 속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죠.



먼저 말을 건네고 포근히 안아주는 건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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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풍경 속에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물을 짓는 것은 평온한 일입니다. 허나 수백만 명이 살아가는 거대 도시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건축의 철학은 어떻게 실현되어야 할까요? 에르조그와 뫼롱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종적인 도그마에 갇힌 채 유형화되어 가는 도시의 건축물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들은 히치콕의 영화를 보며 일상적인 행동의 패턴, 친근한 건축물, 믿을 만한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없는 관계와 통제의 그물 속에 헤매는 모습을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을 새로운 프로젝트로 펼쳐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본거지인 바젤의 로체 빌딩, 프랑스의 보르도 스타디움, 독일 함부르크의 복합문화시설 겸 공연장 엘프필하모니, 홍콩 중앙경찰서 개조 작업 등은 도시 자체에 질문을 던지고 있죠. ‘잘 설계된 무난한 건물’이 기존 도시의 풍경과 어우러지게 만들자 라고 말입니다. 그들이 쌓고 있는 벽돌 한 장 한 장은, 그곳 거주민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닐까요?



*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컬쳐라운지'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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